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주 평균 12%와 큰 차, 연 보험료 2,000달러선에
▶ 디덕터블 높은 탓 꺼려, 최근‘빅원’불안감 고조

한인 주택소유주의 5% 정도가 지진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994년 밸리 노스리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무너져내린 건물을 주민들이 쳐다보는 모습. [LA 타임스]
“‘빅원’이 곧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지만 내집은 괜찮을 것 같아서…”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한 한인의 말에서 지진에 대한 무관심이 짙게 배어있다.
이를 반영하듯 한인 주택 소유주들은 여전히 지진보험 가입을 꺼리고 있어 지진대비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인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한인들의 대부분이 일반 주택보험에 가입하고 있지만 지진보험에 새로 가입한 한인 주택소유주들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인 주택소유주의 지진보험 신규 가입은 “거의 없는 수준일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 같은 한인들의 지진보험 가입 기피 현상과는 달리 캘리포니아 주 전체 지진보험 가입자는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보험을 관리하는 비영리 단체인 캘리포니아 지진관리국(CEA)에 따르면 지난해 지진보험에 새로 가입한 캘리포니아 주민은 9만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10년간 평균 7,000명 수준이던 지진보험 신규 가입자에 비해 무려 1,200% 넘게 증가한 것이다. 이는 최근 들어 남가주 일원에 지진이 자주 발생하면서 ‘빅원’(초대형 강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나타난 ‘반사이익’ 현상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인 보험업계가 추산하는 한인 주택소유주들의 지진보험 가입률은 5% 미만. 이는 지난해 캘리포니아 주 전체 지진보험 가입률 12%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100명의 한인 주택소유주들 중 지진보험에 가입한 한인은 5명도 채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사실 한인 주택소유주들이 빅원이 올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지진보험 가입에는 매우 소극적이다. 지진보험 가입은 최초 주택보험 가입시 동시 가입이 가능하다.
그 이후로 매 2년마다 주택보험 갱신 때 지진보험 가입의사를 묻게 돼 있다. 한인들의 지진보험 가입률이 5% 미만에 머물고 있는 것은 결국 이 같이 계속되는 지진보험 가입 제의에도 불구하고 지진가입을 꺼리거나 미루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한인들이 지진보험 가입에 소극적인 이유는 뭘까. 금전적 부담이다. 보험회사마다 보험료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주택의 0.1~0.2% 선이다. 주택 가격을 50만 달러로 가정했을 때 화재보험을 포함한 일반 주택보험비는 연간 1,000~1500 달러 선이라면, 지진보험은 1,500~2,000 달러 정도다. 여기에 오래된 주택일수록,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주택일수록 지진보험료는 더 많이 부과된다.
또한 주택보상한도액 중 15%에 해당하는 지진보험 가입자 부담금(디덕터블·deductible)을 제외하고 지급한다는 점이 지진보험 가입을 꺼리게 하는 또 다른 요소다.
다시 말해 주택보상한도액이 실제 가치로 60만 달러라고 가정할 때 지진으로 인해 주택이 전파되면 고객부담금인 9만 달러를 뺀 51만 달러를 보상받는 것이다.
한 한인 주택소유주는 “솔직히 지진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는 것은 알지만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망설이게 된다”고 말했다. 그만큼 보상을 받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부담금이 한인 주택소유주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천하보험 조 임 전무는 “높은 디덕터블 때문에 지진보험 가입을 망설이고 있는 한인들이 많다”며 “빅원은 언제든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지진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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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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