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촌 여성의 삶 개선에 나선 ‘메이버릭 공동사업’
▶ 100만달러 이상 기부하고 3년간 시간도 투자, 자선사업에 기부자들의 전문적 능력 적극 활용

마케팅 컨설턴트이자 메이버릭 공동사업의 회원인 팸 스캇. 메이버릭은 3년에 걸쳐 최소한 100만달러와 함께 전문적 능력을 기부하는 여성들의 모임이다
자선단체에 돈만 기부하는 게 아니라 재능까지 기부하는 여성들의 모임이 만들어졌다. 멜린타 게이츠와 메트-마릿 노르웨이 공주가 공동회장을 맡고 있는 ‘메이버릭 공동사업’이다. 이들은 최소한 100만달러를 기부하면서 3년 동안 시간을 투자해 지구촌 빈곤지역의 여성과 소녀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일을 직접 한다. 자선사업 프로젝트로는 혁신적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팸 스캇은 마케팅 컨설팅 전문가이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나이키, 리바이스 같은 글로벌 브랜드들을 위해 일을 하면서 이들 대기업이 소비자들과 보다 더 잘 연결되도록 돕는 것이 그의 일이다.
스캇은 한편으로 비영리기구에서 봉사를 해왔고, 남편인 티모시 쿠글과 함께 쿠글 재단의 공동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그는 컨설팅 경험과 비영리기구 봉사 경험 두 가지를 합치게 될 일을 제안 받았다. 3년 동안 시간을 투자하고 최소한 100만달러를 기부하면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일에 실제로 동참하는 것이다.
자선단체들은 대부분 단체가 하는 일에 기부자들이 적극 개입하게 만들고 싶어한다. 그렇게 해야 기부를 계속 받을 수 있고, 이사회에서 봉사를 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캇이 받은 제안은 그 정도가 아니었다. 부유한 여성들이 기금을 기부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비영리기구의 일에 직접 참여하는 모임인 ‘메이버릭 공동사업’의 회원이 되어달라는 것이었다.
그는 메이버릭의 제안이 너무도 달라서 호기심이 생겼다. 대부분 비영리기구들은 기부자들에게 사무실을 한바퀴 돌아보게 하는 것이 전부이다. 세계적 기업들의 생각 파트너로 일해온 그는 고액연봉을 받으며 하던 컨설팅 서비스를 기부할 수 없다는 게 답답했었다.
그런데 메이버릭은 여성들에게 자신들의 전문적 재능기부를 원했다. 이 그룹은 글로벌 비영리 기구인 국제 인구 서비스(Population Services International, PSI)가 만든 조직으로 공동회장은 멜린다 게이츠와 메트-마릿 노르웨이 공주이다.
“돈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PSI의 기업 파트너십과 자선 담당 선임부회장인 케이트 로버츠는 말한다. 돈과 재능을 함께 기부하는 똑똑하고 대담한 여성들을 하나로 뭉침으로써 지구촌 빈곤지역의 여성과 소녀들이 맞고 있는 극심한 가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PSI가 해결하고 싶은 여러 문제들의 성격에 따라 그에 맞는 여성들을 초청했다고 로버츠 부회장은 말한다. 이런 이슈들에서 어떤 성과를 보려면 기꺼이 이에 투자하는 완전한 운동이 필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이런 아이디어가 위험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비영리기구와는 아주 다른 업계에서 수백만 달러를 벌던 사람들이 빈곤 등 사회문제 해결에 대해 뭘 알겠는가 하는 것이다. 사실 비영리기구들은 기부자들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아도 직원 문제에 이래라 저래라하는 이사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지 않다. 그런데 매일매일 하는 업무에 기부자들이 개입하도록 초청한다는 것은 재앙을 자초하는 일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부자들은 비영리기구에 자신들의 재능을 빌려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비영리기구의 시각에서 보면 이것은 부담이 될 수가 있다. 기구측은 일이 잘 되어나가게 하는 방편으로 기부자들이 참여하는 것을 원한다. 하지만 거기에는 대가가 따른다고 전문가들을 말한다.
스캇이 처음 메이버릭 사업에 참여했을 때 그가 함께 일하게 될 탄자니아의 사람들은 회의적이었다. 우선 시차가 문제였다. 스캇이 살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와 탄자니아는 10시간의 시차가 있다.
탄자니아 PSI 부디렉터인 멜리사 힉비는 그 자신 선입관이 좀 있었다고 했다. 시차도 크고 공간적으로도 멀리 떨어져 있으니 어떻게 서로 의사소통을 하고 함께 일을 하겠는가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스캇은 탄자니아에서 일할 시간에 맞춰 아침 6시에 일어나겠다고 하고, 매주 그렇게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스캇은 PSI 팀과 신뢰를 쌓게 되었다고 힉비는 말했다. 아울러 스캇은 탄자니아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그곳 직원들에게 문제가 있을 때면 직접 코치를 했다. 신뢰를 쌓으려면 적극 참여를 해야 한다는 것을 스캇은 알고 있었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과 눈과 눈을 마주보고 어깨와 어깨를 맞부딪치며 함께 하지 않으면 실수를 많이 하게 되지요.”그의 마케팅 전문분야는 ‘인간 중심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고객들이 뭘 하는지 추측하며 그 물건을 사도록 설득하는 대신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직접 물어보는 것이다.
탄자니아에서 그가 맡은 프로젝트는 10대 임신을 줄이는 것이었다. 처음 그는 10대들이 피임약을 보다 많이 요구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연구하려 했다. 그런데 문제는 소녀들이 아니라 의료시술자들에게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피임약을 제공하는 사람들이 소녀들에게 피임약 주기를 거리는 것이었다. 피임약이 나중에 소녀들의 생식력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후 탄자니아 프로젝트는 의료시술자들과 함께 일을 추진했다. 스캇의 처음 100만달러 기부 프로젝트는 다른 재단들로부터 협조를 받아 3,100만 달러 프로젝트로 확장되었다. 탄자니아 외에 아프리카의 2개 다른 나라들도 프로젝트에 포함시켰다.
바로 이런 일이 일어나기를 PSI는 기대했었다.
“우리는 메이버릭 멤버들을 기부자들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팀의 일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운전하는 동안 우리의 자동차를 제작해 주는 사람들입니다.”PSI는 현 상태로는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과 함께 메이버릭을 구성했다. 뭔가 색다른 시도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내려지면서 아주 특별한 여성들을 스카웃하기 시작했다. 3년에 걸쳐 최소한 100만 달러를 기부하는 한편 PSI가 추구하는 사회적 변화에 직접 참여해 일을 할 수 있는 여성들이다. 현재 탄자니아의 10대 임신을 줄이고 세네갈의 산모 사망률을 줄이는 등의 메이버릭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다.

탄자니아의 비영리기구 직원들과 함께 담소하는 팸 스캇.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그는 탄자니아의 10대 임신 예방 운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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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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