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에서 진도 8.0 이상의 대지진 '빅원'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우려가 계속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북가주 지진의 중심에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중대형 아파트들이 자체적으로 단지 내 주민 대상 지진대비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SF 제팬타운 인근에 위치한 한 아파트의 경우 최근 들어 일주일에 2번씩 건물 로비에서 지진대비 모의훈련을 하고 있다. 지진이 발생할 시 행동 및 대처요령과 지진 발생 후 필요한 비상용품 등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해당 아파트에서는 이 같은 모의훈련에 5번 참가할 경우, 수동으로 자가 발전할 수 있는 라디오 및 손전등 겸용 기기를 공짜로 주는 등 지진훈련에 자발적 참여를 증진시키기 위해 선물증정까지 하고 있다.
아파트에서 실시한 지진 모의훈련에 참가했다는 제임스 임씨는 "이 아파트에 지난 5년 간 살았지만 이런 일은 단 1번도 없었다"며 "배워서 나쁠 건 없지만 '빅원'의 가능성이 커지니까 이러는 게 아닌지 불안감이 엄습해 오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아파트에서는 훈련에 참여할 시에 대지진이 발생했을 경우 화재와 연기에 질식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경고하며 주민들에게 방진마스크를 선물하고 있다. 1989년 10월 1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일어난 로마프리에타 지진을 경험한 테리 김씨는 “당시 고등학생이었다"면서 "수업을 받고 있던 도중에 지진이 일어나 학교 전체가 흔들려 책상 밑으로 다급하게 피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지진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을 전했다.
김씨는 "그때 진짜 죽는 줄 알았다"며 "당시 생긴 트라우마로 대형 트럭이 지나가면서 땅이 조금만 흔들려도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가 됐다"며 끔찍했던 기억에 몸서리 쳤다. 규모 6.9로 샌프란시스코 지역을 강타한 이날 지진으로 63명이 사망했고, 건물이 붕괴되고 화재가 발생하면서 60억 달러의 재산피해를 냈다.
또 베이브릿지의 상판이 주저앉기도 했다. 이처럼 '빅원'을 경험한 한인 및 SF거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지난 35년 간 SF에 살았다는 이모(78)씨는 "큰 지진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그 무서움을 가늠하지 못할 것"이라며 "막연하게 느끼는 두려움이 아닌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공포의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9월 미지질조사국(USGS)은 베이지역에서 빅원이 일어날 확률이 증가했다고 발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또한, 올 4월 USGS는 헤이워드 지진대(산파블로 베이-프리몬트)와 로저스클릭 지진대(산파블로베이-노스 산타로사)가 충돌할 경우 규모 7.2의 지진도 발생할 수 있다고 공식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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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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