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주 최저임금 15달러’인상안 찬반 논란
▶ 주의회-노동계 합의 560만명 혜택 환영, 요식·의류 등 직격탄

28일 제리 브라운(왼쪽 두 번째부터) 주지사가 케빈 드 레온 주 상원의장 등과 함께 주 전역 최저임금 15달러 인상안 시행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가주 전역의 최저임금을 오는 2022년까지 시간당 15달러로 올리는 방안에 제리 브라운 주지사, 주 의회, 노동계가 합의(본보 28일자 A1면)한 것과 관련, 한인 고용주들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가주 최저임금이 10달러로 인상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새로운 인상안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를 둘러싼 노사 간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주 전역에서 560만명의 근로자들이 혜택을 받게 될 전망이다.
■ 근로자들 반응
저임금 근로자들은 연 사흘의 유급병가 제공 의무화 법안 시행에 이어 가주 의회의 최저임금 인상안 소식이 전해지자 “가주 최저임금 인상은 노동자 모두의 승리”라며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토랜스의 한 한인식당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한인여성 박모씨는 “빠듯한 살림 형편이 조금 나아질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쁘다”면서도 “하지만 또 다시 인건비가 상승해 근무시간이 줄어들거나 아예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어바인 소재 한인마켓에서 캐시어로 근무하는 김모씨는 “해마다 오르는 물가를 감안하면 계속되는 최저임금 인상은 당연하다는 생각”이라며 “비즈니스 유지가 힘들다는 고용주들의 입장도 이해는 가지만 그래도 훨씬 적은 돈을 벌고, 어렵게 사는 노동자를 도와주려는 정부당국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LA 다운타운 봉제공장에서 일하는 한 히스패닉 남성은 “최저임금이 몇 년 뒤 15달러까지 오른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이 났다”며 “현재 1베드 아파트에서 나까지 다섯 식구가 생활하고 있는데 앞으로 삶의 질이 조금이나마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 업주들 반응
반면 봉제, 요식업, 카워시 등 노동집약적 업종에 종사하는 한인업주들의 경우 수년간 이어지고 있는 불경기 여파로 비즈니스 유지가 힘든 마당에 ‘주 전역의 최저임금 15달러로 인상’이라는 ‘폭탄’이 터져 더 이상 설 곳이 없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LA 다운타운에서 직원 30여명 규모의 봉제공장을 운영하는 존 이씨는 “자고 일어나면 접하는 최저임금 인상 소식에 정신이 없다”며 “인건비 상승으로 지난 수년간 직원을 50% 이상 줄였다”고 말했다.
다운타운에서 파티복 전문업체 ‘폴리 USA’를 운영하는 장영기 한인의류협회장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임금 상승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며 “종업원 상해보험(워컴) 등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여러 비용도 연쇄적으로 상승해 고용주 입장에서 실제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가디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강모씨는 “가뜩이나 불경기 때문에 힘든데 정부당국은 계속해서 최저임금만 올릴 생각을 하니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간당 가주 최저임금인 10달러를 받고 일하는 직원이 10명이라고 가정하면 이들의 한달 인건비는 1만6,000달러이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19만2,000달러. 최저임금이 15달러로 오르게 되면 10명 인건비는 한달에 2만4,000달러, 연간 28만8,000달러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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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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