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제조업체 유치 이후 무법천지 국제 장터 변해
▶ 적발하면 이름 바꿔 판매
간호사인 제이미 훼이리는 아마존 덕분에 지난 몇 년간 짭짤한 수입을 올렸지만 이젠 정나미가 떨어졌다고 말한다.
출발은 좋았다. 아마존에서 침구사업을 시작한 후 채 3년도 안돼 연7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훼일리 부부의 특허상품인 베드밴드(BedBand)는 충격완화 고무줄인쇼크 코드, 꺽쇠와 자물쇠 등 3개의부품으로 구성된 침대보 고정장치다.
베드밴드는 아마존에 선을 보이자마자 하루 200세트(개당 13.99달러)씩 팔리면서 지난 2013년 가정/키친용품 부문에서 가장 잘나가는 200대아이템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
그러나 2015년 중반에 이르자 비즈니스는 엉망이 되어버렸다. 판매고는 반토막이 났고 경영난에 부딪힌 훼일리는 8명의 직원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다.
파도처럼 밀려든 중국산 짝퉁의 저가공세와 돈을 주고 구입한 엉터리리뷰에 편승해 셀러 순위의 상단부로 뛰어올랐다.
훼일리는 아직도 매출의 90%를 아마존에 의존한다. 그러나 아마존 사이트로 쏠리는 트래픽을 자체 웹사이트로 돌리고 다른 소매업자들과 제휴하는데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그녀는 아마존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상실했다고 말했다.
아마존 셀러들을 대상으로 서베이를 해보면 훼일리가 제기한 짝퉁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금방 알 수 있다.
지구상의 모든 물품을 최저가로 공급하는데 주력하는 아마존은 무제한의 재고를 지닌 세계 최대의 벼룩시장으로 변모했다. 한마디로 그곳은 거대하고 혼잡스러우며 종종 법마저 길을 잃고 실종되는‘ 국제 장터’다.
만성적인 짝퉁 문제는 아마존이 올해 중국 제조업체들을 방대한 물류사업에 깊숙이 끌어들이면서 대대적인 폭발을 일으켰다.
아마존 상인들은 그들의 판매고를 작살낸 범인이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주범을 찾아내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페이스북과 왓스 APP는 셀러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전략적인 해결방법을 공동으로 모색할 수 있도록 각기 단체를 결성했다.
이들 중 페이스북이 조직한 단체는 지난 5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600명의 회원들이 아마존에서 ‘두더지잡기 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회원들은 그들이 디자인한 T-셔츠, 커피 머그와 아이폰 케이스 등이 말도 안되는 싼 가격에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말했다.
마치 두더지잡기 게임처럼 회원들이 닥치는 대로 짝퉁을 두드리지만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위조품을 죄다 잡아내기는 역부족이다.
아마존 분기 매출의 40% 이상은 전자매장이 없는 외부 상인들을 통해 이뤄진다. 3자 장터가 대폭 확대됐다는 의미다.
외부 상인들의 참여 확대는 아마존이 중국 제조업자들에게 수문을 개방하면서 발생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 상인들은 아마존의 지구촌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기 위해 중간상을 통한다든지유명 브랜드나 유통업체의 라벨을 붙여 판매하는 방식에 의존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 중국 제조업체들은 아마존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그들의 상품을 아마존의 오프라인 물류센터인 풀필먼트센터까지 직접 운송한다.
중국에 기반을 둔 셀러들이 아마존 장터에서 올리는 매출은 2015년한 해 동안 무려 2배로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아마존의 전체 수입은20% 성장했다.
비판론자들은 아마존이 중국의 저가상품을 확보하는데 급급해 위조품의 유입을 차단하는데 필요한 장치를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고 비난한다.
게다가 서로 다른 셀러들의 상품을 한데 섞어놓는 재고관리방식을 택하기 때문에 위조품을 만든 셀러가아마존 물류센터로 보낸 짝퉁을 다른 셀러가 판매할 수도 있다.
판매업자와 접촉하는 유일한 방법은 사이트에 떠 있는 ‘Ask a Question’버튼을 눌러 돌직구를 날리는것이지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짝퉁판매업자가 범법행위를 인정할리 없기 때문이다.
캐나다 구스의 유명제품 ‘익스피디션 파카’는 자체 공식 사이트에선1,000달러로 가격이 매겨져 있지만 아마존에선 여러 짝퉁 딜러들에 의해 650달러 미만에 판매된다.
최근에는 잘나가는 전자매장 사이트에 침투해 동일한 위조품을 저가에 포스팅하는 이른바‘ 하이재킹’ 수법까지 등장했다.
스틸타임이라는 브랜드로 장식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업주 주디 버그만은 짝퉁 상인들이 자신의 사이트에 인기상품인 17.99달러짜리 양면진주 귀걸이를 10달러도 안되는 가격에 포스팅 한다며 어이없어 했다.
고객들은 스틸타임 정품인줄 알고싼 가격의 제품을 다투어 구입한다.
사기도 이 정도면 예술의 경지다.
정품이 가짜에 밀려 외면을 당하고 짝퉁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잇따라 부정적인 리뷰를 남겨 오리지널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손상된다.
아마존은 위조품방지를 위한 자체규정을 제정하고 적발된 셀러들을 사이트에서 추방한다. 그러나 재빨리 이름을 바꿔가며 추방 즉시 다시 론칭을 하는 짝퉁업체에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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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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