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걸리 애호가’ 경제전문가 래리 레더스씨
“기념일이면 꼭 막걸리를 마시죠.”
플러싱에서 지난달 중순 열린 음력설 퍼레이드 및 우리설 대잔치에는 큰 키의 흑인 남성이 하늘색 한복을 차려입고 금강산 연회장에서 떡국을 즐기는 약 300명의 한인들에게 막걸리를 나눠주고 있었다. 한 병 더 달라는 아우성에도 ‘테이블당 한 병씩’이라는 확고한 기준을 내세우며 엄격하게 배분해 웃음을 자아냈던 그는 컨설팅 회사 ‘내헤(Naehe)’의 경제 전문가 래리 레더스(사진)씨다.
자신을 막걸리 애호가로 당당하게 소개하는 레더스씨가 막걸리를 처음 만난 것은 2014년 10월 지금은 사라진 플러싱의 한식당 ’사랑방‘에서였다. 하버드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브루클린에 정착한 그는 아는 ‘형’의 소개로 그 식당에서 막걸리를 처음 알게 됐다고.
그는 “당시 한국 전통음료를 뉴욕에 보급하고 싶은 열망에 차 있었는데 막걸리를 마시는 순간 내가 찾던 음료라는 것을 알았다”며 “달지만 텁텁하지 않고 새콤한 풍미의 막걸리는 정말 시원했고 바로 막걸리 제조업체에 전화를 하며 맺은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자신을 막걸리에 푹 빠지게 했던 업스테이트 월츠 보로의 막걸리 주조업체 ‘더덕주 LLC’의 각종 홍보 행사에 등장해 마케팅을 돕고 있다. 지난해 플러싱상공회의소의 존 최 디렉터가 설 퍼레이드 직전 참가자의 아침식사 지원 업체를 수소문하자 레더스씨의 제안으로 더덕주 LLC가 후원하게 된 것을 계기로 올해로 2년째 우리설 대잔치에서 막걸리를 참가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역사상 손꼽히는 혹한의 날씨에도 레더스씨는 한복을 제대로 챙겨 입고 퍼레이드 꽃차에 올라 막걸리 홍보에 열을 올렸다. 레더스씨는 “끔찍한 추위였지만 같은 꽃차에 탑승한 교인들의 복음송 합창에 추위를 불평할 수는 없었다”며 “막걸리 홍보 배너가 걸린 꽃차에서 복음송을 들으며 퍼레이드를 하는 것은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레더스씨의 또 다른 직업은 로컬의 신선한 먹거리를 배달하는 업체인 ‘딜리버 헬시 닷컴(DeliverHealthy.com)’의 설립자다. 레더스씨는 “아프리카 노예와 아메리칸 인디언의 후손으로서 어느 누구도 내 선조가 겪은 고통을 겪기를 바라지 않는다”며 “이민자로 미국에 정착한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경험하며 자부심을 갖도록 지원하는 것이 내 목표”라고 말했다. A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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