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생종 배 특히 영향, 추석 전후로 수입품
▶ 품질 우수 장담 못해

한국내 기록적인 폭염으로 배와 사과 등의 작황에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면서 미국내 한국산 과일 수입에 차질이 우려된다. 1일 타운내 한인마켓에서 사과를 고르는 어린이들. <최수희 기자>
LA 한인마켓들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 한국의 기록적인 폭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폭염의 영향으로 한국산 배 작황이 악화돼 한달 뒤 LA에 들어올 한국산 배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1일 한국기상청에 따르면 강원도 홍천의 수은주는 이날 섭씨 41.0도까지 치솟았다. 강원도 춘천(북춘천)은 40.6도, 경북 의성은 40.4도, 경기 양평 40.1도, 충북 충주 40.0도를 기록했다. 서울은 39.6도까지 기온이 상승했다. 홍천의 41.0도는 한국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전국적으로 역대 가장 높은 기온이다. 서울의 39.6도 역시 1907년 이래 111년 동안 서울의 역대 최고 기온이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과수, 특히 배·사과 등의 ‘햇빛데임’ 현상이 나타나 작황 피해가 커지고 있다. 햇빛데임 피해를 보면 색이 변하거나 당도가 떨어지고 알의 크기도 크지 않아 최악의 경우 상품으로 내놓을 수 없게 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봉지를 한 번 덧씌우는 이중포장 작업을 해보지만 과수원 전체를 덮는 그늘막을 설치하지 않는 이상 별 도리가 없다. 게다가 기상 전문가들은 폭염이 8월 중순까지 이어지면서 배 작황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LA 한인마켓들은 한국의 폭염 소식을 강건너 불 보듯 할 수 없는 입장에 처했다.
한국산 배 수요가 추석 전후에 형성되는 시기를 감안하면 현재 배 작황에 따라 한해 한국산 배 판매 수량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한 한인마켓 관계자에 따르면 행수·원황배에 이어 황금·화산배 등 조생종 배 작황에 피해가 발생한 것은 확실해 보인다. 추석(9월24일) 전에 출하되는 한국산 조생종 배가 9월 초 한인마켓에 선보이려면 한국에선 이달 18일에는 선적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작황에 피해를 입은 조생종 배가 수입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한국산 조생종 배는 예년에 비해 알의 굵기가 더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햇빛데임으로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배를 솎아낸다고 해도 크기가 작아진 조생종 배를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한인마켓 매니저는 “조생종 원황배를 재배하는 한국 생산자들이 이번 폭염에 피해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폭염 때문에 생육이 멈춰 작아져 버린 배들이 상당수”라고 전했다. 조생종 배 이후 한인마켓에 등장하는 신고배의 작황은 아직 단언하기엔 이르다는 것이 한인마켓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조생종에 비해 한달 후 작황이 결정되는 시기적 잇점이 있어 폭염이 장기화하지 않는 한 신고배 작황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하나의 가정일 뿐이다. 폭염이 계속되는 상황이라면 조생종 배에 피해를 준 햇빛데임 현상이 제수용품로 애용되는 신고 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신고배 역시 폭염에 의한 작황 부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폭염에 의한 한국산 배 작황 부진이 자칫 한국산 배 수출의 성장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LA지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 수입된 한국산 배는 약 9,200톤, 금액으로는 2,945만7,000달러에 달한다. 이는 해외로 수출되는 한국산 배 물량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올해 한국산 배 작황에 따라 한국산 배의 대미 수출 수준이 결정된다. 중국산 배와 경쟁에서 계속 우위를 점할지도 관심사다.
갤러리아마켓 올림픽점 이승렬 프로듀스 매니저는 “그나마 올해 한국산 조생종 배의 생산량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돼 가격 급등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이지만 조생종 배의 품질은 장담할 수 없다”며 “폭염이나 태풍으로 인한 신고 배 작황 피해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한편 배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수입되는 채소류도 폭염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한국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산 채소류 가격이 3.7%나 올라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품목별로는 시금치가 50.1%나 뛰었고, 배추는 39%, 상추 24.5%각각 인상됐다. 이에 따라 한국서 소량 수입되는 이들 채소류의 한인마켓 판매가 역시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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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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