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스LA 식당 에브리테이블의 파격적 시도
▶ 저소득층 지역 주민들에게 외식은 패스트푸드뿐, 싱싱하고 건강한 음식 값싸게 제공하려는 실험

사우스 LA에 문을 연 에브리테이블의 공동 창업자 데이빗 포스터(왼쪽)와 샘 폴크. 저소득층 지역주민들이 부담 없는 가격에 건강 한 음식을 먹게 하기 위해 이들은 새로운 식당 운영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에브리테이블이 제공하는 음식들. 메뉴는 다 양하지만 가격은 모두 4달러50센트 이하이다.
LA의 빈곤층 거주지역인 사우스 LA에 최근 특이한 식당이 문을 열었다. 에브리테이블(Everytable)이라는 이름의 이 식당에서는 신선한 건강식 메뉴들을 다양하게 제공하지만 가격이 제한되어 있다. 제일 비싼 메뉴인 자메이카 식 닭고기 보울의 가격이 4달러50센트이다. 인근 패스트푸드 식당의 음식가격 수준에 맞춘 것이다. 패스트푸드 밖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저소득층 지역에 건강한 식사를 제공하려는 것이 이식당의 창업목적이다.
에브리테이블은 오는 가을 사우스 LA에서 2마일 떨어진 지역에 2호점을 열 계획이다. 경제적으로 훨씬 부유한 LA 다운타운이다. 다운타운 에브리테이블이 문을 열면 똑같은 자메이카 치킨 보울이라도 가격이 8달러 95센트가 될 것이다.
불과 2마일 거리를 두고 음식 가격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은 에브리테이블이 시도하는 흔치 않은 실험 때문이다. 미 전국 어디에서나 가난한 동네에서는 돈이 있어도 사 먹을수 있는 음식이 대단히 제한되어 있다. 패스트푸드뿐이다. 그 고질적 문제를 다뤄보겠다는 것이 이 식당의 의도이다.
잘 사는 지역인 다운타운 식당에서 비싼 가격을 받으면 가난한 지역에서 싼 가격에 음식을 팔아도 회사의 재정적 부담이 덜해지니 할인가격 식당이 재정적으로 살아남게 되리라는 계산이다.
그렇다고 이쪽에서 저쪽에 보조금을 준다는 의미는 아니다.
“보조라는 말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각 식당은 제각기 이윤을 남길 수 있도록 디자인 되어 있기 때문이지요.”에브리테이블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샘 폴크는 말한다.
그보다는, 부유한 동네의 손님들이음식을 구입하면서 긍지를 갖기를 그는 바라고 있다. 자신들의 구매가 영양가 많은 음식이 다른 지역에서도 팔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이해해주었으면 한다고 그는 말한다. 다른 지역이란 그 동네 수준으로는 너무 비싸서 그런 음식을 아예 팔지도 않는 곳을 말한다.
“말하자면 톰스(Toms) 비슷한 것입니다. 손님들은 거기서 신발을 한 켤레 사면 이 세상 어느 가난한 지역에서 누군가가 그 비슷한 신발을 거저얻는 다는 사실을 알지요.”같은 상품을 지역에 따라 다른 가격에 파는 비즈니스는 식당을 포함해 많이 있다. 예를 들어 미드타운 맨해턴의 맥도널드 가격은 오하이오,데이튼의 맥도널드에 비해 비싸다.
하지만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똑같은 음식 가격이 거의 두배 차이가 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빈곤층 지역에서 주민들이 갈 수있는 식당은 KFC, 뽀빠이스, 맥도널드 정도이다. 이런 지역에 보다 신선하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제공하려는 셰프나 사업가들이 점점 늘고 있다.
예를 들어 유명 셰프인 로이 최와대니얼 패터슨은 지난 가을 사우스 LA의 와츠에 로콜(LocoL)이라는 식당을 개업했다. 신선한 재료로 버거,국수 보울, 음료, 아침식사류 등을 만들어 파는 패스트푸드 식당이다. 지난 5월에는 북가주 오클랜드에 2호점을 개장했다. 이 식당에서는 7달러가넘는 음식이 없다.
로콜의 치즈버거는 70%의 소고기에 30% 곡류 그리고 감칠맛을 위해해조류를 조금 섞어 만든다. 햄버거빵은 샌프란시스코의 제빵 귀재인 차드 로버슨이 개발했다. 그리고 새콤한 콜슬로, 따끈한 플랫브레드 등 사이드 메뉴의 가격은 2달러, 드레싱에는 매요네즈가 들어가지 않고 프렌치프라이도 없다.
에브리테이블 사우스 LA 식당에는4달러 50센트가 넘는 음식이 없다. 인근 28개 동네를 아우르는 그 지역에서는 연수입 2만달러 이하인 가구가 40%를 넘는다.
에브리테이블의 공동 창업자인 데이빗 포스터는 이런 할인파내 모델이 재정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하기위해 몇가지 원칙을 정했다고 말한다.
그 하나는 모든 에브리테이블 식당에서 파는 음식은 중앙 주방에서 한꺼번에 조리한다는 것이다. 각 식당마다 주방을 운영하느라 나가는 비싼비용을 없애기 위한 것이다.
다운타운 점의 경우 렌트가 사우스 LA 점보다 비쌀 것이다. 하지만 중앙 주방 시스템을 운영하기 때문에각 식당들은 500~700 평방피트로 작아도 되고 직원도 많이 필요 없다. 에브리테이블의 각 식당들은 두 사람이 한조로 교대를 하게 된다. (양쪽식당 어디서 일하든 임금은 같다.)그리고 식재료는 신선하고 영양가 풍부한 것을 원칙으로 하되 이국적인 것은 쓰지 않는다. 예를 들면 잣은 쓰지 않고 땅콩을 쓴다. 저소득층 동네에는 패스트푸드 밖에 없기 때문에 패스트푸드 살 만한 가격에 맞게 음식을 만들려면 식재료를 잘 선택해야 한다.
에브리테이블은 창업자 폴크가 시작한 그로서리쉽스(Groceryships)에서 발전한 것이다. 월스트릿에서 주식중 개인으로 일했던 그는 그런 삶에 염증을 느낀 후 비영리 기구를 만들었다. 그로서리쉽스는 사우스 LA의 각 가정에 과일, 채소, 곡물류 등 신선하고 건강한 식품들을 6개월 간제공한다. 식품을 제공받은 사람들은그 기간 그룹 모임에 참석해 조리와샤핑 기술을 배우고 식습관을 바꾸는 전략들을 시도해 본다.
“비영리 기구로서의 경험을 통해 우리가 배운 것들이 있다. 우선 청과류를 동네에 가져다주는 것은 좋은일이며 필요한 일이라는 사실. 하지만 빈곤하게 산다는 것은 단순히 돈이 부족하다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많은 불편을 감수하는 일이다.”에브리테이블은 창업을 위해 친구와 가족들로부터 약간의 자금 지원을 받고 톰스 사회 기업가정신 기금에서 지원을 받았다. 톰스 신발 창업자인 블레이크 마이코스키가 개인적으로 만든 투자기금이다. 에브리테이블은 올해 안으로 최소한 4호점까지 문을 열고, 내년까지는 20개로 확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같은 음식 가격이 왜 이 동네에서는 비싸고 저 동네에서는 싼지를 고객들이 이해하게 만든다면 가능성이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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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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