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자 수 정체,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역대 최악의 해
▶ 콘텐츠 업계 M&A로 맹추격, 북미시장 포화에 투자자 불안
지난해 미국 증시 랠리를 주도했던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의 주가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넷플릭스와 페이스북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끈끈했던 기술주 5인방의 분열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IT 거품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선진국의 긴축 행보까지 빨라지면서 앞으로는 미래 먹거리가 탄탄하고 실적 향상이 눈에 띄는 종목들을 중심으로 옥석가리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2018년은 페이스북에 창립 이후 최악의 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페이스북 주가는 이달 17일 기준으로 한 달새 17.23% 떨어졌고 연초 대비로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6일 하루에만 18.96% 추락하며 페이스북은 상장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페이스북 일일 이용자 수 증가율이 시장 전망치(13%)보다 낮은 11%에 그치고 하반기 매출 증가율도 한 자릿수로 떨어질 것이라는 자체 전망을 내놓으면서 하루 만에 시가총액 1,197억달러(134조6,027억원)가 증발한 것이다.
지난 3월 데이터 분석업체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2016년 미국 대선 때 페이스북 이용자의 개인 정보를 도널드 트럼프 캠프 측에 대량으로 넘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페이스북은 급격히 흔들렸다.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4~5월 미국과 유럽 의회에 출석한 이후 정치권의 각종 시정요구가 빗발치면서 사업 추진력은 급격히 위축됐다. 스냅챗,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들이 성장성을 의심받고 있어 앞으로 SNS사들의 고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넷플릭스 주가도 한 달 만에 16.52% 급락했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1,650억달러에서 1,379억달러로 추락해 271억달러가 증발했다. 올 들어 상반기에만 104% 치솟았던 넷플릭스가 지난달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연초 후 주가 상승률이 65.02%로 후퇴했다.
지난 5월 24일 사상 처음으로 장중 월트디즈니를 제치고 엔터테인먼트 업종 시총 1위에 등극한 넷플릭스는 그야말로 미디어 최대 기대주였다. 넷플릭스가 창업 21년 만에 미국을 대표하는 100년 기업 월트디즈니를 뛰어넘자 업계는 ‘스트리밍(인터넷 기반 온라인 실시간 재생 서비스)이 미국의 최고 가치 미디어로 평가받은 사건’이라며 넷플릭스를 치켜세웠다.
그러나 콘텐츠 업계의 합종연횡이 거세지면서 이상 징후가 포착됐다. 디즈니가 21세기 폭스를 인수하고, 통신사 AT&T가 타임워너 인수 후 콘텐츠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넷플릭스 독주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경쟁사들의 추격이 거세진 가운데 넷플릭스의 신규 가입자 수마저 5분기 만에 처음으로 자체 예상치를 밑돈 것으로 나타나자 투자자들은 넷플릭스를 내던지기 시작했다.
넷플릭스 주가는 지난달 16일 2·4분기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 종가 대비 14% 급락했다. 2·4분기 신규 가입자 수가 514만명으로 넷플릭스 자체 예상치(620만명)에 크게 못 미쳤기 때문이다. 현재 넷플릭스 시총은 디즈니(1,673억달러)에 294억달러 뒤지고 있다.
반면 애플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애플 시가총액은 지난 2일 창립 42년 만에 미국 기업 중 처음으로 ‘꿈의 시총’ 1조달러 고지를 밟았으며 이후 10거래일 넘게 1조달러를 웃돌고 있다. 한달 새 주가는 13.65%, 시총은 1,099억달러 불었다. 연초 후 상승률은 28.57%다.
애플의 질주 배경에는 탄탄한 실적 개선세가 있다. 애플의 올 2·4분기 순이익은 115억달러, 주당 순이익(EPS)은 2.3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67달러)과 비교해 무려 40.1% 증가한 것이다.
매출 역시 4분기 연속으로 두 자릿수의 매출 증가율을 이뤘다. 스마트폰 ‘아이폰X’ 가격을 전작 대비 20% 인상하면서 평균 판매가격이 높아지진 것이다. 가격 인상에도 2·4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4,130만대로 1년 전 기록한 4,100만대와 별 차이가 없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 역시 몸값을 올리며 애플에 이어 시총 1조달러 돌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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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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