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안우려 등 이유로 5G 장비입찰서 배제 시사, 미국 대형 무선통신사들도 화웨이 제품 배척
▶ 화웨이 “우린 중국정부와 관계없는 민간 기업”

상하이 소비자 가전쇼 행사장에 붙어 있는 화웨이 사인. 화웨이는 중국정부와의 관계 등에 대한 외국정부의 의구심 커지면서 비즈니스에 타격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
<시드니,호주> 미국시장 접근을 실질적으로 봉쇄당한 중국 거대 테크놀러지 기업 화웨이는 스파이 행위 및 보안과 관련해 높아지는 우려가 비즈니스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다른 국가들에서의 평판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최근 호주 정치인들에게 보낸 이례적인 서한을 통해 화웨이는 호주의 대형 통신기업들에게 네트워킹 기어들과 장비들을 오래 제공해 기업으로서 자신의 위치를 강조했다.
이 서한은 호주 정치인들이 호주 통신망 업그레이드를 위한 거액의 계약 입찰에 화웨이의 참여를 금지시킬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온 후 발송된 것이다. 호주 정치인들은 그 이유로 보안에 대한 우려를 들었다. 또 호주에 대한 중국의 커지는 영향력에 대한 우려도 한몫했다.
화웨이를 5G 텔리콤 네트워 입찰에서 배제하는 것은 “잘못된 정보에 의거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화웨이는 서한에서 주장했다. 서한은 “우리를 호주의 5G로부터 배제하는 것은 호주 전체 시장으로부터 배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현재 세계가 테크놀러지를 둘러 싼 새로운 냉전을 벌이고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테크놀러지의 미래와 관련해 서로 다른 비전들을 제시하고 있다. 보안과 데이터 보호, 그리고 사이버 스파잉을 이유로 두 나라는 자국 기업을 적극 육성하는 동시에 외국기업들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로 인해 무선시대 관련 장비를 제공하는 화웨이의 핵심 비즈니스가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 수년 동안 화웨이의 제품들이 미국인들의 안전에 받아들일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면서 이 회사와 중국정부와의 관계, 그리고 불투명한 소유구조 등을 이유로 들었다. 그 결과 미국의 대형 무선통신사들은 이미 화웨이 제품을 쓰지 않고 있으며 작은 회사들 또한 새로운 규정에 의해 화웨이 제품 사용이 금지될지도 모른다.
이와는 별개로 화웨이는 이란과 다른 나라 등에 대한 제재를 어겼는지에 대한 워싱턴의 조사를 받고 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또 다른 중국 텔리콤 장비기업인 ZTE에 대해 천문학적 액수의 벌금을 부과했는데 미국산 테크놀러지를 불법적으로 수출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화웨이는 자사가 중국공산당이 아닌 종업원들이 소유하고 있는 민간기업이라고 반복해 주장해 왔다. 또 영업을 하는 모든 나라의 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화웨이의 가장 큰 우려는 다른 나라들이 워싱턴의 전례를 따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미국의 가장 가까운 정치적 군사적 동맹국들은 화웨이 테크놀러지를 사용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영국과 캐나다, 독일, 뉴질랜드 등이 있다.
화웨이는 이 국가들에서의 비즈니스를 자신들의 신뢰성과 안전성에 대한 증거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 해 화웨이는 호주에서만 6억 호주달러. 미화 4억4,500만달러의 수입을 얻었다. 호주 현지 채용만 700명이 넘는다.
그럼에도 화웨이는 중국 기업들에 대한 호주 내 논쟁에 휘말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 5월 호주의 말콤 턴불 정부는 호주와 솔로몬 군도를 잇는 거액의 해저통신케이블 프로젝트 자금을 대겠다고 발표하면서 화웨이의 참여는 금지시켰다.
호주와 중국 간의 점차 커지는 경제적 관계(호주는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의 중요한 소고기, 우유, 그리고 철광석 등 자원 공급국이다) 또한 호주 정치 및 언론에 미치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그러면서 호주 사회의 일원이 된 많은 중국 비즈니스맨들과 학생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반 중국 정서에 대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정치적 영향력 행사 주장들이 제기되면서 호주는 외국의 간섭을 제한하기 위한 일련의 법안들을 도입했다. 이 법안들은 스파이 관련법 강화와 호주 민주주의에 대한 간섭 시도를 범죄화 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호주정부는 이런 조치들을 취하면서도 자신들의 주요 고객 국가인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절묘한 행보를 취하고 있다. 최근 열린 호주-중국 기업위원회 연설에서 턴불 총리는 “호주와 중국의 관계는 날로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관계는 다양한 연계들 위해 구축돼 있다. 위대한 경제적 교류와 역사,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족 같은 관계 위에 서있다”고 강조했다.
5G 구축을 위한 텔레커뮤니케이션 기업들 간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 수년간 이를 테스트해 왔으며 내년부터 소비자들에게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으로부터 배제돼 왔음에도 다음 시대로의 무선 인터넷을 선도하겠다는 화웨이의 의지는 조금도 꺾이지 않고 있다.
이 회사는 5G용 제품들을 만들었으며 핵심 기술들에 대한 특허도 받아놓았다. 상당히 뛰어난 전문가들을 고용해 글로벌 무대에서의 새로운 테크놀러지 표준을 마련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이런 표준이 만들어지면 다른 기업들에 의해 만들어진 기어들이 다른 통신사 모빌 네트웍에서도 사용될 수 있게 된다.
호놀롤루에 소재한 리서치 및 교육기관인 동서 센터의 선임 펠로우인 디터 언스트는 “화웨이는 5G 표준마련 작업에서 대단히 강력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가 유럽 뿐 아니라 캐나다, 일본, 그리고 다른 테크놀러지 선진국가들의 IT 기업들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언스트는 “미국 밖에서 화웨이는 국제 IT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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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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