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진 ‘1%’와 못 가진 ‘99%’ 극명하게 대비
▶ 부자들은 수백만달러 별장에서 겨울 정취 즐기고 리조트 근로자들은 방 못구해 자동차에서 새우잠
겨울철 스키 계절을 맞아 록키산맥 일대의 스키 리조트 타운들이 대목을 맞고 있다. 겨울 철 임시직 고용이 많아서 일자리 찾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는데 문제는 숙소다. 작은 타운에 주거시설은 제한돼 있고 그 나마 관광객들을 위한 임대시설로 전용되면서 아파트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만큼 렌트비는 치솟고 스키장이나 호텔 직원들은 방을 구할 길이 없다. 친구들 카우치를 전전하거나 리조트 타운과는 수십마일 떨어진 곳에서 출퇴근하기도 하고, 트럭에서 새우잠을 자기도 한다. 수백만달러짜리 겨울 별장에 머물며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소득 상위 1%와 단칸방도 구할 수 없는 못 가진 99%의 삶이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는 곳이다.
콜로라도의 스키 리조트 타운에서 스파 직원으로 일하는 첼시 릴리(34)는 밤마다 전쟁이다. 친구 집 카우치나 다락방 신세를 질수 없는 날이면 자동차 안에서 잠을 잔다. 은색 수바루를 수퍼마켓 주차장이나 산길 컴컴한 구석에 세워놓고 녹색 군대담요를 두르고 셀폰으로 영화를 보다가 잠이 든다.
겨울마다 붐비는 스키 리조트 타운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런 일자리 봉급으로 감당할 만한 아파트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이집 저집 다니며 침실이나 카우치에서 하룻밤씩 신세를 지곤 하는 데 그게 미 전국 리조트 타운 근로자들의 삶의 현실이다.
수바루에서 밤을 보내는 날이면 그는 너무 추워서 몇시간 마다 잠이 깨고 그때마다 엔진 시동을 걸어 한기를 좀 몰아내야 다시 잠을 잘 수가 있다.
한때 금과 은을 캐려는 광부들이 몰려들었던 록키산맥 스키 리조트 타운들에서 아파트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주택가격은 치솟고 기존의 아파트들은 관광객들을 위한 주말 임대시설로 바뀌면서 렌트비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그래서 한 아파트에 여럿이 함께 살기도 하고, 야영을 하거나 트레일러나 픽업트럭에서 생활을 하기도 한다. 지역 관리들이나 주거시설 전문가들은 이것이야 말로 날로 벌어지는 경제적 불평등의 한 증상이라고 말한다. 작은 리조트 타운에서 빈부격차가 그야말로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경관이 아름다운 리조트 타운은 개발이 제한되어 있어 집을 마음대로 지을 수가 없다. 집값은 비쌀 수밖에 없다. 부유층은 500만달러짜리 스키 별장에서 매일 스키 리프트 티켓 값으로 120달러씩 쓰면서 겨울 정취를 즐기는 반면 일반 근로자들은 투 잡을 뛰면서 사이사이에 새우잠을 자며 살아간다.
“과거에 비해 요즘은 너무나 상황이 나빠졌다”고 와이오밍, 잭슨의 새라 플리트너 시장은 말한다. 잭슨에서 단독주택 중간가는 지난 해 24%나 뛰어올라 120만달러에 달한다.
“수퍼마켓에 가보면 교대시간에 잠을 자는 사람들을 봅니다. 소득 최상위 계층과 나머지 사람들 사이의 격차가 갈수로 벌어지고 있습니다.”서부의 스키 타운들은 지난 수십년 서민용 콘도며 아파트 등을 꾸준히 건축해 왔다. 하지만 수요가 너무 많으니 감당이 안 되는 것이다. 콜로라도, 브레큰리지의 경우 현재 45개의 스튜디오와 원베드룸 아파트를 짓고 있고 수백개 유닛 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아울러 직원용 숙소에 사는 사람들이 자기 집을 관광객들에게 불법 임대하지 못하도록 감시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브레큰리지가 포함된 서밋 카운티 주거시설은 2년 전 조사기준, 오는 2018년이면 수요와 공급의 차이가 1,785유닛이나 될 전망이다. 와이오밍의 유명 리조트 타운인 잭슨홀에서 일하는 목수나 교사들 역시 그곳에 살지 못한다. 눈 날리고 가파른 산길을 운전하며 수십마일 떨어진 아이다호로부터 통근을 한다.
새로 이주해오는 사람들이나 직원들을 위한 숙소 마련에 지역 관리들과 고용주들은 애를 먹고 있다. 고용주들은 자기 집 빈방에 직원들을 재우기도 한다. 콜로라도 스팀보트 스프링스에서는 지난 연말 아파트 빈방이 전혀 없자 모텔 두 개를 개조해 기숙사처럼 만든 후 버스 운전기사들과 호텔 관리직원들을 살게 했다.
서부 지역에서 다수의 스키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 베일 리조트는 지난 12월 서밋 카운티에서 투 베드룸 직원용 아파트에 사는 직원들에게 다른 직원과 룸메이트를 해보라는 제안을 했다가 분노를 샀다. 베일 리조트는 겨울철 직원들을 위해 3,200여개의 침대를 가지고 있고, 3,000만달러를 투입해 숙소를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베일 리조트 타운에서 스키와 부츠를 콘도나 호텔 방으로 배달해주는 일을 하는 연 왕(22)은 일자리 구하기는 쉬웠다고 말한다. 그의 보이프렌드는 스키 슬로프 관리하는 일을 한다. 하지만 둘이 벌어도 베일 가까운 곳에서는 아파트 비슷한 것도 구할 수가 없다. 그래서 40마일 떨어진 집섬에 난방도 안되는 지하실을 구해 겨울을 나고 있다. 이동식 히터를 하나 샀고 크리스마스 때 받은 선물권으로 온열 매트레스 패드를 하나 살 계획이다.
베일에서 직원 채용 행사는 넘치게 많고 새로운 인력들을 계속 고용하는데 도대체 어디서 살라는 말이냐고 이들은 말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생활비가 너무 비싸서 중산층 가족들이 점점 외곽으로 밀려나고 뉴욕에서는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점점 밀려나고 있다. 브레큰리지에서 스키 임대 서비스를 하는 미치 비숍 역시 그렇게 점점 외곽으로 밀려났다. 처음 그는 브레큰리지에서 카우치에서 잠만 자는데 주 200달러를 지불했다. 그리고는 월 600달러에 RV 룸메이트를 하자는 제의를 거절하고 40마일 떨어진 리드빌에 값싼 트레일러 하나를 빌렸다.
통근 길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하지만 가파르고 눈 쌓인 길을 포드 포커스로 다니기에는 위태위태하다. 그럼에도 대학에서 천연자원 관리를 공부하고 카약 가이드와 플라이 피싱 강사로 일하며 항상 야외활동으로 살아온 그는 콜로라도 산속을 떠날 생각이 없다.
일자리를 찾아 이곳 저곳 떠돌이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의 모험은 필수다. 미시건에서 콜로라도로 와서 소매업체에서 일하는 드루 한니발은 지난 10월 더 이상 추워서 살수 없을 때까지 숲속에서 야영생활을 했다. 로잘린 길런드는 가진 물건들을 모두 창고와 픽업 트럭에 집어넣은 후 친구들 카우치를 전전하며 겨울을 나고 있다. 신세를 지는 보답으로 저녁 식사를 준비하거나 세탁을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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