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부터 파견관행 불법 될수도…난이도·기술수준으로 평가
▶ 갑을관계 근절 기대감 있지만 인력 활용 선택 제한 우려도

한국 소프트웨어(SW)업계가 계약 방식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한국 소프트웨어(SW)업계가 계약 방식 변화를 추진한다.
발주업체와의 ‘갑을관계’를 낳는다는 비판을 받아온 ‘헤드카운팅(파견)’ 방식을 폐지하고 실제 업무의 난이도와 기술 요구 수준에 맞춰 가격을 산정하는 도급 방식의 확대에 나섰다.
14일 SW업계에 따르면 한국SW산업협회는 최근 ‘SW사업 대가 산정 가이드’ 2018년 개정판을 내놓았다. 이번 개정안에는 근로시간 단축을 앞둔 SW업계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겼다. 시스템통합(SI) 업체를 중심으로 한 국내 SW업계는 7월부터 근로시간 단축의 적용을 받지만 주 고객인 의료기관과 금융권은 예외업종으로 지정됐다.
따라서 도급과 파견 방식이 뒤섞인 기형적인 발주구조가 관행이 된 국내 SW업계는 불법업체가 되거나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발주업체의 요구에 따라 SW업체의 파견 직원이 근무를 하면 이 인건비를 모두 SW업체가 부담해야 하면서도, 서비스의 질에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을 모두 SW업체가 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안은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해 파견 방식을 폐지하고 도급 방식을 확대해 ‘SW 제값 받기’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먼저 지난 2012년 폐지됐음에도 여전히 ‘SW 사업 대가 산정가이드’에 남아 파견방식의 비용 산출 기준으로 사용됐던 ‘SW 기술자 등급 분류’가 완전히 삭제됐다.
또, 파견방식에 밀려 사실상 외면받았던 도급(기능점수산정) 방식의 실효성을 거두기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이전까지 기능점수 산정 방식은 어플리케이션 유형·언어 등을 산정 기준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C언어와 자바 등 다양한 컴퓨터 언어 중 어떤 것을 사용하느냐 하는 식의 언어를 기준으로 삼는 방식과 통신제어용이냐 업무처리용이냐 하는 식의 어플리케이션 유형을 평가하는 이 같은 방식은 기술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데다가 SW기술자의 실제 업무 성과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업계는 이 같은 방식으로 우수한 인력이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회사를 떠나고, SW기술자 등급은 높지만 실력은 떨어지는 개발자들만 남게 만든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이 같은 기준을 모두 삭제하고 발주업체의 요구에 얼마나 빠르고 신속하게 대응하는지(성능요구수준)와 보안성 등 최근의 기술 동향을 반영해 기능점수를 산정하도록 기준을 바꿨다. 김창순 한국SW산업협회 정책연구팀 수석은 “기능점수 방식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타당성이 떨어지고 사문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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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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