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은 학자금 빚·늦어지는 결혼·커지고 비싸진 신축주택…
▶ 부모와 동거 비율도 계속 높아져… 주택경기 베이비부머들이 견인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소유율은 낮아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부모와 같이 사는 젊은이들은 점점 늘고 있다.
미국 역사상 가장 교육을 잘 받고 수적으로도 가장 수백만명의 젊은이들에게 경기침체의 그림자에서 빠져 나오는 것은 특히 더 고통스러웠다. 일자리와 기회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젊은이들은 학교로 돌아가거나 부모 집으로 들어가야 했다. 자신들의 집을 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하지만 지난 3년 간 경기가 회복되고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35세 이하의 밀레니얼 세대가 주택시장에 진입하면서 부진했던 신규 주택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제 혼란으로 모멘텀을 잃은 주택건설 시장에 밀레니얼 세대는 활력소가 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있다. 주택 개발업체들이 보다 경제적으로 부요한 베이비부머들을 겨냥, 이전보다 크고 비싼 집들을 지으면서 첫 주택이 필요한 젊은층의 구매를 어렵게 하고 있다. 전국 주택건설업자협회 조사에 따르면 새로 지어지는 주택들 가운데 첫 번째 구입용 주택 비율은 20% 미만이다. 경기침체 이전에는 그 비율이 30% 정도였다. 최근 팔린 단독주택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2,400 평방피트 이상이었다. 10년 전에는 40%였다.
LA의 경제학자인 G.U. 크루거는 “이유가 무엇이든 거대한 새로운 세대의 필요에 맞는 주택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유례없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공급부족이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 주택구입자들은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부분적으로는 싱글로 살거나 결혼과 아이 갖기를 늦추고 있는 탓이기도 하다. 이런 추세는 장기간 형성돼 왔다. 결혼을 해 아이를 가진 18세에서 34세 사이 젊은층 비율은 20%로 떨어졌다. 1970년에는 거의 50%에 달했었다.
어떤 이유에서건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들의 어린 시절 방에서 더 길게 머물고 있다. 2000년에서 2005년 사이 자신의 부모들과 같이 사는 젊은이들은 약 27%였다. 이후 늘기 시작하더니 2007년 시작된 경기침체 이후 급속히 늘었다. 경기침체가 공식적으로 끝난 지 수년이 지난 현재 이 비율은 31.5%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연장층인 25세에서 34세 사이 젊은이들도 마찬가지라고 온라인 부동산기업인 트룰리아의 전 경제학자 제드 콜코는 분석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여전히 부모들과 같이 살고 있는 상황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소유 붐은 아직 요원한 것 같다”고 전망했다.
수자로 보면 7,500만명에 달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지난 해 베이비부머를 넘어섰다. 하지만 새로운 가구형성과 주택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2차 대전 이후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이다. 이런 사실은 주택시장 활성화에 필수적인 첫 주택구입자 비율이 왜 낮은지를 설명해 준다고 콜로는 지적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매매되는 주택 10채 중 4채는 첫 구입자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비율이 30% 정도에 머물고 있다. 신축 주택 시장에서의 비율은 더 낮다. 젊은층의 주택 구입 패턴을 연구해 온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런 현상이 젊은층의 관심 부족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주택시장 붕괴가 주택소유에 대한 우려를 높여준 것은 사실이지만 젊은층의 주택구입에 대한 열망은 이전 세대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액수의 학자금 빚이 주택구입을 현실적으로 어렵게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연방은행 분석가들은 밝히고 있다. 젊은층의 재정 상황이 수년전만큼 나쁘지는 않지만 이런 지적은 일리가 있어 보인다. 24세에서 34세 사이의 실업률은 2012년 9%에서 현재 5.1%로 떨어졌다. 테크놀러지에 밝은 이들은 연봉이 많은 신경제 부문의 일자리를 얻고 있다. 융자도 여전히 제한적이긴 하지만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모기지도 크게 떨어졌다.
그럼에도 주택구입이 부진한 것과 관련, 크루거는 “이것은 밀레니얼의 문제가 아니다. 개발업자들이 짓고 있는 생산품의 문제다. 마치 GM이 소형차를 포기하고 고급차 생산에 주력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주택 건설업자들은 젊은층 고객들을 포기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고급 주택들이 위험 부담이 적고 이익이 많이 나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힌다. 코네티컷 주의 가장 큰 주택 건설업체 대표인 그렉 어갈디는 건설허가와 유틸리티, 그리고 다른 준비들과 관련한 각종 검사들과 규정 때문에 절차가 늦어질 뿐 아니라 주택 가격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또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도심지역에서 넓은 부지를 확보하는 것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으며 자재비와 건설인력 부족도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업자들이 부지 위에 5채의 큰 주택을 지을 것인지 아니면 10채의 첫 구매자용 주택을 지을 것인지를 놓고 선택해야 할 경우 보통 “비용적으로 더 안전한 5채를 선호한다”고 할 것이라고 어갈디는 말했다.
주택건설업자협회는 금년에 125만개의 새로운 주거가 지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의 110만개보다는 많지만 베이비부머들이 주택시장에 진입한 1960년대와 70년대만은 못하다. 그리고 역사적으로는 주거 5개 가운데 4개는 단독주택이었지만 지금은 3개중 2개로 줄어들었다. 업자들이 더 많은 이익이 난다며 아파트, 특히 고급아파트를 많이 짓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가는 베이비부머들이 아파트 수요를 부추기면서 렌트는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승이 궁극적으로 밀레니얼 젊은층들이 좀 더 많이 주택을 소유하도록 유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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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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