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소 4천억 인수자금 자체 조달 어려워…정부에 지원 요청

미국 롱비치터미널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법정관리 중인 한진해운이 보유한 미국 롱비치터미널 인수 의사를 밝힌 SM그룹이 터미널 지분을 현대상선과 나눠 갖는 방안을 추진한다.
3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SM그룹은 한진해운의 롱비치터미널 지분 54%를 현대상선과 절반씩 인수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최근 정부에 이런 의사를 전달했다.
앞서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담당하는 법원은 이 회사 자산을 매각하는 본 입찰에서 SM그룹의 대한해운에 롱비치터미널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내줬다.
당시 대한해운은 구체적인 입찰가는 적어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법원은 매각 주관사를 통해 지난 28일 현대상선과 한앤컴퍼니로부터 가격제안서를 비공개로 제출받았다.
법원은 대한해운이 자금 문제 등으로 주춤하는 상황에서 롱비치터미널의 2대 주주인 MSC와 대주단과 협의해 기준 가격을 정하고자 입찰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상선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어떤 곳과 손을 잡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법원은 조만간 적정 가격을 정해 우선협상대상자인 대한해운에 제시할 예정이다.
대한해운이 이를 받아들이면 롱비치터미널을 단독으로 인수할 수 있으나 자금 사정상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한진해운은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담보로 6개 해외 금융기관으로부터 약 3천억원을 대출받았다.
대주단은 당시 한진해운으로부터 경영포기 각서를 받은 것을 근거로 대출금 3천억원을 터미널 인수자가 떠안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터미널 운영 자금 1천억원을 더하면 최소 4천억원이 인수 자금으로 필요한 셈이다.
대한해운뿐 아니라 가장 유력한 인수자로 꼽히는 현대상선도 자체적인 자금 조달이 어려워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현대상선은 지난 6분기 내내 적자를 냈고 올 3분기에도 2천30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한해운은 해운업 육성 차원에서 산업은행이 나서서 롱비치터미널을 인수하면 지분을 현대상선과 나눠 갖는 방식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한진해운의 인력과 영업망 등을 370억원에 인수한 대한해운은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일부라도 보유하고 있어야 안정적인 영업이 가능하다.
SM그룹 관계자는 "자체 터미널이 없으면 경쟁사들에 밀려 환적 등 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며 "롱비치터미널의 경우 화주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정도의 지분은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런 계획이 성사되려면 현대상선의 동의와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 SM그룹 측은 이미 넘겨받은 한진해운 인력과 영업망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롱비치터미널 지분 확보에 정부가 나서주길 희망하고 있다.
SM그룹 관계자는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현대상선과 나눠 갖는다면 우리로서는 한진해운의 기존 미주노선을 원활히 운영할 수 있고, 현대상선은 해운얼라이언스인 2M 가입이 더 수월해지는 등 윈윈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롱비치터미널의 국내 인수 협상 업체는 늦어도 다음 달 15일 전에는 결정될 전망이다.
롱비치터미널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스위스 선사 MSC는 12월 15일까지 국내 입찰 절차를 마무리하라고 최후 통첩한 것으로 알려졌다.
MSC와 대주단은 국내 업체와의 협상 상황에 따라 미국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한 뒤 신규 증자를 거쳐 MSC가 지분 100%를 되사는 방식을 여러 계획 중 하나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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