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액세서리를 수입 판매하는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 김모씨는 ERP라 불리는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의 전도사가 됐다. ERP 도입하기 전 장부나 특정 컴퓨터에서만 재고관리를 하다보니 실시간 관리가 되지 않았다. 잘팔리는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번번히 손해 보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ERP시스템을 도입하자 상황이 바뀌었다. 휴대폰으로도 창고 재고와 판매 추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적기에 구매가 가능해졌다. 그만큼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김씨는 “ERP 시스템을 도입하고 난 후 사업의 핵심 요소인 재고관리가 용이해졌다”며 “불필요한 경비를 30~40% 정도 줄여 어려운 시기를 잘 넘겼다”고 말했다.

주먹구구식 경영에서 탈피해 ‘통합관리시스템’을 도입하는 LA 한인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생산, 구매, 재고관리는 물론 회계관리와 웹기반 판매에 이르기까지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도입해 비용절감과 경영 개선 효과를 본 한인 업체들이 나타나면서 ERP 도입을 검토하는 한인 업체들도 증가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ERP시스템을 구축하면 생산, 영업, 구매, 재고관리, 회계관리 등 경영의 기본 업무를 한번에 동시에 관리가 가능해진다.

기존에 각기 다른 부서에서 다른 담당자들에 의해 관리된 업무들이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통합 관리를 할 수 있다보니 비용절감과 경영 효율성을 함께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관련업계는 미주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을 중심으로 지상사의 경우에는 40% 정도가 ERP를 도입해 현재 운영하고 있다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3년 전부터 ERP에 관심을 보인 한인 업체들이 나타나 최근 들어 ERP 도입 현상은 한인 업체에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그 저간에는 ERP 도입으로 성공한 한인 업체들의 사례들이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조이아 핸드백’, ‘엣지마인’, ‘솥트 앤 페퍼’, ‘뷸라스타일’ 등 한인 의류 도매업체를 중심으로 ERP 도입과 같은 선진 기업 경영 방식이 도입됐다.

이들 도매업체들이 ERP를 도입하게 된 것은 재고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것과 함께 다양한 판매 루트의 개발 필요성 때문이다. 기존 매장 판매 이외에도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판매가 필요한 상황에서 재고관리는 필수다. 이를 위해 한곳에서 재고관리와 판매관리가 가능한 ERP를 도입하게 됐다는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앰비언스’와 같은 한인 업체에선 매장에서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문을 받는 시스템이 더해진 ERP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같은 ERP 도입은 자동차 악세사리나 미용도구 판매업계로도 번지고 있다고 관련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ERP 도입의 최대 장점은 기존에 여러명이 나눠했던 업무를 한 사람이 관리할 수 있어 비용을 절감한다는 점과 판매방식이 다양화되다 보니 매출 증가를 꾀할 수 있다는 점이다.

ERP 전문업체인 웅진 미주법인 알렉스 임 대표는 “2~3년 전부터 주먹구구식 경영에서 탈피해 ERP시스템을 도입하는 한인 업체가 급증하고 있다”며 “한인 업체 중 성공사례가 하나 둘 나타난 것이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RP 도입은 비단 규모가 큰 업체에게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소형 한인 업체들도 ERP를 도입하고 있다.

중소형 한인 업체들이 도입하고 있는 ERP시스템은 기존 재고 및 판매 관리에 더해 아마존과 연동 판매, 이커머스(e-commerce) 기능, 회계프로그램인 퀵북과 연동 등의 기능이 추가되는 추세다. 하지만 무턱대고 ERP를 도입해 실패를 볼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체에 맞는 ERP 도입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업체의 현황 파악이 필수로 이를 바탕으로 업체에게 가장 최적화된 ERP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ERP시스템은 10년을 내다보고 하는 것으로 사전 컨설팅이 필수”라며 “각 업체에 알맞는 ERP가 성공의 열쇠가 된다”고 조언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