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은행 ‘금융사기 방지 세미나’지상중계
▶ 인근 차에서 정보 다운로드 수법 지능화, ‘거액 행운권 당첨’등 고전적 방법도 여전

18일 한미은행이 개최한 금융사기 방지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FBI 윌리엄 머독 요원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류정일 기자>
각종 사기와 사이버 범죄, ID 도용 등이 한인사회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한미은행(행장 금종국)이 한인은행 가운데는 처음으로 현직 연방수사국(FBI) 요원을 초청해 금융사기 방지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 18일 LA 한인타운 옥스포드 팔레스 호텔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FBI의 수퍼바이저리 스페셜 에이전트인 윌리엄 머독은“현직 FBI 요원인 나에게도 수많은 사기 시도가 있을 정도로 위험이 만연해 있다”고 말했다. 30여명의 참석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이날 머독 요원의 강연 내용을 지상 중계한다.
■지능화, 첨단화되는 개인정보 사냥
FBI LA 필드 오피스는 최근 3인조 ID 도용 범죄자를 체포했다. 이들은 LA 인근의 60여개 개스스테이션 주유기 카드 리더에 전자적으로 카드 정보를 복사하는 스키밍 장비를 장착하고 4만여명의 개인정보를 빼돌렸다.
피해자의 데빗 또는 크레딧카드의 소유자 이름과 고유번호, 유효기간은 물론, PIN 넘버와 집(zip) 코드까지 한꺼번에 복사했다. 놀라운 것은 복사과정에서 이들이 스키밍 장비를 다시 회수하지 않고 인근에 주차하고 차 안에서 원격으로 랩탑에 다운로드 받았다는 사실이다.
머독 요원은 “근거리 통신기술인 블루투스를 악용한 유사한 범죄가 늘고 있다”며 “매일 믿고 찾는 대형 그로서리 스토어의 카드 리더에도 직원들이 한눈을 파는 사이에 스키밍 장비를 몰래 설치해 식료품을 사고 결제한 고객들의 카드정보를 탈취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빼돌린 개인정보는 당장 무단결제로 이어지고 시차를 둔 뒤 새로운 카드로 재활용된다. 이때 사용되는 방법이 ‘버스트 아웃’(bust outs)이다. 무단 발급된 카드를 결제와 입금을 반복해 한도를 높인 뒤 일정시점이 되면 최대한으로 사용하고 갚지 않는 방법을 뜻한다. 피해에 대해서는 금융회사가 보상해 주기 때문에 금전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지만 크레딧 스코어는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은행 ATM도 주의해야 한다. 카드 투입구의 스키밍 장비만 주의할 게 아니라 바로 옆 브로셔 등을 담아두는 박스 등으로 위장한 몰래 카메라도 주의대상이다. 초소형 고성능 카메라가 장착돼 카드 번호와 PIN 넘버를 실시간을 촬영하기 때문이다.
■고전적인 사기수법도 여전히 활개
이제는 그런 속임수에 ‘누가 속을까?’ 싶지만 고전적인 사기수법은 여전히 통용된다. 대표적인 것이 당첨사기다. 5만달러 행운권에 당첨돼 축하한다는 레터와 5,000달러 체크가 집에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우선 10분의 1을 상금으로 드리니 수수료 2,000달러만 보내주면 나머지 금액도 보내준다고 꼬드긴다.
공포상황을 연출한 뒤 공황상태인 피해자로부터 돈을 뜯어가는 수법도 여전하다. 걸려온 전화에서 여성의 비명소리가 들리고 곧이어 낯선 목소리가 “손녀를 인질로 잡고 있으니 돈을 입금하라”고 협박하는 식이다.
로맨스 사기도 빼놓을 수 없다. 외로운 이들을 노린 범죄로 온라인 데이트 웹사이트를 통해 주로 이뤄지며 사진을 주고받고 원거리 연애를 하는 듯 결국 결혼을 약속하고 이런저런 구실로 돈을 송금 받는 수법이다. 머독 요원은 “실제 유럽의 한 여성이 작업해 놓은 로맨스 사기에 빠진 한 남성은 50만달러를 피해본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사기극에 빠져 피해보지 않는 방법
인터넷을 이용할 때는 기본적으로 ID와 패스워드를 활용하고 PIN 넘버도 넣는다면 더 좋다. 여기에 나만이 아는 비밀문답까지 활용할 수 있다면 보안수준은 단연 최강이 된다. 여기에 온라인 샤핑 등 결제를 해야 한다면 보안 웹사이트인 ‘https’로 시작하는 곳을 이용해야 한다. 보통의 ‘http’에 보안(secure)을 의미하는 ‘s’가 붙은 것이다.
각종 우편물에 담긴 소소한 개인정보라도 보호하려면 버릴 때 완벽하게 분쇄해서 폐기처분하고 이상한 전화는 당장 끊는 것이 좋다. 미안해할 필요가 없으며 당장 끊기 힘들면 “내가 알아보고 전화하겠다”고 말한 뒤 끊어도 된다.
음식점 등에서 카드를 맡기는 직원이 미심쩍다면 휴대용 카드 리더가 있냐고 묻고 가져와서 결제해 달라고 요구해도 된다. 그러나 불가능하면 직원이 들고 가는 내 카드에서 눈을 떼지 말고 지켜보는 것이 좋다.
이밖에 개인당 일년에 한차례 무료인 크레딧 리포트를 확인하고 트랜스유니언, 에퀴팩스, 엑스페리언 등 3대 신용정보회사의 서비스 중 하나를 등록해 사용하길 머독 요원은 권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르는 사람에게 돈을 주지 말라’는 것이다”며 “돈을 보낸 뒤에도 의심되면 당장 은행 등에 연락해 협조를 구하고 지급을 정지시키는 식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류정일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