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지역의 여러 공공기관과 유력단체들이 ‘설날(Lunar New Year)’을 ‘중국설날(Chinese New Year)’로 계속 잘못 표기하고 있어 이를 바로잡기 위한 한인사회의 관심이 요구된다.
오는 28일 설날을 앞두고 본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인들도 다수 거주하는 MD 몽고메리카운티의 공립도서관 등 다수의 공공기관들이 설날 이벤트 홍보에 ’중국설날’로 잘못된 표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몽고메리 카운티내 포토맥 초등학교는 2월8일 설 행사를 ‘중국 설날 만찬 및 기념공연’으로, MD 프레드릭에 소재한 어바나 지역 도서관도 29일 행사를 ‘2017 중국설날 축하’ 프로그램으로 소개하고 있다.
하워드카운티 공립학교 학생들이 쓰는 ‘스쿨 플래너’ 북에도 모두 ‘중국 설날’로 표기돼 있다. 뿐만 아니라 DC에서의 행사도 모두 ‘중국 설날’행사로 돼 있다.
지난 14일 버지니아 루터 잭슨 중학교에서 열린 ‘중국 설 잔치’는 중국계는 물론, 인디아,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한국 태권도 팀 등 다수의 아시안 커뮤니티가 참가했는데도 불구하고 명칭은 ‘중국 설 잔치’였다.
이처럼 상당수의 공공기관과 단체들이 설날을 중국계 커뮤니티만의 특별한 명절로 인식하고 잘못된 영어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에서 중국 설날의 명칭이 계속 사용되고 있는 것은 설날을 고유명절로 삼는 한인 커뮤니티를 비롯 다른 아시안 커뮤니티를 무시하는 것과 다름없다.
‘멜팅 팟’ ‘샐러드 보울’로 대변되는 미국사회 다양성에도 거스르는 것이다. 또 한인 2세들에게는 정체성의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는 문제다.
지난 23일 본보 기사 보도후 메릴랜드의 학부모 게리 김 씨는 “신문을 보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차이니스 뉴 이어’로 설날을 설명했던 것이 부끄러워졌다. 앞으로는 반드시 ‘루나 뉴 이어’로 소개 하겠다”고 알려왔다.
또한 VA 스프링필드에 거주하는 제니 이 씨는 “초등학생인 딸이 학교에서 설날을 맞아 27일 젓가락질 등을 배우기로 했다는데 선생님이 설날을 ‘차이니스 뉴 이어’로 얘기했다며 왜 그런지 물어 기분이 좀 언짢았다”며 “동해 표기 바로잡기 때처럼 이번에도 한인단체와 학부모들이 나서야 할 때”라고 전했다.
설날 표기 시정을 위해 워싱턴지역의 한인회와 한국학교협의회 등 단체들의 관심과 계몽이 절실하다.
이는 한인사회의 이미지와 위상문제 뿐만 아니라 한인들의 얼과 뿌리, 정체성이 달려있는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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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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