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불타는 청춘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결혼하고 싶다면 이렇게 자문해보라고 했다. “나는 이 사람과 늙어서도 대화를 즐길 수 있는가?” 결혼 생활의 함께 있는 시간의 대부분은 대화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 연애의 설렘, 신혼의 달콤함은 전체 결혼 생활과 비교할 때 순간이다. 남아있는 긴 시간은 행복한 날 뿐 아니라, 때때로 찾아오는 삶의 무게를 견디고 이겨내야 할 때도 있다. 이때 중요한 건 부부가 얼마나 서로를 믿고 의지하느냐다. 세상의 모든 인간관계가 그렇듯 어려울 때 서로 뭉치느냐 벌어지느냐의 문제는 결혼에서도 예외는 없기 때문이다.
자, 서론이 길었다. 결국 결혼상대자로 서로 대화가 잘 되고, 의지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그런 점에서 왠지 이 두 사람은 서로에게 딱 맞는 상대가 아닐까 싶어서다. 바로 SBS ‘불타는 청춘’에서 커플이 된 김국진, 강수지에 대한 이야기다. 너무 앞서간 점도 인정한다. 아직은 조심스레 만나는 상태라는 발표만 했을 뿐인데, 결혼을 논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레발치는 건 두 사람의 열애설이 너무 반가워서 그렇다.
가상연애, 가상결혼 프로그램의 묘미는 분명히 가짜로 맺어진 커플인데 진짜 사귀는 게 아닐까, 혹시 썸타는 중 아닐까 하는 묘한 분위기 형성이다. 그래서, 커플을 이루다가 다른 사람들과 열애설이 나면 프로그램에서 하차할 수밖에 없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반면 진짜 사귈까, 의심(?)이 드는 순간 오히려 시청률이 오르기도 한다. 아무리 가상이라도 서로 커플 연기(?)에 푹 빠지다보면 실제 연애 감정이 싹트면서 연인으로 발전한 커플들도 몇 몇 있었다. 그러나 이들이 주로 어렸기 때문에 반짝 관심은 가졌지만, 결혼까지 주목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김국진, 강수지 두 사람은 다르다. 두 사람 모두 누군가를 만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기엔 다소 늦은 나이라는 조건과 이혼의 아픔을 겪었던 과거가 있기에 이 만남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그래서일까. 이들을 보면서 니체의 말이 자꾸 떠오른 건 김국진, 강수지 두 사람이 서로를 진심으로 보듬어주며 배려하고 대화하면서 인생의 좋은 친구가 될 것 같은 느낌 때문이었다. 많은 팬들 역시 이들에게 뜨거운 응원과 축하메시지를 보내며 어제 하루 들뜬 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몇몇 악플들이 안타깝게 만든다. 누가 더 아깝다느니, 프로그램에서 경솔하게 만났다느니, 나이 든 사람들끼리 주책이라느니 하는 의견들로 말이다. 물론 누구나 자기 의견을 말할 권리도 있고, 생각도 다양한 건 인정한다. 그러나, 그것이 상대방에게 상처가 되는 의견들이라면 하고 싶은 말이라도 말로 내뱉지 말고 가슴속에 담아두는 배려, 베풀어주면 어떨까. 특히 두 사람 모두 이혼이라는 아픔을 가졌기에 더더욱 말이다. 이들 역시 공개하기까지 그 감정이 한 순간에 튄 불꽃이 아니라 1년 동안 조심하며 신중하게 발전시켜 온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그러니 이들에게 응원을 보내진 못하더라도 상처는 주지 말자. 그렇다고 꼭 결혼하길 바라라는 것도 아니다. 앞으로 어떤 결과가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분명 당사자조차도 말이다. 두 사람이 결혼에 골인할 수도 있고, 헤어질 수도 있다. 그건 미래의 일이요, 그 역시 분명 신중하게 결정한 이들의 감정일 것이다. 어떤 결과가 벌어지든 간에 그것은 접어두자. 그저 지금 이 순간, 이 자체만으로 축하해주고 지켜봐주면 어떨까. 그것이 ‘불타는 청춘’이라는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시청자의 좋은 자세 아닐까.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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