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이민을 온 1.5세라 할 수 있다. 9살 때 처음 이민을 와서 한마디도 못하는 영어와 씨름하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며 힘든 이민생활을 시작했다. 처음 몇년을 향수병을 앓으며 고향 대한민국을 그리워했다.
그후로 15년이 지난 지금, 어느새 이 땅에서 내가 지내온 시간의 절반 이상을 여기 생활에 적응해왔기 때문에 난 이제 이곳 미국 캘리포니아를 내 집이라 부른다. 이민자로서 타지를 내 집이라 부르기까지는 많은 생각과 고민이 있었다.
많은 한인 청소년들이 ‘정체성의 혼란’을 겪듯이, 나 또한 이 시기를 겪으며 내 자신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었다. 코리안 아메리칸이란 무슨 의미일까? 이 질문 안에 함축된 의미는 곧 “나는 한국사람인가 아니면 미국사람인가”하는 의문이다. 한국사람도 미국사람도 아닌 것 같은 나는 묘한 소외감 내지 죄책감 같은 것을 느꼈다. 내 정체성이 곧 나의 소속감과 충성심을 나타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00% 한국사람, 또는 100% 미국사람같이 느껴지지 않고 그 중간 어디쯤에 걸쳐 있는 듯한 이 애매함이 사춘기 시절 어린 나에게는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애매하다고 생각되었던 위치가 나의 정체성 자체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것은 두 문화와 정서가 조합을 이뤄서 형성된 새로운 경험, 곧 새로운 정체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한쪽으로 치우친 오로지 코리안, 또는 오로지 아메리칸만이 아닌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더이상 내가 한국사람인가 미국사람인가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두 문화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자부하며 나 자신을 자랑스럽게 코리안 아메리칸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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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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