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부유층 2세들 몰려들며 거리 풍경이 바뀌어
▶ 중국 돈 밀려들면서 주택가격도 폭등, 시민들 ‘외국인 주택구매 반대’시위

지난 달 밴쿠버의 램보기니 딜러에서 열린 리셉션에 중국계 젊은이들이 대거 참석했다. 중국에서 온 돈 많은 젊은이들이 수십만 달러대의 수퍼카를 사들이면서 딜러십들은 중국계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면서 과거 농부였던 사람들이 억만장자로 변신하고 있다. 이들 중국 부자가 몰려들면서 캐나다, 밴쿠버의 거리 풍경이 바뀌고 있다. 수십만 달러 하는 최고급 자동차들이 늘어나고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0 전후 젊은이들이 돈을 물 쓰듯하며 초호화 생활을 하는 데 대해 기존 시민들은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중국에서 이주해 온 18살 청년 앤디 구오는 빨간색 램보기니 운전하는 걸 아주 좋아한다.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있다면 자동차를 쌍둥이 형제 앤키와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이 보통 자주 부딪치는 게 아니라고 그는 말한다.
36만 캐나다 달러인 이 자동차는 지난해 그의 아버지가 선물로 사준 것이다. 중국의 샨시 지역 북부에서 석탄 사업으로 부를 일군 그의 아버지는 중국과 밴쿠버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고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 경제학 전공인 앤디는 말한다.
그런데 이 빨간 램보기니에 불편한 점들이 있다고 그는 하소연한다. 실용적이라기보다는 패션이어서 백팩에 교과서들, 세탁물들을 집어넣기에는 비좁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나쁜 것도 있다.
“한번은 경찰관이 자동차를 한번 구경하고 싶다며 차를 세우는 거예요.”중국의 부자들은 가능한 한 부와 가족을 서구로 옮기고 싶어 한다. 미국이나 캐나다에 가면 법과 질서, 깨끗한 공기, 좋은 학교들이 있어 마음에 평안을 주기 때문이다. 부패 척결 정책의 일환으로 공산당국의 눈총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특히 해외로 나가고 싶어 한다.
중국의 1%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은 캐나다이다. 달러가 상대적으로 약세인데다 이민자들을 환영하는 정책 때문이다. 캐나다 정부 통계에 의하면 지난 2005년부터 2012년 사이 최소한 3만7,000명이 투자이민으로 캐나다에 정착해 브리티시컬럼비아의 영주권자가 되었다.
인구 230만의 밴쿠버 메트로폴리탄 지역은 특히 중국계 인구가 늘고 있다. 지난 1981년 전체 인구의 7%가 채 되지 못했던 중국계 인구는 2011년 18%를 넘어섰다.
밴쿠버 시민들은 중국 돈이 밀려들면서 주택가격이 뛰어올라 주택시장에 위기가 닥쳤다고 말한다. 관련 조사에 의하면 밴쿠버는 2016년 캐나다에서 주택 가격이 가장 높은 곳이다. 지난 2005년에서 2015년 사이 단독 주택 평균가격은 두배 이상 뛰어올라 160만 캐나다 달러(120만 달러)가 되었다고 관계기관은 말한다.
주민들은 부동산을 사들이는 외국 구매자들, 살지는 않고 집만 사두는 외국인들, 특히 중국인들이 늘어나는 데 대해 분노하며 소셜 미디어를 통한 반대시위에 나섰다. 예를 들면 #DontHave1Million 트위터 캠페인 같은 것이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정부는 지역 정치인들의 요구에 따라 외국인 소유 부동산 추적을 시작할 예정이다.
시민들의 분노가 밴쿠버의 돈 많은 중국인들의 호화로운 생활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 이 지역으로 새로 이주해오는 그들에게 돈은 문제가 아니다. 집을 사고 그 다음에는 자동차를 사고, 그리고는 몇 대의 자동차가 이어진다.
호화 자동차 딜러십들 중 많은 수는 중국계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중국계 이주자들의 재력을 인정하는 것이다. 지난 2015년 메트로폴리탄 밴쿠버에서 15만 달러 넘는 자동차는 2,400대가 등록 되었다. 2009년에는 1,300대에 불과했다.
밴쿠버에서 초호화 자동차, 소위 수퍼카를 소유한 젊은이들은 대부분 푸에다이로 알려져있다. 신탁기금 아이들, 혹은 ‘부유층 2세’라는 의미이다. 이 말에는 질투와 지탄의 의미가 함께 담겨 있다. 중국에서 수퍼 리치라고 하면 부패와 물질만능주의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들 중국 부유층 2세들은 호화판 씀씀이를 밴쿠버에서 마음껏 누리고 있다. 하얀색 램보기니는 젊은 중국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다. 남성들은 보통 자동차를 리즈한 후 몇 달 마다 새 로 바꾼다. 그게 더 쿨 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중국계 젊은이들은 수퍼카 클럽을 만들어 같이 드라이브를 하고 번쩍이는 자동차를 변형시키고 사진을 찍어 소셜 미디어에 올린다. 회원은 소수의 캐나다 태생 중국계 2세를 포함해 수백명씩 된다.
밴쿠버 다이내믹 오토 클럽은 회원이 440명인 데 그중 90%가 중국에서 왔다. 클럽을 처음 만든 사람은 27세의 데이빗 다이. 이 클럽에 들어가려면 최소한 10만 캐나다 달러, 대략 7만7,000달러는 되는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밴쿠버의 푸에다이는 “일을 하지 않는다. 그냥 부모 돈을 쓸 뿐이다”라고 다이는 말한다. 이따금 이들이 질주 욕구를 발산하면 도로가 차단되는 일도 생긴다. 지난 2011년 경찰은 고속도로를 시속 125마일로 달리며 경주하는 호화 자동차들을 대대적으로 단속하며 압류했다. 압류된 자동차들은 13대의 램보기니, 마네라티 등으로 총 200만 달러 상당. 운전자들은 중국인 수퍼카 클럽 회원들로 모두가 21세 미만이었다고 당시 보도 되었다.
최근 중국인 젊은이들이 초청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롤스로이스 신차 행사에 모여들었다. 검정과 빨간 색 컨버터블로 기본 가격은 40만2,000달러. 그 자리에 참석한 진 키아오는 동안의 미술 전공 학생으로 6년 전 엄마와 함께 베이징에서 밴쿠버로 이주했다. 20살의 진은 한 주 사이 머세데스 벤츠 두 대를 시험 운전해보았다. 일상생활에 쓸만한 차를 찾는 것이었다. 현재 그가 소유한 자동차 중 최고급은 램보기니로 60만달러 짜리 초호화 램보기니이다.
중국은 관세와 사치세가 높아서 캐나다에서 살 경우 수퍼카 가격은 50%나 싸다. 중국 부자들을 상대하는 자동차 딜러인 럭셔리 모토의 시 이(27) 사장은 “부패한 중국 관리들의 자제들이 밴쿠버에 많이 와있다”며 그들은 캐나다에서 남의 시선 의식할 필요없이 돈을 펑펑 쓴다고 말한다.
수퍼카에 돈을 쓰는 것은 좋은 투자가 아니라고 말하는 중국계도 있다. 자동차 가격은 시간이 갈수록 떨어지기 때문이다. “50만 달러로 고급 시계 두 개를 사거나 다이아몬드를 사는 게 낫지요”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의 대학원에 재학 중인 다아애나 왕(23)의 말이다. 그는 샤넬 가방 30여개와 다이아 박힌 리차드 밀러 시계(20만 달러)를 가지고 있다. 온라인 리얼리티 쇼인 ‘밴쿠버의 울트라 부자 아시아 여성들’에 출연하는 그는 부모가 자동차 예산을 15만 캐나다 달러(11만5,000달러)로 제한해 아우디 RS5를 탄다고 말한다. 하지만 손목에는 BMW 보다 비싼 시계를 차고 있다.
4년 전 그는 친구들로부터 지출이 너무 심하다는 비판을 받고는 3일 간 홈리스 생활을 해보았다. 지갑, 전화, 신분증을 모두 집에 두고 빅토리아 시크릿 파자마에 1,000달러짜리 샤넬 구두만 신은 채였다. 그는 기부 받은 음식들을 얻느라 줄도 서보고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잠이 들었다가 쫓겨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후 그는 부모의 재정적 지원을 진심으로 감사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 전에는 가격표를 본 적이 없었어요. 지금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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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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