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촛불민심의 승리” VS “대한민국 위기 걱정”
▶ “역사 바로세울 수 있는 민주주의 이제 시작” “지금 국회에 진정성이 있는지 바로 읽어야
9일(한국시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북가주 한인들은 ‘국회가 바른 결정을 내렸다’ ‘촛불 민심이 통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환영하는 반면 ‘대통령의 조기퇴진 선언에도 탄핵까지 가결해 나라를 위기에 빠뜨렸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박경화(플레즌튼, 48)씨는 “탄핵안 가결은 그동안 국민이 벌인 촛불집회의 승리”라면서 “역사를 바로세울 수 있는 한국 민주주의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매 주말마다 타오르는 광화문 촛불을 뉴스로 접하면서 한국국민의 민주주의를 향한 뜨거운 열망을 보았다”면서 “탄핵가결 직후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울분을 토해내는 눈물을 보면서 함께 울었다”고 말했다.
IT기업 회사원인 김영훈(쿠퍼티노, 47)씨는 “국회가 국민의 뜻을 잘 따랐다”면서 “대통령을 제대로 뽑지 않았을 경우 얼마나 참혹한 결과가 빚어지는지 이번 일을 계기로 국민들이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원길(페어필드, 63)씨는 “예상밖으로 탄핵가결 찬성표가 많이 나와 놀랐다”면서 “국정을 농단한 박 대통령은 한달 내 탄핵가결과 상관없이 하야해야 한다. 그것이 현명한 길이다”고 말했다. 김씨는 “내가 박 대통령과 동향인 구미 출신이지만 상관없다”면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판결까지 기다리지 말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클랜드 최모(35)씨는 “대통령이 조기 퇴진을 선언했음에도 탄핵까지 간 것은 결국 다음 대선을 노리는 여당, 야당 의원들 모두 자신에게 유리한 발판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겠는가”면서 “과연 지금 국회를 이끌고 있는 자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촛불 민심을 읽어낼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박 대통령에 농락당한 국민들이 또다시 속기 시작한 것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오클랜드 박모(81) 할머니는 “박근혜 대통령이 결국 쫓겨나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모두가 속고 있다. 힘들게 일군 대한민국이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북한이 공개적으로 촛불시위를 지지하고 나섰고 사진까지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나야 곧 세상을 떠나겠지만 내 아들, 손자들이 살아갈 나라인데 걱정이 태산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버클리 김모(29)씨는 “아직 탄핵이 완전히 이뤄진 것은 아니다”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도 결국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저지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김씨는 “최종 결정이 나기까지 날선 비난의 다음 타깃이 될 황교안 총리가 비상시국을 잘 이끌어 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우려하면서 “의원직 총사퇴, 인증샷 공개 요청 등 무책임한 발언에 이미 한차례 실망했다. 탄핵을 이끌어 낸 국회의원들의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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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김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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