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 조사 저널 연구 현금 지불에 ‘괴로움’ 느껴 지불액에 높은 가치 부여 크레딧 카드 비현실감에 필요 이상 구입하게 돼
주머니에 현금도 두둑이 있고 한도액이 높은 크레딧 카드도 있다. 백화점 샤핑을 원 없이 즐긴 뒤 계산대 앞에 섰다.
현금 레지스터에 찍힌 금액은1,000달러. 현금으로 낼까, 카드를 긁을까? 구매자의 당시 재정 상황과 선호도에 따라 지불 수단이 결정되겠지만 구매자가 느끼는 가치는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금액을 지불하면서도 현금으로 지불할 때 느껴지는 가치가 훨씬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토론토 스카버로 대학의 아브니 M. 샤 마케팅학과 교수팀이‘ 소비자 조사 저널’ (the Journal of ConsumerResearch)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현금으로 지불할 때 약간의 ‘고통’ 느끼기 때문에 현금 지불액에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샤 교수의 연구 동기는 본인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어느 날 커피숍에서 좋아하는 라테를 주문하고 지갑을 열어보니 평소습관처럼 사용하던 직불카드가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많지 않은 금액이라 현금으로 라테를 구입했는데 그날따라 커피 맛이 훨씬 더 맛있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직불 카드나 크레딧카드로 구입했다면 평소처럼 그저 그랬을 커피 맛이 현금으로 샀기 때문에 더 맛있게 느껴졌던 것일까? 샤 교수는 이같은 가정을 증명하기 위해 즉시 연구에 돌입했다. 샤 교수는 박사학위를 위해 재학 중이던 듀크 대학의 교직원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학교 로고가 새겨진 머그잔을 단돈 2달러에 판매했는데 한그룹에게는 현금으로만 구입하게 했고 다른 그룹은 크레딧 카드를 사용하도록 했다. 교직원들이 머그잔을 싼 가격에 구입했다는 기쁨도 잠시.
약 2시간이 지난 뒤 사 교수는 구입자들을 찾아가 잘못 팔았기 때문에 되팔아 달라고 요청했다. 구입자들의 반감을 줄이기 위해 일단 팔고싶은 가격을 먼저 제시해 달라는 요청부터 전달했다. 그랬더니 크레딧카드로 구입한 교직원들은 평균 약3.83달러를 받으면 된다고‘ 겸손’하게말한 반면 현금 구입자들은 평균 약6.71달러의 ‘바가지’ 가격표를 달았다. 샤 교수에 따르면 머그잔을 되팔지 않겠다며 손사래를 친 현금 구입자까지 있었다고 한다.
샤 교수의 두 번째 실험은 기부를 실험 수단을 선택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모두 5달러씩을 제공한 뒤 자선 단체 3곳 중 한곳에 기부하도록했다. 그런데 참가자 중 한 그룹은 현금으로 5달러를 지급받은 반면 나머지 그룹은 같은 금액의 기부권을 제공 받았다. 그런 다음 참가자들에게는 기부 기념으로 옷에 달 수 있는 리본도 함께 제공됐다.
참가자들 중 기부를 한 뒤 옷에 리본을 부착한 비율이 현금 기부자와기부권 기부자 간 크게 차이가 났다.
현금 기부자 중 리본을 자랑스럽게 옷에 단 사람은 절반 가까이 됐지만 기부권 기부자 중에는 고작 14%만 리본을 착용했다.
남의 돈으로 한 기부인데도 현금으로 기부할 때 더 높은 가치를 느끼게 된다는 실험 결과다.
샤 교슈는 “소비자들은 모든 지불수단 중 현금 지불에 ‘괴로움’을 가장 많이 느낀다”며 “개인 수표를 사용할 때도 비슷한 효과가 나타난다”고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다른 조사에서는 개인 수표를 사용하는 기부자의 경우 크레딧 카드사용자에 비해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는 크레딧 카드나 최근 사용되는 여러 디지털 지불 수단의 현실감이 현금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다.
샤 교수에 따르면 크레딧 카드의 비현실감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구입하게 되는 소비자들도 많다. 크레딧카드 소비자들은 현금 구매자들에비해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도떨어지는 경향을 보이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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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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