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유명 건축물 시리즈
▶ 싸이악(SCI-Arc) <하>, 나우재단 책임자 이의성, USC·UCLA 건축과에 앨리스 김·도리스 성 등 한인들 영향력 커져

설계 발표 준비 중인 싸이악의 설계 스튜디오 모습. 매 학기마다 설계 발표회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작업을 소개한다. 학 교 관계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구경할 수 있다.
현재 싸이악 건물로 쓰고 있는 건물은 원래 기차역으로 설계되었고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모은 오렌지를미국 전국으로 실어 나르는 곳이었다.
그러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기차 화물 수송이 트럭에 밀려서 사그라졌다. 게다가 로스앤젤레스의 오렌지 밭이 경쟁력을 잃으면서 없어지고 그 여파가 기차역에까지 미쳤다. 이때부터 기차역과 주변 건물이 비기 시작했다.
사실 동네가 완전히 비어 있던 것은 아니었다. 일부 건물에는 가난한 예술가들이 이미 1960년대 말부터 헐값에 임대하여 작업실 겸 생활공간으로 쓰고 있었다. 정부가 억지로 이곳을 예술가 지역으로 지정한 것은 아니고 현실을 파악한 후 가능성을 보고 추진한 것이다. 기차역으로 지어졌지만 새롭게 개조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학교로 지어진 건물이면 좋았겠지만 불평할 입장이 아니었다. 싸이악 입장에서는 집 주인 눈치 안 보고 이건물을 저렴한 비용으로 장기간 임대할 수 있으니 감지덕지한 상황이었다.
시기적으로 싸이악과 시 정부간에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져 새로운 시설로 재탄생하게 된 것이다.
설계는 싸이악의 학부에서 설계를 가르치던 게리 페이지가 맡았다. 건물 규모에 비해 예산이 턱없이 부족했기에 최소한의 부분만 바꾸었다.
추후 부분별로 수정하면서 보다 나은 시설로 변모해 가고 있다. 싸이악이 옮겨 온 후 더 많이 버려진 창고가 주거용으로 바뀌고 있고 음식점이나 까페도 생겨났다. 싸이악을 바라보고 건축 전문 서점도 들어선 적이있었는데 얼마 못 버티고 문을 닫았다. 아직 건축 전문 서점이 올 정도로 싸이악의 영향력이 크지는 않았지만차츰 지역 사회에구심점을 할 정도의 역할을 할 정도로 힘을 키워갔다.
예술 구역 주변에서 영화를 찍는 횟수도 많이 늘어났다. 이렇게 함으로써 동네가 많이 안정되어 갔다. 싸이악의 영향이 컸다.
한편 싸이악이 이사오면서 앞 공터는 공용 주차장으로 쓰고 있었는데 동네가 안정되면서 땅값도 많이뛴 것 같다. 2005년 즈음 어느 부동산 개발업자가 이 땅을 사서 건물을 지을 예정이라고 울타리를 쳐버렸다.
갑작스레 주차장의 반 이상이 없어졌다. 이렇게 이웃은 생각 안 하고 자기만 돈 벌려고 달려드는 사람들이 있다. 싸이악에서 힘을 써서인지 아직까지 건물을 짓지는 않고 있다. 싸이악의 길 건너에는 원 산타페라는 주상 복합 건물이 들어섰다. 엄청나게 큰 이 건물의 일부는 싸이악 학생들이 거주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미술 전문 서점도 2016년 2월에 이사왔다. 보다 동네가 안정되어 가면서 더 나은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는 것같아 보인다.
2011년에는 반갑고 놀라운 일이 있었다. 싸이악이 2,310만달러라는 거금의 재원을 마련하여 아예 건물을 사버렸다. 학교 개교한 지 거의 40년만에 드디어 안정된 캠퍼스를 갖게 된 것이다.
싸이악 출신 졸업생으로는 칼폴리에서 싸이악으로 옮겨와 1회 졸업한 마이클 로톤디를 비롯해 히토시 아베(현 UCLA 건축학과장), 시게루 반(Shigeru Ban Architects 대표) 등이 있다. 시게루 반은 2014년 프리츠커 상수상자이다. 졸업생 중에 일본인 유명인사가 많은데 한국에도 유명세는 떨어지지만 싸이악 출신이 많이 활동하고 있다. 싸이악에서는 학기 중 거의 매주 수요일 저녁 7시에 유명 건축가를 초청하여 강연하게 하고 있다. 이프로그램은 일반인도 참석할 수 있고, 인터넷으로도 실시간으로 강연을 시청할 수 있다. 웹사이트 www.
sciarc.edu/live.
참고로 로스앤젤레스의 건축 대학은 여러 개가 있지만, 대표적인 학교로 3개를 꼽는다. 싸이악도 이 중 하나이고, 나머지 둘은 USC와 UCLA이다. USC에는 건축과가 1925년에 세워져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다. 케이스 스터디 주택 시리즈의 많은 주택이 이 학교 사람들에 의해 설계되었다. 프랭크게리와 탐 메인을 비롯한 많은 수의 졸업생이 있다. 2006년에는 중국인 칭윤마가 건축 대학 학장으로 취임하면서 설계 분위기가 상당히 많이 바뀌었고 다양한 방법으로 건축을 풀어가도록 교육하고 있다.
UCLA에는 건축과가 1964년에 세워졌다.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지만 꾸준히 유명 건축가를 교수로 초빙하여 학교의 수준을 끌어 올렸다.
1970~80년대에는 찰스 무어가 학교를 이끌었고 1990년대부터는 탐 메인, 닐 드나리, 그렉 린 등을 영입하여 세계 어느 학교 부럽지 않은 교수진을 꾸렸다. 2010년부터 일본인 히토시 아베가 건축학과장을 맡고 있다. UCLA에는 건축과가 독립되어 있지 않고 예술건축대학에 속해 있다. 로스앤젤레스의 3개 학교 중 2개의 건축과를 이끄는 사람이 중국인, 일본인이다. 이 두 나라의 건축의 위상이 상당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국인 중에는 이의성, 앨리스 김, 도리스 성 등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의성은 칭윤마를 도와 USC에서 건축대학원을 이끌다가 2016년 현재는 UCLA에서 나우재단의 책임자를 맡고 있다.
도시나 건축 설계의 이론적 뒷받침을 담당하고 있다. 설계가 단순히 예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과정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앨리스김과 도리스성은 모두 현재 USC에서 설계를 가르치고 있다.
조만간 한국 건축의 위상도 높아지는 날을 기대해 본다.

건축대학이다 보니 곳곳에 실험적인 설치물을 볼 수 있다. 이곳에는 벽에 목재를 가공해서 출렁이는 벽면을 설치했다. 매력적이다.
블로그 http://blog.naver.com/geocrow
<
건축가 김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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