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인근 공터에 설치
▶ LED 쬐 날씨 영향 없이 친환경 야채 대량 재배
오래된 선적컨테이너는 사용처가 다양하다. 집이나 식당, 갤러리, 심지어 풀장으로 재활용된다.
그러나 숀 쿠니 만큼 컨테이너를 친환경적으로 활용하는 인물도 드물다.
그는 보스턴 로간 공항 인근 공터에 옮겨놓은 4개의 재활용 화물 컨테이너를 이용해 상추 3만개와 약초, 푸성귀 등을 재배한다. 다른 곳에 있는 1개의 컨테이너도 같은 용도로 사용된다.
올해 61세인 쿠니는 원래 농사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2013년 컨테이너 농장인 ‘코너 스톡’(Corner Stalk)을 차리기 전까지는 그는 여러 개의 소프트웨어회사를 운영했던 사업가였다.
본인 스스로 “진짜 농부는 아니다”며 손사래를 치지만 “이전의 사무직보다 현재 하는 일이 훨씬 재미있다”는 어엿한 농장주다.
‘3,000두의 상추’ 하면 상당히 많은 양처럼 들린다. 단지 그렇게 들리는 게 아니라 실제로 많은 양이다.
그가 미국에서 가장 값비싼 도시 중 한 곳인 보스턴에서 성공적으로 농장을 운영할 수 있는 비결이 바로 ‘좁은 공간에서의 대량수확’이다.
쿠니의 컨테이너는 보스턴에 위치한 신생기업 ‘프레이 팜스’가 고안하고 개조한 명품 ‘재배기계’다.
프레이트 팜스는 컨테이너에 실내등을 달고 재배선반과 관개시스템을 설치해 효율성 100%의 ‘박스 농장’을 탄생시켰다.
쿠니가 사들인 박스는 모두 육류선적에 사용되던 냉동 컨테이너였기 때문에 더위와 추위를 차단하는 절연처리가 되어 있다.
컨테이너 안의 식물은 빛 대신 LED광선을 받고 자란다.
컨테이너 농장의 최대 특징은 흙이 없다는 것이다. 상추를 비롯한 작물은 선반 위의 화분에 담긴 초탄에 뿌리를 내린다.
작물이 자라는 초탄화분에는 12분 간격으로 소량의 ‘영양수’가 공급된다. 초탄은 물이끼라는 다른 이름을 갖고 있으며 흔히 원예용 흙의 대용품으로 쓰인다.
컨테이너 전체는 바닥에서 천장까지 작물로 빼곡하게 채워지며 재배과정은 외부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완전 자립식이다.
이 때문에 쿠니를 비롯한 컨테이너 농장주들은 일반 농부처럼 날씨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수확도 풍성하다. 매주 4,000개에서 6,000개에 달하는 식물을 수확하는데 이는 동일한 면적의 재래 농지에서 거둘 수 있는 수확량의 약 80배에 해당한다.
수확한 식물은 도매상에 넘겨져 대부분 보스턴 지역 고급 레스토랑들로 팔려나간다.
쿠니는 자신이 재배한 상추가 일반 상점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조금 더 맛이 있고 입안에서 느껴지는 질감은 상대가 안 된다며 “일단 한번 써 본 셰프들은 꼭 재주문을 한다”고 자랑했다.
컨테이너 농장은 완벽한 재배조건을 갖추었고 구입자금을 조달하기도 용이하다.
‘박스 농장’으로 개조 컨테이너 가격은 개당 7만5,000달러지만 쿠니는 ‘초기 고객 우대가격’을 적용받아 개당 6만달러에 총 5개를 구입했다.
구입자금은 농무부로부터 계약금 없이 7년 무이자로 전액을 대출받았다.
물론 컨테이너를 담보로 잡혔지만 이렇게 좋은 조건을 끌어내는 데는 쿠니의 화려한 창업 전력이 큰 힘이 됐다.
컨테이너 농장을 구입하기 이전에 쿠니는 이미 3개의 소프트웨어 사업체를 창업, 성공적으로 매각한 기록을 갖고 있다.
5개의 컨테이너 농장으로 쿠니 부부가 벌어들이는 총수입은 월 1만5,000달러 정도. 여기서 대출상환금과 유틸리티, 부지대여료, 자재비, 자신과 아내의 인건비를 제하면 아직은 본전치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도매업을 확대하고 보스터 퍼블릭 마켓에 새로운 소매점을 오픈하면 이윤폭이 커질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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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뉴욕타임스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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