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관계자들과 함께 회의에 참석할 때가 가끔 있는데 그 때 큰 안건 중 하나는 ‘커닝(Cunning)’이다. 커닝 이라고 하면 흔히 시험을 칠 때에 다른 사람의 답을 보고 베끼거나, 준비한 답을 보고 쓰는 것을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새로운 형태의 커닝이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그로 인해서 공부 잘 하는 한인 학생들도 피해를 보는 일이 생기고 있다.
텃새가 심한 몇 미국 학생들이 새로 전학 온 학생이나, 내성적인 학생에게 다가가서 친구가 되어 준다고 하거나, 서클에 넣어 주겠다는 달콤한 말을 하여 친구인척 해놓고는 시험 때에 그 학생에게 답을 보여 달라고 해서는 대범하게 단체적으로 답안지를 돌려 베끼는 것이다. 특히 외로움에 메말라 있던 한인 학생들은 타깃이 되어 할 수 없이 커닝에 동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 한인 학생들 사이에서의 문제도 일어난다. 시험 감독관이 동양인들의 얼굴을 잘 구별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후배대신 시험을 대신 봐 주다가 들킨 학생들도 있고, 소속감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에 선배들의 무리한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학생들도 있다.
학교 내의 시험 보다 더 비중이 큰 스테이트 종합 평가 시험이나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SAT나 ACT시험에서 커닝을 시도하다가 적발이 되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교육계 수사관들이 와서 청문회를 열거나 경찰까지 와서 심문하게 된다. 특히 12학년 학기 말에 이런 일이 생기게 되면, 정학으로 처리되어 졸업이 안 될 수도 있고, 대학에 보고가 되기에 입학 리스트에서 제명될 수 있다.
대학교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커닝은 공공연한 이슈이다. 그래서 미국의 많은 대학들은 학생과 교수에게 모두 적용하여,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 정직한 생활을 권장하는 ‘어너스 코드(Honors Code)’에 동의를 한 후 학교생활을 시작하게 한다.
예를 들어 명문 리버럴 아트 칼리지인 ‘해버포드(Haverford)’ 대학에서는 대학 입학 보충 에세이를 ‘’어너스 코드에 관한 질문으로 만들어, 신입생 후보자들에게 대학 공동체에서 함께 공유할 삶의 가치에 대하여 생각하게 한다. 이 질문들은 신입생 후보가 대답하기에 가장 까다로운 질문 중에 하나이다. 이 대학에서는 기말 고사를 볼 때에도 학생이 자신의 시험 날짜와 시간을 정하고, 시험관 없이 혼자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하여 학생들이 큰 자부심을 갖도록 한다.
4월부터 6월 까지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많은 시험들이 치러진다. 우리 아이들에게 미리 커닝에 대해서 말해 주어야겠다. 커닝은 단순히 답을 보는 것이 아니라, 보여 주는 것도 커닝이며 시험을 대신 쳐 주는 것도 커닝이라고 꼭 말해 주어야겠다. 그리고 커닝을 하도록 유혹을 받을 때에는 재 빨리 확고하면서도 지혜롭게 거절을 해야만 ‘치명적인 위험’에서 안전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어야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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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영(웨체스터 씨드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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