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OLED투자 29조로 늘리고 대만은 사업영역 확장, 일본, 제조원가 확 낮춘 잉크젯 방식 OLED 최초 개발
▶ 한국, 웨어러블 모바일 디스플레이 등 신시장 선점 필요
“중국의 액정표시장치(LCD) 공세는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중국은 이미 LCD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더 많은 투자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전통 강국인 대만과 일본의 신기술 개발도 상당한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사면초가입니다.”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 고위관계자의 일갈이다. 중국발 LCD 공급 과잉은 파도에 불과하고 앞으로 쓰나미가 온다는 것이다.
그는 “신기술 개발에서 뒤처지면 더 큰 쓰나미를 겪게 될 것”이라며 “우리에게 주어진 ‘골든타임’은 5년 안팎”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8일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중국의 OLED 투자는 29조5,000억원으로 LCD 투자(22조5,000억원)를 넘어섰다. 올 한 해만 BOE·CSOT 등 중국 내 6개 기업이 OLED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만 폭스콘은 일본 기업 샤프를 인수한 데 이어 LCD·OLED·마이크로LED 등으로 사업을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일본 JOLED는 제조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잉크젯 프린팅 방식의 OLED 샘플을 최초로 제작해 소니에 공급하기도 했다.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OLED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지만 OLED 분야에서도 이미 치열한 기술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중국 기업 간의 인수합병(M&A)으로 거대기업이 탄생하면 우리 기업들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면서 “LCD TV가 OLED 스마트폰보다 싸진 것을 보면 알 수 있듯 산업 변화를 예측하면서 신기술 개발과 사업화에 성공하는 게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 대기업 편중·후방산업 부진
현재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적어도 프리미엄 제품군에서는 압도적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기준 60인치 이상 LCD TV용 패널의 54.3%를 삼성과 LG가 점유하고 있다.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95.4%에 달하며 대형 OLED 생산 업체는 전 세계에서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혁신기술에서도 앞서 있다. 자유롭게 구부릴 수 있는 ‘플렉시블’ OLED를 비롯해 접을 수 있는 ‘폴더블’, 돌돌 말 수 있는 ‘롤러블’, 투명 디스플레이 등의 개발에서 세계 ‘최초’ ‘최고’ 타이틀을 독차지하고 있다.
■ 중국·대만·일본 사이‘넛크래커’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이 ‘넛크래커’ 위기에 놓였다고 진단한다. 우선 중국의 기술 굴기가 섬뜩할 만큼 빠르다. 대표적으로 BOE는 2003년 현대전자의 LCD사업부문이던 하이디스를 인수해 핵심기술 4,300여건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기술격차를 5~10년가량 줄인 BOE는 올 초 세계 최초로 10.5세대 LCD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초대형 LCD 기술에서는 이미 한 수 위라는 분석이다. 대만의 경우 폭스콘이 미국에 10.5세대 LCD 공장을 짓기로 하는가 하면 자회사 샤프를 통해 미국 마이크로LED 업체 이럭스의 지분 31.8%를 확보했다. 일본 역시 마이크로LED, 잉크젯 방식 OLED 개발을 위해 중국·미국 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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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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