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자금 빚에 렌트 치솟아, 대학졸업 후 독립 안해
▶ 부모와 관계 더 좋아져
밀레니얼 세대에 속한 젊은이들이 대학졸업 후 부모 품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18~34세 연령그룹의 주거형태 중 부모와의 동거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퓨 리서치 센터가 가장 최근치인 2014년도 센서스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32%가 부모의 집에서 지내고 있고 14%는 혼자 살거나 룸메이트와 생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부모와의 동거기간도 길어지는 추세다. 구직사이트인 인디드(Indeed)가 얼마전 실시한 서베이에서 올해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의 36%는 최소한 1년 이상 부모 집에서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인디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타라 싱클레어는 “자녀의 신속한 자립을 요구하는 부모의 압박이 예전처럼 심하지 않다”고 말한다.
2016년 졸업생들은 행운아들이다. 노동시장이 수년래 최상의 상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홀로서기에 호의적인 여건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늦추려는 젊은이들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부모의 집에서 지내는 밀레니얼들의 비율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수십년 동안 중간 결혼연령은 꾸준한 상승했다. 현재 여성의 중간 결혼연령은 27세, 남성은 29세로 지난 1960년도의 여성 20세, 남성 23세에 비해 크게 늦춰졌다.
싱클레어는 “과거의 경우 결혼할 때까지 자녀는 부모와 함께 생활했다”며 “아마도 우리는 이전의 관습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보태 느려터진 임금상승 속도와 하늘을 찌르는 도심지역의 렌트 탓에 일부 대졸자들은 독립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경제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고용은 늘어났지만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신규 대졸자들의 봉급은 여전히 경기침체 이전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대학졸업생들이 사상 최고수준의 학자금 빚을 짊어진 채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것도 문제다.
올해 대졸자들은 1인당 평균 3만7,000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
재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졸업 후 집으로 돌아가는 것은 학비 융자금을 갚고 부모로부터 독립하는데 필요한 비상기금을 비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달 샌디에고 주립대학을 졸업한 타일러 허키메이어(21)는 베니핏이 빵빵한 일자리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옛집’으로 돌아왔다. 직장은퇴연금 401(k)와 체육관 회원권, 업무용 셀폰과 차량까지 제공받는 좋은 조건으로 취업했지만 방을 얻는 대신 부모에게 기대는 쪽을 선택했다.
타일러와 마찬가지로 밀레니얼 세대는 부모에게 얹혀살면서 첫 번째 내집 장만이라든지 은퇴와 같은 인생의 이정표적 사건에 대비해 저축하길 원한다.
대학졸업 후 집으로 돌아가는데 따라붙던 오명도 거의 사라졌고 부모와의 관계가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 역시 밀레니얼 세대의 유턴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US 뱅크의 자산관리 담당 수석 수석 부사장인 앤지 오리어리는 “밀레니얼들은 부모를 좋아한다”며 “이들 사이의 역학관계는 이전 세대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성한 자녀를 집에 두는 것은 경제적으로 부담스런 일이다. 특히 은퇴가 임박한 부모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의료비, 자동차보험, 식료품비에서 넷플렉스 사용료에 이르기까지 감춰진 경비가 지뢰처럼 곳곳에 깔려 있다. 자칫하다간 애써 비축해둔 노후자금이 날아간다.
오리어리는 자녀를 무한정 품고 있지 말고 1년에서 2년, 혹은 2년에서 3년 등 한 지붕 아래서 함께 지낼 수 있는 일정한 ‘시간의 틀’을 짜라고 권한다.
자녀가 제 발로 설 때까지 부모가 보조역을 감당하는 것은 좋으나 목표가 ‘완전 독립’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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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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