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틀에 박힌 것 싫다” 밴드·바텐더 동원 늘어
▶ 웨딩비용 5년째 증가 맨해턴 8만2천달러 최고
사람들은 결혼생활이 동화처럼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이제 막 결혼식을 마친 신랑신부에게 하객들이 건네는 가장 흔한 덕담이 동화책의 고전적 끝맺음 말인 “내내 행복하게 사세요”인 것만 보아도 그렇다.
하지만 결혼생활은 개막 의식부터 부담스럽다. 무엇보다 돈이 너무 많이 든다.
결혼정보전문업체인 ‘더 나트’(The Knot)가 지난주 공개한 9차 연례 ‘리얼 웨딩 스터디’ 보고서에 따르면 허니문을 제외한 지난해 평균 결혼 경비는 전년대비 4.6% 늘어난 3만2,641달러로 5년째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사상최고치를 작성했다.
나트의 모기업인 XO 그룹의 최고경영자 마이크 스타이브는 예식비용을 꾸준히 끌어올리는 최대요인으로 결혼식의 개인화 추세를 꼽았다. 이른바 맞춤형 웨딩이 대세를 이루면서 경비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나만의 특별한 결혼식’에 대한 신부의 집착은 상상이상이다.
요즘 신부들은 그들의 결혼식을 무언가 다르게 차별화하고 싶어 한다. 대부분의 경우 여기엔 추가 경비가 따른다.
스타이브는 “부모님들의 웨딩사진을 비교해보면 모든 게 똑같다”며 “사진속의 얼굴만 서로 다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젠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결혼식을 올린 1만8,000명의 신랑과 신부들을 대상으로 나트가 실시한 서베이에 따르면 이들 중 36%가 DJ에 비해 훨씬 많은 사례비를 요구하는 밴드를 고용하는 등 하객들을 위해 ‘특별 여흥’을 베풀었다고 대답했다. 2009년 조사 당시의 11%에 비하면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전문 바텐더를 동원해 최상의 칵테일을 제공했다는 커플도 2008년에 비해 2배가 늘어난 22%에 달했다.
‘브라이즈’(Bridges) 매거진의 편집국장으로 활동하는 케이자 마이너는 근래 들어 결혼식의 개인화(personalization)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는데 동의했다.
그녀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정보공유가 확산되면서 타인들의 결혼식 사진을 신물 나게 접한 신랑신부들은 그들만의 독특하고 창조적인 예식을 올리고 싶어 한다”고 지적했다.
“그 밥에 그 나물” 식의 결혼식과 확연히 차별되는 ‘참신하고 풍성한 밥상’을 차리고 싶어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결혼식 비용이 늘어난 이유가 단지 몇 가지 ‘특별 메뉴’를 추가한 것 때문만은 아니다.
나트가 조사한 결혼식의 19개 카테고리 거의 전부에서 전년에 비해 경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가장 높은 비용 증가율을 보인 카테고리는 피로연 장소와 밴드였다.
사실 결혼식비용을 예산대로 집행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대다수의 신랑과 신부는 결혼 계획과 준비를 해본 경험이 없다. 말 그대로 어림짐작만으로 난생처음 결혼식 예산을 짜려니 상당한 착오가 빚어지게 된다.
결국 ‘행복의 일곱 색깔 무지개’가 되어야할 결혼식은 씁쓸한 빚잔치로 끝나기 십상이다.
신랑신부가 머리를 맞대고 나름대로 경비를 뽑고 예산을 세워보지만 청첩장 우송료라든지 테이블 위에 세워둘 식탁번호판과 착석자 이름판 등 전혀 예상치 못했던 소소한 경비가 차곡차곡 쌓여간다. 조그만 것 하나라도 좀 색다르게 하려면 돈을 들여야 한다.
물론 신부의 경비는 웨딩장소가 어디냐에 따라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가장 비싼 곳은 맨해턴으로 지난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린 커플은 평균 8만2,299달러를 썼다.
2위는 시카고로 6만1,265달러였고 뉴욕의 웨스트체스터, 허드슨 밸리 지역이 평균 5만7,501달러로 공동 3위에 올랐다.
반면 미국 전역에서 결혼식 비용이 가장 싸게 먹히는 곳은 알래스카로 평균 1만7,361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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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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