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손목자 글로벌 어린이재단 창립멤버 겸 전 이사장

결식아동 돕기 서울 바자에 참석한 손목자 전 이사장(맨 왼쪽)과 워싱턴 지부 회원들(왼쪽). 손목자 전 이사장.
‘이 땅에 굶는 어린이가 없게 하자’는 어머니들의 마음이 모여 시작된 글로벌 어린이재단(GCF)이 어느 새 창립 20여년을 눈앞에 두고 명실상부한 아동구호 국제기관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한국에 IMF 위기가 닥친 후 1998년 메릴랜드 포토맥 소재 손목자 전 이사장 자택에 모인 10여명의 어머니들이 의기투합, 결성됐다. 창립 멤버로 손 전이사장을 비롯 방숙자, 백혜원, 이경자, 유분자 씨 등이 참여했다. 18년의 긴 세월이 흐른 동안 한결같은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씨앗이 되어 싹이 트고 희망나무가 되어 세상을 푸르게 하고 있다. 재단 창립 멤버로 사무총장, 총회장, 이사장 등을 두루 역임하고 지난해 연말 이사장 임기를 끝낸 손목자 전이사장으로부터 글로벌 어린이재단과 ‘나누는 삶’에 대해 들어보았다.
기금 100% 모두 불우어린이에 전달
젊은 세대들 동참, 숭고한 뜻 이어가길
●지역사회 불우어린이 돕기
글로벌 어린이재단(GCF, Global Children Foundation) 워싱턴 지부와 버지니아 지부를 비롯한 워싱턴 지역에는 현재 200여명의 회원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미주 여러 지부와 캐나다, 한국, 홍콩, 일본 등 총 21개 지부에 5,000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1998년부터 현재까지 18년간 32개 국가 40여만명의 빈곤 어린이들을 위해 총 338만3,736달러를 후원했다.
매년 25만달러를 상회하는 결식아동 후원 수혜지역은 보통 4월말까지 추천과 신청을 받고 이사회에서 결정, 이듬해부터 도와주게 된다.
손 전 이사장은 북한, 중국 연변의 탈북아동, 북한, 키르기스탄, 케냐 등 현장을 직접 가보고 결식아동들의 어려운 현장을 돌아보았다.
특히 유크레인을 방문했을 때 새 운동화를 선물받은 어린이가 운동화 신기가 아까워 품에 안고 있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밟힌다. 그동안 글로벌 어린이재단은 2011년 일본 쓰나미 피해 아동, 2013년 필리핀 태풍 피해 어린이 돕기 등 세계 각지에서 재난을 당한 어린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꾸준히 돕고 있다.
다음달 초에는 지난 4월 지진 피해를 당한 에콰도르 어린이 돕기 성금으로 3만 달러를 DC소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직접 전할 예정이다.
“결식아동에게 급식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과테말라나 케냐, 아프리카 빈민가 아동에게는 돼지나 양, 닭을 사줘 자립을 돕고 있어요. 가축을 키워서 학비를 마련하고 생활에 보탬이 되게 합니다. 경제적, 사회적 위기나 천재지변으로 생긴 결식아동과 소년소녀 가장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희망을 전하는 것 이지요.”
●워싱턴 지역 어머니가 창단
지역사회 봉사 뿐 아니라 세계적인 봉사단체로 성장한 글로벌 어린이재단은 워싱턴 지역 어머니들이 시작했다.‘어떻게 해서든 엄마들이 아이들을 먹여야겠다’는 어머니들이 2만 달러를 모아 1998년 한국으로 보낸 것이 시작이었다.
“98년 나라사랑어머니회로 출발할 당시 헌장이 ‘부모는 아이들을 먹이고 길러야 할 의무가 있고, 자식들은 보호를 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 였어요. 그 옛날 부모가 아이들 밥을 못 먹일 때는 옆집 어른들이 거둬 먹인 것처럼 우리 아이들이 굶지 않도록 사회 공동체 전체가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아이들을 다 키워놓은 50-70대 어머니들이 모인 ‘나라사랑어머니회’는 수년 후 한국 경제가 제자리를 찾으면서 결식아동대상에서 세계의 불우아동을 대상으로 하며 ‘글로벌 어린이재단’으로 성장했다.
●한푼이라도 더 아이들에게
글로벌 어린이 재단의 또 하나 특징은 재정의 투명성이다.
바자회나 총회 항공료, 숙박, 식비 등 모두 회원들 자비부담이다. 회비로 모은 기금은 단 1달러로 허투루 쓰지 않고 100% 불우어린이들에게 전달된다. 글로벌 어린이재단의 성장에는 이렇게 순수하고 투명한 재정 관리가 밑받침이 되었다.
1년에 한번 10월에 서울 이화여고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리는 연례 바자에는 워싱턴, 버지니아, 뉴욕, 일본, 홍콩 등지에서 매년 70-100여 회원이 참여한다.
1억-6,000여만원 정도의 바자 수익금은 원금을 포함해 전액 한국 저소득층 공부방 어린이와 소외된 낙도 및 농촌 지역 어린이, 장애아동을 위해 쓰인다. 17년간 연례 바자회에 참여중이다.
각 지부 임원들은 가을 바자에 앞서 한국에서 어떤 물건이 인기있나 시장 조사한 다음 구매에 나선다. 백화점 세일이나 멀리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지역에 산재해 있는 아웃렛 몰 까지 가는 발품을 팔며 좋은 물건을 사서 한국에 들고 가서 판다. 일명 ‘보따리 장사’다.
“아이들을 도울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어떤 고생도 기쁨으로 헤쳐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 나눔과 봉사의 삶
손 전 이사장은 1942년 함경북도에서 6남매 중 맏이로 태어나 6.25 전쟁이 터진 해 인천으로 월남해 살다가 북한군의 공습으로 피란가다 대전에 정착, 그 곳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친 후 서울 중앙대 약대에 진학, 약사가 됐다.
이후 육사 출신 손영환(현 아이 글로벌 대학 총장) 육군 중위를 운명처럼 만나 1968년 결혼했으며 1969년 유학중인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왔다.
뉴저지에서 10년을 살다가 1979년 워싱턴에 정착, 남편이 설립한 IT 기업의 재정담당부서 부회장으로 21년간 일했다. 이 기업은 인천공항 건설부터 완공까지 10년간(1992-2002) 테크놀러지 부문 공사를 맡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지금도 손영환 총장과 인천공항을 가게 되면 느낌이 새롭고 자랑스럽다.
이후 98년 재단 창립이후 부터는 세계결식 아동돕기에 헌신하고 있다. 손 박사와의 슬하에 두 아들 진(Gene), 에드워드(Edward) 씨는 모두 장성해 가족을 이뤄 살고 있다.
●회원 늘리기 운동
글로벌 어린이 재단 21개 지부가 매년 4월 ‘회원의 날’ 연례행사를 열고 기금을 모은다.
6월 이사회에 이어 7월 LA 총회에서는 2년 임기의 새 총회장을 선출한다. 10월에는 서울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리는 결식아동돕기 바자가 예정돼 있다. 글로벌어린이재단 한 달 회비는 10달러, 1년 120달러이며 평생회원은 1,000달러.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아이들 돕기에 전념하겠다는 손 전 이사장은 “형편이 어려워 부모가 잘 건사 못해도 우리 사회 공동체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신경 써 먹여 주면 어떤 아이든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전쟁, 사회적인 문제, 경제 위기 등 어찌할 수 없는 문제에 놓인 어린이들을 돕는 글로벌 어린이재단에 많은 어머니들이 동참하기를 기대합니다. 재단의 미래를 위해 젊은 세대들이 많이 들어와 순수한 마음을 나누고 좋은 뜻을 이어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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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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