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우리·신한 등 지점망·순익 제자리
▶ 경영진 교체·파격 마케팅도 효과 미지수
하나, 우리, 신한 등 한국에 본점을 둔 은행의 미주 법인들이 난항을 겪고 있다. 수년째 지점망은 제자리걸음이고 자산 증가세에 못 미치는 순익이 내실경영에 의문을 품게 한다. 은행별로 경영진 교체, 시스템 재정비, 파격적인 마케팅 등으로 대응하고 나섰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11일 한국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5년 국내은행 해외점포 영업실적 및 현지화 지표 평가결과’에 따르면 미국에 진출한 8개 은행이 보유한 8개 지점, 5개 현지법인, 2개 사무소의 총 자산은 139억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22.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낮을수록 은행 건전성을 높게 평가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전년도 1.2%에서 지난해는 0.8%로 낮아져 개선됐지만 순익은 8,510만달러에서 9,300만달러로 9.2% 증가에 그쳤다. 중국, 싱가포르, 영국, 홍콩 등 마이너스를 기록한 타 지역에 비해서는 선전했지만 자산이 증가한 만큼에 못 미쳤다는 점에서 내실경영 점수는 후하게 받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 측도 “현지화 지표 평가결과, 현지 예수금비율과 현지 고객비율은 미국의 경우 1등급으로 우수했지만 현지 차입금비율 평가 결과는 지난해 상반기 2등급에서 하반기 3등급으로 하락했다”며 “미국 진출 점포 전체 숫자도 4년 넘게 15개로 정체됐다”고 지적했다.
이미 미국 내에서 위기감이 감지되면서 개별 은행들은 사활을 걸고 있다. 뉴욕에 본사를 둔 BNB 하나은행의 모회사인 한국의 KEB 하나은행은 최근 이현주 전 LA 지점 및 애틀랜타 지점 설립추진 단장을 BNB 하나은행의 지주사인 하나뱅콥의 대표로 선임했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KEB 하나은행 글로벌 사업그룹 이상용 본부장을 승진시키며 BNB 하나은행장에 내정한 것과 일맥상통하며 본격적인 관리에 들어갈 포석으로 해석됐다. 실제 BNB 하나은행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한 은행관계자는 “지난해 LA와 애틀랜타에 지점 설립과 더불어 옛 외환은행 법인과 하나은행 지점 통합건 등이 감독당국이 제기한 라이선스 문제로 모두 무산됐다”며 “통합 후 지점 설립은 장기과제로 미루고 한국에서 파견된 경영진이 조직을 추스르는 쪽으로 정리됐다”고 전했다.
그나마 선전하고 있지만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규모가 큰 한인은행들과 경쟁하며 대형 프로모션 진행, 크레딧카드 교체, 웹사이트 업그레이드, 지점 설립 등으로 분주하다.
우리 아메리카 은행은 현재 고객들에 대해 마이크로칩이 내장된 EMV 칩카드로 새로운 크레딧카드를 재발급하고 있다. 여타 한인은행들이 피일차일 미루고 있는 것을 선제적으로 진행해 고객관리 강화에 힘쓰겠다는 계산이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은 5월13일까지 정기적금 상품인 ‘해피클럽’에 5년 만기 2.66%의 금리를 얹어주는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 아메리카는 지난달 샌디에고에 지점을 오픈하고 멕시코 국경 마킬라도라 보세지역까지 영업권을 넓혔다. 최근 이 지역에 진출한 삼성전자, 현대 트랜스리드 생산공장 등을 중심으로 지·상사 및 협력업체를 겨냥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신한은행은 최근 웹사이트를 개편해 다양한 운영체계에서 구동이 가능한 안정적인 온라인 뱅킹 환경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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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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