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기 비즈니스 활기
▶ 9.11 테러 때 매출 최고, 대선 앞두고 수요 늘어, 대형제품은 수작업으로

위스콘신 주 오크 크릭의 에더 플래그 매뉴팩처링 컴퍼니에서 마리아 에스페란자가 성조기에 바느질을 하고 있다.
성조기 비즈니스는 여름철이 대목이다.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기점으로 ‘국기의 날’(Flag Day)을 거쳐 독립기념일에 이르는 기간에 성조기는 불티나게 팔린다. 대선이 치러지는 올해는 예년보다 높은 매출이 예상된다.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과 민주당의 전당대회 등 큼직한 대선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크고 작은 정치적 이벤트가 열리는 곳은 의례히 성조기의 물결로 뒤덮이게 마련이다
위스콘신 주 오크 크릭에 위치한 ‘에더 플래그 매뉴팩처링’의 매출도 전년 동기대비 15%가 늘어났다.
되살아난 건축경기도 플래그 비즈니스(flag business)를 띄우는데 동력을 보탰다. 새 건물에 게양할 국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더(Eder)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조디 고글리오는 “국기 사업을 지탱하는 버팀목은 누가 뭐래도 애국심”이라고 말했다.
에더는 100여년의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깃발전문 제조 및 판매업체다.
1887년 가내수공업으로 출발해 베개와 펠트 페넌트, 헝겊인형과 사냥복을 주로 만들다가 깃발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성조기 비즈니스는 2001년 9.11 테러참사 이후 매출이 급성장했다.
에더 역시 9.11에 뒤이은 1주일간 성조기 관련 상품을 300만개나 팔았다. 성조기가 주를 이루었지만 양복 옷섶에 다는 성조기문양의 버튼을 찾는 사람들도 많았다.
애국심으로 무장한 시민들은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려가며 성조기를 구입했고 끊임없이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에더는 연이어 밤샘작업을 벌였다.
애국심에는 남녀노소의 구별이 없었다. 걸스카웃 대원들은 참전용사 묘지에 소형 국기를 꽂으며 한나절을 보냈다.
고글리오의 말대로 전 국민이 성조기를 들고 총출동한 듯한 분위기였다.
성조기 매출은 미국 경제가 심각한 침체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감소했다. 애국심이 수그러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건설경기 후퇴로 국기를 필요로 하는 신축 건물이 줄어든 탓이었다.
그러나 급감했던 수요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현재 성조기 시장은 다시 가열되고 있다. 매출을 끌어올리는 요인은 선거다. 물론 그 바탕에는 애국심이 깔려 있다.
고글리오는 “조만간 국기 수요가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동안 현재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에더는 성조기뿐 아니라 각 주의 주기와 만국기, 맞춤 깃발, 배너 등을 판매한다.
가장 인기 있는 성조기 버전인 ‘올드 글로리’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3피트와 5피트다. 그러나 가로와 세로의 길이가 50피트와 80피트 짜리 초대형 국기도 재고가 꽤 있다. 특별주문에 따라 이보다 더 큰 국기를 만들기도 한다.
에더는 배너의 경우 트렌드를 쫒아가는 편이지만 성조기에 관한 한 보수적인 입장을 고집한다.
고글리오는 “우리는 대단히 전통적인 상품을 판매한다”며 “1940년대 사진 속에 등장하는 국기와 우리가 만드는 성조기는 대단히 흡사하다”고 강조했다.
수작업으로 제조하는 국기도 있다.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피트와 80피트인 초대형 성조기는 무게만 119파운드이며 손바느질을 통해 만든다. 미국의 50개 주를 상징하는 50개의 별도 하나하나 손으로 붙인다.
에더의 생산직 직원은 120명으로 이 중에는 손으로 직접 수를 놓는 기능공과 만국기 제작전문가도 있다.
에더는 불쾌감을 주거나 문제의 소지가 있는 깃발은 만들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남북전쟁 당시 남부의 국기였던 연합기(Confederate flag) 제작과 판매를 중단했다.
남부연합의 상징에 대한 대중의 반발정서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고글리오는 누군가 헤졌거나 손상된 성조기를 게양하는 것을 볼 때마다 울화가 치민다고 했다. 국기의 의미를 훼손하는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국가의 상징인 국기는 품위 있게 은퇴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성조기는 중국에서 상당수가 제작된다. ‘메이드 인 차이나’ 성조기다.
고글리오는 “다른 것은 몰라도 미국의 상징인 성조기는 반드시 국내에서 제작돼야 한다”는 선친의 가르침을 가슴 속에 새겨놓았다고 했다.
해군 복무 경험이 있는 그는 “전반적으로 국내산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며 “100% 미국산 성조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단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에더는 오크 크릭과 와우와토사에 점포를 둔 플래어 센터를 비롯, 전국의 5,000개 독립 딜러십을 통해 깃발을 판매한다.
올해 들어 이제까지 플래그센터의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크게 올랐다.
건설경기 회복으로 신축건물이 늘어나면서 깃대와 깃발 수요가 늘어난 것이 부분적인 이유로 꼽힌다.
최근 플래그센터의 소유주 탐 플러스터는 메이플 블러프에 자리 잡은 주지사 관저에 70피트 높이의 알루미늄 깃대를 설치했다. 수년간 바람에 노출된 원래의 깃대가 풍화작용으로 손상됐기 때문이다. 높이가 꽤 있다 보니 깃대 설치작업은 만만치 않았다.
크레인을 동원해 뽑아낸 이전의 깃대를 주지사 관저 건물 위로 들어 올리는 제법 도전적인 과정을 거쳐야 했다.
플러스터는 “깃발 비즈니스를 하다보면 매일 다른 도전을 받게 된다”며 “주지사 관저 깃대 설치도 그 중 하나인데 어렵다기보다는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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