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부터 LA카운티 및 LA시내 근로자 최저임금이 인상될 예정인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LA 한인 봉제업계가 자동화를 본격 추진하는 등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한인 봉제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중대형 봉제업체를 중심으로 자동화 기계를 도입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위해 일부 업체의 경우 해외 시장 조사에 나설 의향도 내비치고 있다.

봉제업계의 자동화 움직임에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LA 최저임금은 올해 1월부터 일률적으로 시간당 50센트씩 올라, 직원 수 25인 이하 업체는 10달러에서 10.50달러, 26인 이상 업체는 10.50달러에서 11달러를 지급해오고 있다.

이제 7월1일부터 26인 이상 사업체는 시간당 12달러에서 13.25달러, 25인 미만 업체는 10.50달러에서 12달러가 된다. 앞으로 매년 최저임금은 인상돼 2020년에는 15달러까지 오르게 된다.

노동집약적 산업인 봉제업계로서는 해마다 오르는 최저임금이 경영상 부담일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인력을 줄이거나 편법 인력 운영 통해 버텨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매년 최저임금이 인상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일시적인 처방만으로 미래 생존이 쉽지 않다는 절박감이 봉제업계 전반에 흐르고 있다. 중대형 봉제업체를 중심으로 자동화 움직임이 나오게 된 것은 미래 생존을 위한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는 셈이다. 일부이긴 하지만 자동화의 핵심은 기본 봉제작업 이외에 실밥끊기나 칼라달기 등 전문 용도의 기계를 도입해 인력을 줄여보자는 것이다.

봉제업계에 따르면 와이셔츠 칼라 1개를 봉제하는 데 사람의 손으로 할 경우 1시간 정도 소요되는 반면에 전문 기계일 경우에는 15분 정도 소요된다. 같은 작업량을 놓고 보면 기계 1대가 4~5명의 인력을 대신한다는 것이다.

기계를 도입해 자동화를 하게 되면 그만큼 인력을 줄일 뿐만 아니라 인력 관리에 소요되는 제반 경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화가 매년 인상되는 최저임금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도입 시기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것이 봉제업계의 판단이다.

한인봉제협회 최대성 회장은 “일부 업체가 전문 기계를 도입해 인건비 절감하는 것이 최저임금에 대한 최선의 대안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기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중국 업체를 탐방해 보겠다는 업체들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계를 도입하는 데 드는 초기 투자비가 만만치 않아 일부 봉제업체에 국한될 수밖에 없어 자동화 도입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는 것도 봉제업계는 인정하고 있다.

이래서 등장한 것이 봉제업계의 체질개선론이다. 체질개선은 우량 원청업체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제대로 된 납품 단가에 안정된 물량 공급이 가능한 원청업체와 관계를 맺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단순 봉제의 하청만으로 봉제업계의 미래는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디자인이나 재단 등 기본 봉제 이외의 역량을 갖춘, 소위 ‘패키지 시스템’(일괄 수주 시스템)을 도입하는 20~30% 업체만이 살아남을 것으로 봉제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결국 체질개선을 통해 우량 원청업체를 거래처로 확보하는 것만이 ‘살길’이라는 것이다.

한인봉제협회 황상웅 전 회장은 “지금은 봉제업계가 재편되는 과도기적 시점”이라며 “자동화든 패키지 시스템이든 체질개선을 위한 노력 없이는 한인 봉제업계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