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20년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레스토랑 매출이 수퍼마켓 판매고를 앞질렀다.
이 같은 반전은 백화점 등 대형 소매업체를 중심축 형성된 소매상가(retail mall)의 구도를 재편하는 계기가 됐다.
전자상거래로 인해 샤핑센터에서 빠져나간 고객들을 레스토랑이 다시 끌어들이는 추세에 주목한 상가 주인들이 소매업체 대신 맛집과 대형 음식점 등을 몰의 중심에 배치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국적 부동산기업인 CBRE의 아메리카 대륙 소매리서치 수석책임자인 메리나 코르데로는 “선전하는 업종과 고전하는 업종의 카테고리에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하면서 상가 부동산시장의 풍경도 대대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며 “강력한 고성장을 거듭하는 요식업체들이 죽을 쓰고 있는 리테일 매장으로 고객들의 발길을 되돌려 매출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상가 주인들은 푸드트럭, 식재료점과 레스토랑의 복합공간을 뜻하는 ‘그로서란트’, 푸드홀(food hall)과 유명셰프 식당 등에 잔뜩 눈길을 주고 있다. 이들이야말로 샤핑센터를 대신할 새로운 달러 박스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27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비즈니스인 푸드트럭은 이리저리 이동하기 때문에 상가주인에게 따로 렌트를 낼 필요가 없다.
하지만 상가부동산 소유주들은 몰에 푸드트럭에서 제공하는 음식을 판매하는 푸드 코트를 따로 만드는 등 벤더들과 거래를 트고 있다.
다양한 푸드 옵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수요에 주목하는 코르데로는 “푸드트럭은 기본적으로 요식업계의 팝-업”이라고 말했다.
워싱턴DC의 ‘마자 갤러리 몰’ 외곽에 늘어선 푸드트럭을 바라보며 헨리 파락스는 이들이 샤핑객들을 불러 모을 것이라는 이론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점심식사를 하려고 몰 앞에 진을 친 푸드트럭을 찾는 사람들에겐 샤핑을 병행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반면 사라 와이즈는 두 번째 푸드트럭을 지나치는 순간 상가 소유주들의 생각에 동의했다. 뭔가 필요한 게 있었는데 식사를 하러 나왔다가 그 물건을 보게 되면 점심을 거르더라도 매장으로 들어간다. “적어도 여자들의 심리는 그렇다”고 와이즈는 말했다.
푸드트럭의 바로 이런 잠재력이 소형 푸드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상가소유주들의 시각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들이 여성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의류매장으로 돌리게 만드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푸드트럭은 전통적 레스토랑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따라서 푸드트럭 운영자와 상가 주인 사이의 관계는 전통적인 입주자와 부동산 소유주 사이의 파트너십에서 경제적 파트너십으로 이동하고 있다.
상가 소유주들은 새로운 레스토랑 컨셉에서 돈을 본다. 이들은 싹수가 보이는 스타트업에게 샤핑센터에서 장사를 할 수 있도록 자본을 제공하고 대신 지분을 확보한다.
몰의 중심축이던 기존의 대형 수퍼마켓 역시 변화를 겪고 있다. 예를 들어 홀푸즈는 매장 안에 고객들을 위한 식사공간을 마련했으며 손질된 신선하고 다양한 식재료 공급에 더욱 신경을 쓴다.
<
김영경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