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첨단 쓰레기처리 시스템으로 ‘쓰레기 제로’추구, 도시 전체 쓰레기 중 80% 재활용하거나 퇴비화
▶ 각국 고위 관리들 견학 오는 인기 ‘쓰레기 관광지’

샌프란시스코의 쓰레기 재활용 기업인 리콜로지. 세계 각국의 고위관리들이 방문해 쓰레기 처리 방식을 배워가는 곳이다.
샌프란시스코의 피어 96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장소가 되었다. 이곳은 여행 안내서를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서 베트남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 대표들이 꼭 봐야 된다며 줄줄이 찾아오는 곳이다. 인구가 늘면서 세계 어디에서나 쓰레기 처리가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 그 배경이다. 피어 96에 세계 최첨단 수준의 쓰레기 재활용 시설이 위치해 있다.
세계적 쓰레기 재활용업체인 리콜로지의 대변인 로버트 리드는 요즘 자신의 직업이 바뀐 게 아닌가 싶다. 자신이 마치 여행 가이드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그는 외국인 고위관리들과 저널리스트들 10명을 안내했다. 그 중에는 이탈리아의 제노아 시장도 있고, 이탈리아, 캐나다, 스위스 총영사들도 있었다.
방문객들은 모두 정장 재킷에 넥타이 차림이지만 노란색 안전조끼를 겉에 입었다. 잘못하다가는 쓰레기 트럭에 치일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까지 58개국에서 온 손님들을 맞았다.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그의 뒤로는 630톤의 거대한 쓰레기 더미로 채워진 창고가 서있다. 산처럼 쌓인 쓰레기들을 갈매기들이 쪼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견학을 오는 리코롤지는 거대한 컨베어 벨트와 쓰레기 분류 시스템이 있는 공장 같은 곳이다. 쓰레기 트럭들이 샌프란시스코 전역을 돌며 매일 수거해서 쏟아놓는 30피트 높이의 거대한 산을 이루는 쓰레기를 이곳에서 처리한다.
“현대적 설치 예술작품 같다”고 이탈리아에서 온 마우로 바토치 총영사는 감탄을 한다.
“사람과 기계와 우리 삶에서 나온 물건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 일을 하니, 대단합니다.”외국 관리들 등 방문객들은 각자 자기 나라에서 산더미를 이루고 있는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세계 어느 곳이나 인구가 증가하면서 소비가 늘고 그만큼 쓰레기도 늘어나니 각 나라마다 쓰레기 처리가 큰 문제이다. 어떻게 하면 쓰레기를 효율적으로 잘 처리하고 환경에도 부담을 주지 않을 수 있을지가 이슈이다.
소위 ‘쓰레기 제로(Zero Waste)’ 혹은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로 불리는 쓰레기 재활용 운동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혁신적 최신 방법을 동원해 가능한 한 쓰레기를 재활용하고 나머지는 모두 퇴비로 만들어 쓰레기를 ‘제로’로 만들자는 취지이다.
오리건의 포틀랜드, 시애틀, 마이애미 그리고 스페인의 바스크 지역 등이 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들 지역을 돌아보는 쓰레기 순회 관광이 유행이다.
이들 재활용 시설들은 나서서 마케팅을 할 필요가 없다고 환경정책 분석전문가인 제시카 모리슨은 말한다.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지난 2014년 10여명 관계 당국자들이 참가한 앨러배머, 몽고메리의 쓰레기 처리장 방문단 구성을 도왔다.
유가 하락으로 사실은 재활용 시설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플래스틱 등 자재 값이 떨어지면서 리콜로지 같은 기업들이 쓰레기를 처리해 만드는 재활용 자재의 가격도 떨어졌다.
쓰레기 처리에 드는 에너지 비용이며 인건비 등 비용들을 생각하면 쓰레기 재활용이 투자할 가치가 있는 사업이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하지만 반대편에서 하는 주장이 있다. 쓰레기를 재활용하지 않고 소각하거나 매립하기를 계속하면 그로 인해 발생할 환경오염 등 장기적으로 치러야 하는 생태계 비용이 엄청나다는 주장이다.
리콜로지는 사기업으로 운영 예산의 대부분을 일반 소비자들이 내는 비용으로 충당한다. 주택가의 가구당 쓰레기 비로 리콜로지는 월 35달러18센트를 청구한다. 그 돈으로 쓰레기를 수거하고 재활용하며 퇴비로 만든다.
샌프란시스코의 월 쓰레기 비용은 인근의 베이 지역 다른 대도시 주민들이 내는 것에 비해 싸다. 그런데도 운영이 가능한 것은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다른 도시들에 비해 쓰레기를 퇴비로 만들거나 재활용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비용 대비 운영이 효율적이다.
리콜로지의 명성이 높아진 것은 이 때문이다. 리콜로지의 쓰레기 재활용 시스템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프랑스의 일간지 르 몽드에 소개되었고, 50개 영화사 직원들(주로 TV용)이 와서 촬영을 했고, 2개 주요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영국 배우 제레미 아이언스가 출연한 2101년 다큐멘터리 ‘쓰레기(Trashed)’가 그 한 영화이다. 그리고 범지구적 문제의 해법을 다룬 인기 프랑스 다큐멘터리 ‘드맹(Demain)’에도 등장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쓰레기 재활용에 있어서 파리 등 다른 도시들의 모델이 되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는 모든 쓰레기의 80%를 매립하지 않고 재활용 및 퇴비로 만들고 있다. 파리의 마오 페니누 부시장은 지난 2014년 10월 방문해 리콜로지의 퇴비처리 시스템을 둘러본 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쓰레기 제로’ 프로그램 담당 코디네이터인 잭 메이시는 리콜로지가 최첨단 시설은 아니라고 인정한다. 더 첨단 테크놀로지를 도입한 곳들이 있다고 말다. 아울러 샌프란시스코가 처음도 아니다. 샌프란시스코는 독일에서 영감을 얻었다. 독일은 1980년대부터 재활용과 퇴비 만들기를 시작했다.

이탈리아, 제노아에서 온 마르코 도리아 시장(왼쪽)과 리콜로지의 대변인인 로버트 리드가 재활용 시설을 돌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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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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