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경제단체를 찾아서 ③ 남가주한인부동산협회
▶ 호황, 침체, 폭동 등 풍파 속에서도‘단합’ 장학금·세미나 개최로 고객이익 대변 노력도
남가주한인부동산협회는 1989년 300여명의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들을 회원으로 출발해 27년이 지난 현재 회원수가 5,000명이 넘는 큰 규모로 성장하며 한인 주요 경제단체로 성장했다. 무엇보다 대세적으로 상승세를 보여 온 남가주의 부동산 경기와 뜨거운 투자 열기에 힘입어 회원들이 다뤄온 자산 가치만 해도 수천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전문직 협회로는 가장 크고 남가주 100여개 한인단체 중 5대 단체로 평가받을 만큼 명실공히 대형 단체가 됐지만 그 시작은 쉽지 않은 도전의 반복이었고 수많은 역경을 딛고 일어서야만 했다.
■한인 경제력 신장과 함께 한 역사
1989년 당시 존재했던 ‘남가주 한미 부동산소유주협회’가 추산한 남가주 7개 주요 카운티의 한인 소유 부동산은 약 6만2,000여건에 불과했다. 해당 지역 내 538만여건의 전체 부동산 중 1.15%, 미미한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이중 70%는 주택, 14%는 아파트로 주로 직접 거주와 관련된 것이었고 9% 정도가 상업용 및 공업용으로 당장 먹고 살기 바쁜 당시의 팍팍한 현실이 투영됐다.
협회 출범 초기 빈약했던 한인들의 부동산 경제력은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LA 한인타운 내 6개 집코드의 싱글 하우스 중 14.6%를 한인들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콘도, 아파트까지 포함해 전체 2만6,000여건의 부동산 중 한인이 오너인 비율은 23.7%로 집계됐다.
한인들의 경제 영토가 넓어지면서 협회는 LA는 물론, 오렌지, 샌버나디노, 리버사이드, 샌디에고 카운티까지 네트웍을 형성해 회원 상호간의 친목과 협조, 정보교환에 나서고 있으며 이제는 당당히 전국부동산협회(NAR), 가주부동산협회(CAR)를 비롯한 기타 유관 단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밀접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
■우여곡절 많았지만 뭉쳐야 했다
초대 이정현 회장은 “협회 설립 당시에는 한인 에이전트를 모아야 한다는 의무감이 컸다”며 “당시에는 서로가 누군지도 몰랐다”고 회고했다.
1985년께 시작된 부동산 호황은 1990년대 초반까지 이어졌고 한인 에이전트도 크게 늘면서 조직화해 한인끼리 이익을 도모해 보자는 요구가 많았던 시절이다. 초기에는 재정도 부족했고 운영상 실수도 많았지만 차근차근 내실을 다지면서 한인들의 ‘재산 지킴이’로서 자부심을 키워갔다.
그러나 돈과 재산이 거래되는 전문인 단체라는 성격 탓에 분란도 많았다. 4대 케니 원 회장은 “80년대 부동산 붐 덕분에 한인 에이전트와 회사들이 많이 늘었는데 잡음도 많았다”며 “초대 회장들이 부동산 회사 사장끼리 대화와 중재 역할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렇듯 협회 설립 후 초기 10여년은 내실을 다지는 기간이었다. 사무실을 운영하며 상주 직원을 둘 정도로 공을 협회의 모양 잡기에 공을 들였던 시기다. 그리고 이후에는 한인사회 중심으로 협회 운영의 성격을 바꿔 나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1992년 4·29 폭동은 한인사회에 큰 아픔을 남겼다. 3대 이동익 회장은 “당시 2,000여개 비즈니스가 문을 닫을 정도로 한인 부동산 시장은 쑥대밭이 됐다”며 “당시 협회가 나서 각종 재투자 세미나를 주관해 어려움을 겪은 한인들에게 다시 희망을 심어줬다는 평가를 들었다”고 말했다.
■한인사회 성장 변화에 발맞춘 협회의 역할
설립 20주년에 즈음해서는 1.5세와 2세 회원들이 늘었고 이때부터는 1.5세들을 중심으로 협회가 운영되며 주류사회와 연결되는 네트워크의 품질도 크게 향상됐다.
단순히 회원의 이익만 추구하는 것이 아닌 고객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협회의 성격 상 27년 세월은 끊임없는 자성의 과정이었다. 일례로 2000년대 초반 협회는 허위·과장 광고로 얼룩진 시장 정화를 위해 실명제를 도입했다.
주요 활동으로 각종 세미나를 개최해 한인경제권의 기반이 되고자 노력했고 1999년부터는 차세대 리더가 될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수여해 오고 있다. 여기에 개개인이 한인사회 곳곳의 경제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는 에이전트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주류사회와 함께 하는 비즈니스 믹스 행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 부동산 박람회 참석, 코트라와 함께 하는 투자 설명회 등 한국과 연결한 다양한 투자 기회를 미주 한인들에게 소개해 협회와 한인경제가 공생하며 윈윈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 마크 홍 차기 회장 인터뷰
“파이낸스·에스크로 등관련업계와 협업 강화”
-내년도 차기 회장으로서 협회의 비전은?
▶28대 회장으로서 전임 회장단이 이룩한 업적을 계승, 발전시킬 것이다. 여기에 회원 지원, 장학금, 기금 마련과 세미나 등 각 분과별 활동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남가주의 한인들과 한인사회는 다른 어느 민족보다 부동산에 대한 관심과 열의가 뜨겁다. 불과 15년 전 100만달러 규모의 거래를 하는 한인들은 드물었지만 이제는 일반화됐고 1,000만달러짜리 거래도 늘었다. 이런 시대변화와 한인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협회는 프로페셔널 트레이닝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각각의 거래는 모두가 중요한 도전으로 회원들이 자질을 향상해 고객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한인사회에 어떤 식으로 도움을 줄 계획인지.
▶부동산 시장의 동향과 최신 트렌드를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한인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수여 행사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고 무엇보다 한인사회가 필요로 하는 부동산 관련 서비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협회 차원의 노력을 이어갈 것이다. 이를 위해 협회 회원 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 참여자인 파이낸스, 에스크로, 보험, 타이틀, 환경, 인스펙션과 개발사 등과의 협업 체계도 견고하게 유지해 나갈 것이다.
-2017년 부동산 시장 전망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난 8년간 부동산 시장은 점진적인 회복세와 성장세를 이어왔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사상 최저치에 근접한 시장금리 덕분에 이런 부동산 가치의 성장세는 최소한 유지 또는 소폭 연장될 것이다. 대부분 부동산 가격이 최고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남가주 일부 지역의 시세는 2008년의 최고점에 이르지 못한 곳이 있다. 이런 곳이 기회가 될 것이지만 투자자들은 대안으로서 대체 투자 대상을 물색해 두는 것도 현명할 것이다.
▶회원들에게 한 말씀 한다면.
-한인 에이전트와 브로커로서 실력과 진실성을 기르고 첨단 테크놀러지를 숙련하면서 달라지는 법과 제도, 트렌드와 재무 분석 능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협회는 이런 목적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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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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