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침체 전망과 진단
▶ 침체 영향권에 들어선 미국, 경제 대응 당시보다 떨어져

세계 경제위기로 인한 미국 경제 침체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침체가 발생할 경우‘ 급한 불’을 꺼야 할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의 입지가 과거보다 낮아진 점이 우려로 지적된다.[ A P ]
15~20년 전의 경제 상황이 재현되는 듯하다. 당시는 신흥 개발국의 경제 위기로 잘 나가던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빠르게퍼졌던 때다.
요즘 중국을 비롯한 이른바 이머징 마켓에서 해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무서울 정도다. 수술을 마치고 이제 막 회복실에 들어선미국 경제를 다시 침체로 몰고 갈 수있는 시한폭탄 중 하나다. 이밖에도 현재 미국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가 여기저기 돌출중이다. 뉴욕타임스가올해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에 대해서 자세히 진단했다.
지난해 말까지만해도 미국 경제 침체설이 웬 말이냐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해가 바뀌면서 우려가 현실화 되어가는 분위기다. 우선 이머징 마켓의 경제가 심상치 않다. 현재 진행 중인 이머징 마켓의 경제 상황은 경기사이클에 따른 침체기와 다른 양상이다. 해외 자본이 한순간에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15년 전 상황이 그대로 재현되는 듯하다.
‘썰물로 바닷물이 빠지면 누가 수영복 없이 헤엄치는 지 알 수 있다’라는 워런 버핏의 명언이 증명되기 일보직전이다. 투자 자본이 본격적으로이탈하기 시작하면 2000년부터 ‘신용 버블’ 덕택에 잘 나갔던 아시아, 아프리카, 동유럽, 남미 국가들 중에서 경제 옥석이 가려질 날이 멀지 않았다. 만약 경제가 거품으로 판명되는 국가에서는 자본 이탈 속도가 더욱 빨라져 한국이 겪었던 IMF 사태와 같은 사태를 피하기 힘들 것이다.
저유가, 달러 강세 현상 역시 이머징 마켓 경제를 위협하는 또 다른 암초다. 중동, 러시아, 브라질, 멕시코, 나이지리아 등 산유국들은 요즘 유가하락으로 죽을 맛이다. 국가 주요 수입원이 타격을 받으면서 산유국 중심의 이머징 마켓의 경제 활동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이머징 마켓 경제 침체는 곧 달러 강세로 직결된다. 얼핏 보기에는 달러 강세로 이머징 마켓의 수출 산업이 성장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중국을 비롯한 수출 중심 국가의 기업들이 해외에서 빌려 쓴 자금을 달러로 갚아야 하는데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앉아서 빚이 늘어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현재 미국 국경 밖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제 상황으로 미국 경제를 위협할 만한 요소들이다.
미국 경제 내부를 들여다봐도 안심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머징 마켓 침체, 유가 하락, 달러 강세 등의 상황이 예전에는 미국경제에 큰 위협 요소가 아니었다. 예를 들어 1998년 매우 흡사한 상황들이 전개됐지만 이듬해인 1999년 미국 경제는 성장을 이어갔다. 그러나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우선 경기 침체 요인이 발생한 시점이 과거와 다르다. 1996년~1998년 미국 경제는 연평균 약 4.3%씩 성장하면서 매우 굳건한 상태였다. 반면2013~2015년 경제 성장률은 연평균 약 2.1%로 90년대 말의 절반 수준도 안 된다. 한마디로 펀더멘털이 약해 조그만 위협에도 흔들릴 가능성이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최근 저유가 상황과 맞물려 진행되는 소비자 심리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경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으면 저유가는 경기에 매우 큰 호재다. 그러나 최근 경제에 자신감을 잃은 소비자들이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돈을 쓰지 않는 대신 저축을 늘려가고 있다. 돈이 돌지 않으면 기업들의 사업 확장이 힘들어지고 결국 국가 전체 경제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역할이 과거와 달라진 점도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여주는 부분이다. FRB의 기본적인 역할은 미국 경제에 미칠충격을 최대한 완화하면서 동시에 인플레이션 없이 성장을 유지하도록 정책을 짜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FRB의 입지가 과거보다 낮아진 점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경기 침체가 진행될 것 같으면 FRB는 기준 금리를 낮춰 시중에 돈이 돌도록 하는 정책을 가장 먼저 시행한다.
과거 경기 침체설이 모락모락 피어나던 1998년 9월과 11월 사이 FRB는 기준 금리를 약 0.75%포인트 인하해 4.75%대로 낮췄다. 경기 침체가 심화되더라도 기준 금리를 더 낮출 수있는 여력도 남겨놓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다르다. 경기 침체설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지만 FRB가 금리 인하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여력은 없어 보인다. 현재 기준 금리는 9년 만에 처음으로 실시된 인상이후 약 0.25%~0.5%대를 유지하고 있다.
만약 경기 침체가 현실화된다고 해도 불과 몇 달 사이에 FRB가 금리를 다시 내릴 가능성은 매우 낮다. 또 유럽이나 일본처럼 마이너스 금리를실시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결국 경기 침체가 진행되더라도 충격을 막기 위해 FRB가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올해 우려되는 미국 경기 침체 시나리오를 정리하면 이렇다. 이머징 마켓의 경제 위기가 가속화 하고 국제원자재 시장이 붕괴하면 미국 경제에실제로 미칠 충격을 피할 수 없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실제 충격보다 투자자들의 심리가 공황 상태에 빠지게 되면 경기 침체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방패 역할을 해야 하는 FRB가 위기 발생 때 진화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제한된 점 역시 투자자들을 염려스럽게 하는 부분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