▶ 분석 / 끝없이 추락하는 국제유가
▶ 공급과잉·중국경제 둔화·달러강세 겹쳐, 새해에만 18% 급락… 일부선“2분기 반등”

국제유가가 공급 과잉과 중국 등 세계 경제 침체 전망으로 끝없는 추락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에게는 개솔린 가격 하락이 희소식이지만 급격한 유가하락은 세계 경제에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끝없는 추락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의 배럴 당 30달러 선이 12일 붕괴됐다. 장중 가격이긴 했지만,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가파른 낙폭을 보이며 한때 2003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 쳤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에서 2월 인도분 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97센트(3.1%) 떨어진 배럴 당 30.44달러로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58센트(1.84%) 떨어진 배럴 당 30.97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공급과잉·세계 경제 둔화 악재
이로써 WTI는 이날 7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했다. 새해 들어서만 국제유가는 18% 급락했다. 이날도 세계적인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조짐으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가격을 끌어내렸다.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더해, 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운 공급과잉을 해소할만한 아무런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 투자심리를 극도로 위축시켰다.
한 때 ‘검은 황금’으로 불리던 원유가 순식간에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것은 수년째 지속될 공급량 증가와 함께 중동지역 불안, 중국 경기 둔화, 달러 강세 등의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문제는 산유국의 점유율 경쟁이나 중동 국가들의 갈등, 중국 경제 모두 단시간에 풀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저유가의 가장 큰 주범으로는 공급 과잉이 첫 손에 꼽힌다.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은 미국은 셰일 오일을 개발하면서부터 급격히 늘었다.
셰일 오일은 바위 속 유기물을 분해·추출한 원유다. 시추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지하수 오염 우려도 있어 초창기에 논란을 불렀지만, 고유가가 지속하면서 개발 붐을 일으켰다. 셰일 오일 개발 이후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은 최근 6년 동안 두 배로 치솟았다.
급기야 OPEC은 2014년 11월 일부 회원국의 반발을 꺾고 원유 생산량을 줄이지 않기로 했다. 유가 하락을 무릅쓰고 점유율 지키기에 나선 것이다. 원유 공급이 급격히 늘면서 수요를 훌쩍 앞질렀고 2014년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던 국제유가는 계속 하락했다.
연방 에너지정보청(EIA)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은 하루 평균 9,690만 배럴로 수요량인 9,540만 배럴보다 약 150만 배럴이 더 많았다. 이 같은 추세는 최근 2년째 계속되고 있다.
■일부서는 10달러선 추락까지 예측
시장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올해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이하로 떨어져 10달러대에서 거래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가 2014년 중반 배럴 당 110달러 선에서 불과 1년 6개월 만에 70% 하락하자 유가 저점에 대한 다양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종전까지만 하더라도 유가가 배럴 당 30달러를 기점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이마저도 깨지면서 투자은행 사이에서는 한층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이번 주 들어 바클레이스와 맥쿼리,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A), 소시에테제너럴 등이 유가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여러 투자은행 가운데 최악의 전망을 한 곳은 스탠다드차타드(SC)였다.
스탠다드차타드는 “다른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측이 너무 지나쳤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국제유가가 1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영국 최대 은행인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도 최악의 상황이 닥칠 경우 배럴 당 16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시티그룹 등은 유가가 일시적으로 20달러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으며 모건스탠리도 달러 강세를 이유로 들며 이 같은 전망에 동조했다. 모건스탠리는 특히 통화가치 변동에 주목하며 “달러 가치가 5% 오르면 유가는 10∼25% 떨어진다”며 유가가 배럴당 20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란의 원유 수출을 기점으로 유가 하락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컨설팅회사 FGE의 페라이둔 페샤라키 회장은 “향후 몇 달 안에 이란 원유 수출이 시작되면 유가는 배럴당 25달러까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은행들은 국제유가가 1분기 저점을 기록한 이후에는 다시 반등할 것이라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블룸버그 유가 전망 집계에 따르면 투자은행 38곳이 내다본 올해 1분기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평균 가격은 배럴당 43.89달러였다. 이후 2분기에는 47.41달러, 3분기 52.38달러, 4분기 56.30달러로 오를 것이라고 투자은행들은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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