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4일부터 18일까지 5일간 뉴욕의 패션 스쿨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와 뉴져지 럿거스 대학, 그리고 인근의 교민 사회에 한복의 문화적 가치를 알리는 특강 및 세미나 발표를 하고 돌아왔다. 한복에 관심을 가진 여러 분들을 만나 인연을 맺은 뜻 깊은 시간이었다.
FIT 패션디자인 학과장 아이린 카프 교수는 월요일 첫 강의에 친히 와서 1시간 내내 꼬박 듣고 금요일에는 한국 미술 및 패션 전문가를 초청한 세미나의 축사를 해주었다. 같은 학교에서 패션디자인을 가르치는 구수연 교수는 한국인이지만 한복에 대해 한 번도 배워 본 적이 없다고 월요일과 목요일 강의, 워크샵, 금요일 세미나에 모두 출석하여 열심히 배우고 질문했다.
수요일에 방문한 럿거스 대학에서는 엘렌 브레데호프트 교수와 베스 클랜시 교수가 학생들과 함께 한복의 미를 공부하고 한복의 장식 기법을 따라 배웠으며, 금요일에는 FIT까지 와서 세미나에도 참석했다. 화요일 오전 뉴져지 한인센터 강의에서는 바이올린 연주자 출신으로 한복 사업을 하면서 마침 작품 전시회 중인‘더 한복’의 재스민 박 디자이너를 만났다. 사업이 힘들어서 의기소침해 있던 차에 내 강의를 듣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되었다고 했다.
연이어 간 프링스턴 한국문화연구회에는 삼십 여분의 회원께서 나오셨는데 한복에 대한 관심과 열의가 상당했다. 강의 후 질문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와서 지금껏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곳으로 내 기억에 남을 것이다. 금요일의 전문가 초청 세미나에는 한복 전시회를 계획하고 있는 기관의 담당자들이 꽤 왔다. 그 중 풀브라이트 장학금으로 한국에 가서 1년간 한복을 배운 로욜라 메리마운트 대학의 리온 위버스 교수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한복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엘에이에서 밤 비행기를 타고 새벽에 뉴욕에 도착해서 왔다고 했다. 국내에서는 돈벌이가 안된다고 축소하는 학문을 해외에서 학자와 큐레이터, 미래의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들이 배우고 싶어 한다.
국내의 학자와 정책수립자가 이러한 해외 수요를 인지하고 자생학문의 세계화를 위해 애써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김민지(한국복식 사학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