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율 급등 배경과 전망
▶ 기재부·한은 구두개입 약발 하루도 안가 끝 “2월 중 1,265원”예상도
외환시장 분위기가 심상찮다. 지난주까지 이어지던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어느 정도 진정됐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만 유독 변동폭이 크다.
시장에서는 대북 리스크가 과거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는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높아지면서 외국인들이 본격적으로 한국에 대한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19일 오전 11시40분. 서울외환시장은 오랜만에 등장한 외환 당국의 강력한 구두개입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평소보다 가파르게 오르던 원·달러 환율은 1,240원 문턱에서 11원80전 급전직하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오랜만에 공식적인 구두개입이 나오면서 마켓에 경계감이 강하게 작용했다. 상당한 (달러화) 매도세가 나오면서 순식간에 10원 이상 원·달러 환율이 떨어졌다”고 긴박한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구두개입뿐 아니라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공동 구두개입은 지난 2014년 7월 이후 1년7개월 만이다. 당시는 기재부 과장급과 한은 팀장급이 공동으로 시장에 메시지를 던졌다.
이번에는 외환당국이 ‘과장급’이 아닌 ‘국장급’ 구두개입을 단행했지만 약발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1,227원80전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다시 슬금슬금 오름세를 타며 1,230원대를 회복했고 결국 1,234원40전에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외환시장의 변동폭을 키운 게 한국 발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소수의견이 나오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고 여기에 대북 리스크까지 커지면서 외국인들이 행동패턴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번 주 들어 대외여건과 상관없이 외국인의 역외 달러 매수가 나타나고 있다”며 “글로벌 펀드 등이 원화의 매수 포지션을 처리하고 원화 자산을 들고 있는 외국인투자가들의 환 헤지가 이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전 연구원은 “이달 원·달러 환율이 1,250원까지 갈 수 있다”며 “올해 원·달러 환율을 1,250원으로 예상했는데 전망치를 상향 조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앞으로 선진 주요국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펴면서 다시 위험 선호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국제경제실장은 “세계 경제가 나락에서 더 나락으로 떨어지는구나 하는 불안심리 때문에 신흥국 환율은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일본·중국·유럽 등 주요 국가들이 (환율)상승 재료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도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원·달러 환율은 이달 말 1,265원, 미국 금리인상 기대감이 살아나면 올해 최고 1,325원까지도 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