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베이 나타난 혐오감
▶ “세금 안 낸다면 문신” 27% “차라리 교도소 하룻밤” 13%
납세자들이 국세청(IRS)을 싫어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피땀 흘려 일할 때 밥 한 끼 사준 적 없고, 따듯한 격려의 말 한마디 해준 적이 없는 IRS가 애써 벌어들인 소득의 일부를 세금이라는 명목으로 뭉텅 떼어갈 때마다 납세자들의 입에선 곧잘 욕두문자가 튀어나온다. “도대체 뭘 해줬다고 생돈을 뜯어 가느냐”는 노골적인 불만의 목소리도 들린다.
최근 금융정보제공사인 월렛허브(WalletHub)는 IRS를 향한 납세자들의 뿌리 깊은 혐오감을 수량화하기 위해온라인 서베이를 실시했다.
지난 15-16일 이틀간 1,000명의 납세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서베이에서 참여자들은 이름이 나열된 유명인사들 가운데 IRS보다 덜 미운 사람들을 골라 순위를 매기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에 대해 응답자의 52%는 열거된 여러 인물 중 예상했던 대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1위로 꼽았다.
그러나 악명 높은 인물보다 IRS가 더 싫다고 밝힌 응답자들이 적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예를 들어 성폭행혐의로 기소된 원로 흑인 코미디언 빌 코스비가 IRS보다 낫다는 대답이 14%나 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O.J. 심슨이 차라리 덜 증오스럽다는 견해도 각각 12%와 8%를 차지했다. 서베이 참여자들에게는 한꺼번에 여러 명을 고를 수 있는 복수선택이 허용됐다.
“앞으로 다시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면 이런 일도 마다않겠다”는 선택항목에서 “몸에 IRS라는 문신을 새기겠다”가 27%를 차지했고 “치폴레 화장실을 3년간 청소하겠다”(11%), “첫 아이 이름을 택스(Tax)라고 짓겠다”(8%), “신장 한쪽을 팔겠다”(6%)는 대답이 나왔다. 반면 전체의 과반수가 넘는 55%는 “기타”를 택했다.
텍사스에서 공인회계사로 활동하는 마티 더빈은 “납세자들은 소셜시큐리티와 같은 정부 주도의 사회복지 프로그램에 세금을 내야 한다는데 큰 불만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혜택도 돌아오지 않고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숫한 프로그램에 돈을 대는 납세자들에게 “노후생활을 지원해주겠다”며 사회보장세를 따로 물리는 정부를 못마땅해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IRS를 ‘필요악’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체의 14%에 불과했다. 다만 절반이상은 “대대적인 개선을 필요로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IRS가 제 몫 이상의 일을 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23%에 달한 반면 또 다른 문항에서 5명당 1명은 “법망에 걸려들지 않는다는 보장만 있다면 해외로 자금을 도피시키겠다”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납세일 공포’와 관련, 응답자의 36% 이상은 세금보고 때 ‘산술적 실수’가 가장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와 대조적으로 신원도용을 걱정하는 납세자는 25%에 불과했고 19%는 세무감사를 받을 기능성을 가장 우려했다. 세금을 납부할 돈이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 역시 19%로 비교적 높았다.
세금보고서를 작성할 때 계산실수를 하게 되면 분명 골치 아픈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그보다 세금사기와 신분도용이 훨씬 실질적이고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급증하는 세금사기와 신분도용으로 매년 수십억 달러의 세금환불액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서베이 참여자들은 “세금을 내느니 차라리 평소에 하기 싫어하는 이런 일을 하겠다”는 골라잡기 문항에서도 흥미로운 선택을 했다.
대부분 비교적 쉬운 가사노동인 ‘빨래’를 골랐지만 47%는 “꼴보기 싫은 인척들을 위해 추수감사절 요리를 해주겠다”고 내질렀고, 35%는 “아이들과 섹스에 관해 이야기하는 쪽을 택하겠다”고 했다.
“교도소에서 하룻밤을 지내겠다”고 밝힌 응답자도 전체의 13%에 달했다.
“아래에 열거한 7명 중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싶은 가장 꼴보기 싫은 상대가 누구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54%가 공화당 대통령후보 예비경선의 선두주자이자 부동산갑부인 도널드 트럼프를, 14%가 민주당 경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을 각각 꼽았지만 IRS 에이전트를 지목한 응답자는 4%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IRS의 매트 리아스 대변인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 어떤 인기 컨테스트에서건 결코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하겠지만 이번 서베이 결과는 IRS가 납세자들을 돕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는 인식이 뿌리내렸음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미 세금보고를 마친 7,500만명의 납세자들에게 감사한다”며 “이들 중 80% 이상이 평균 2,945달러의 세금환불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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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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