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도시 팔미라, IS 점령 1년 사이 폐허의 돌 더미로
▶ 더미로시리아정부군, 지난달 러시아와 민병대 지원으로 탈환

팔미라의 개선문 아치가 섰던 자리엔 이제 돌 더미만 가득하다. 지난해 10월 IS는 2세기 유적을 폭파시켜 버렸다.
지난해 5월부터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점령당했던 시리아의 고대도시 ‘팔미라’를 정부군이 되찾은 것은 지난달 말이다. 그러나 1년도 채 못 되는 동안 ‘사막의 진주’로 불리는 고대도시의 2,000년 전 문명의 유적들의 곳곳은 파괴당해 돌 더미로 변해버렸다. 뉴욕타임스의 브라이언 벤튼기자가 파괴당한 팔미라 유적의 ‘폐허’를 최근 돌아보았다.
헤즈볼라 대원의 안내를 받아 팔미라 주위의 현대 도시에 들어섰을 때 우리를 맞은 것은 태양 볕에 썩도록 버려진 한 IS 전사의 훼손된 시체였다. 시리아 정부군은 거의 1년 동안 팔미라를 점령했던 IS를 최근 이 고대도시에서 격퇴시켰다.
그 점령기 동안 IS는 로마와 페르시아와 지역문화가 혼합된 2,000여 년 전 문명의 유적을 상당부분 파괴했다.
팔미라의 인상적인 ‘벨 신전(Temple of Bel)’이 서 있던 곳엔 한 개의 아치만이 남아,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북동쪽으로 160마일 떨어진 이곳 건조한 사막 위 푸른 하늘 아래 서 있었다.
난 지난 토요일,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과 동맹을 맺은 레바논 시아 민병대인 헤즈볼라 대원들과 함께 IS 파괴에서 유물과 유적이 얼마나 남아 있는가를 보기위해 팔미라로 갔다.
팔미라 박물관 앞을 지키던 알라트 사자상은 IS 폭파팀에 의해 부서져 있었다. 영양을 입에 문채 당당하던 사자상의 코는 떨어져 나와 두 개의 큰 콧구멍을 하늘로 향한 채 쓰레기처럼 뒹굴고 있었다.
도시 입구의 개선문 아치를 떠받치고 있던 대부분의 로마식 둥근 기둥들과 석벽들도 폭파로 무너져 버렸다. 한 시리아 민병대원이 그 폐허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 “ruins have been ruined.” 유적(ruins)이 파괴되어 폐허화(ruin)되었다고.
우리가 둘러보는 중에도 시 중심부 쪽으로부터 끊임없이 폭발음이 들리며 사막의 하늘로 연기와 먼지기둥이 치솟았다. 정부군의 폭탄해체반이 퇴각하는 IS전사들이 설치해놓은 지뢰를 찾아 제거하는 중이라고 헤즈볼라 안내원이 설명해 주었다.
원형극장은 다행히 온전하게 남아있었다. 그러나 바닥에 갈색의 거친 포대자루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IS가 원형경기장을 집단처형의 무대로 사용하면서 총살 전 머리에 씌웠던 포대들이라고 했다.
우리는 IS의 1년간 잔인한 점령 흔적들을 세계적 관광명소였던 고대 유적지 곳곳에서 마주쳤다.
나와 함께 여행한 헤즈볼라 민병대원들은 중요한 세계적 유산인 팔미라를 야만의 손에서 구출하는데 자신들이 도왔다는 것을 열심히 설명했다. 시리아 알아사드 대통령은 정부군이 러시아의 공습지원을 받아 주변민병대들과 동맹하여 이 고대도시에서 IS를 몰아내는 데 성공한 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점령기 동안 IS는 고대 로마식 도로인 ‘데쿠마누스 막시누스’를 따라 서있던 게이트들은 쓰러뜨려 파괴했다. 지금은 새롭게 부서진 기둥들이 다시 새로운 흠집으로 흰 속살을 드러낸 채 몇 세기 전 쓰러졌던 폐허들 위에 쌓여 있었다.
“우리 적들은 너무 멍청하다. 우리는 그들에게서 마을 전체와 집들을 빼앗았는데 그들이 도로 찾아간 것은 모래와 쓰레기더미에 불과하다”라고 퇴각지 타드무르에서 IS의 관계자 무하메드 살렘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내가 방문했던 지난 주말 팔미라 박물관의 정문은 무거운 자물쇠로 채워져 있었다. 시리아 내전의 모든 분파들이 유물 도굴을 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나도 한 유적지에서 땅속으로 파 내려간 큰 구멍을 보았다. 그 유적의 지하실로 통하는 통로인 듯 했다. 유물을 도굴한 사람들의 흔적인 듯 도자기 조각들과 뼛조각들이 흩어져 있었다.

2,000여 년 동안 팔미라를 지켜온 알라트 사자상도 산산조각이 났다. 맨 앞에 조각난 코가 뒹굴고 있다.

원형경기장에 두고 간 IS대원들의 잠자리.

사막에 버려진 IS전사의 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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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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