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리바바 창업 신화 주역, 시총 4,200억 회사 떠나
▶ “세상을 바꾸는 것은 기술이 아닌 기술 뒤에 사람의 꿈”

내년 9월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고 교사로 돌아가겠다는 계획을 밝힌 마윈 알리바바 회장. <연합>
“저에게는 아직 많은 아름다운 꿈이 있습니다. 교사로 다시 돌아가고 싶습니다.”아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55) 회장이 10일 내년 9월10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하면서 새로운 인생 목표를 제시했다. 알리바바는 현 최고경영자(CEO)인 장융이 마 회장 후임으로 회장직을 이어받는다고 밝혔다. 마 회장은 맨손으로 시작해 시가총액 4,200억달러짜리 거대 인터넷 상거래 기업을 일으킨 드라마틱한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다.
그는 1964년 저장성 항저우에서 태어났다. 조부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전 지방조직의 행정조직 간부를 지내 ‘출신 성분’이 나쁜 탓에 그의 집안 사람들은 평탄하지 못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게다가 그의 유년기 중 상당 기간은 극단적인 좌파 광풍이 불던 문화대혁명(1966∼1976년) 시기였다.
영어를 특히 좋아하기는 했지만 손재주나 배우라는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삼수 끝에 항저우사범대학에 들어갈 정도로 시절 마윈은 비범함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마윈은 항저우의 한 대학 영어 강사로 발령받았다. 이후 월급과 틈틈이 한 번역으로 사업 종잣돈을 모은 마윈은 인터넷 시대가 열리는 것을 목도하고 강단을 떠나 사업가로 변신하게 된다.
마윈은 1999년 동료 17명과 함께 항저우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알리바바를 세웠다. 당시 자본금은 7만달러에 불과했다. 알리바바는 사업 초기 기업 간 거래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었다. 이후 2003년 알리바바는 기업 대 개인(B2C) 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로 사업 중심을 옮겨 대성공을 거뒀다.
2004년 내놓은 전자결제 플랫폼인 즈푸바오(알리페이)도 타오바오와 폭발적인 시너지를 내면서 중국 전자결제 시장을 순식간에 장악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백화점부터 재래시장에 이르기까지 QR코드를 활용한 휴대전화 전자결제가 대세다. 알리페이를 이용하지 않고서는 중국에서 기본적인 경제활동이 거의 불가능할 지경이다. 사람들이 지갑을 갖고 다니지 않자 거리의 거지까지도 알리페이의 QR코드를 인쇄한 종이를 내걸고 동냥을 할 지경이다.
이후 2014년 알리바바가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되면서 마 회장은 중국에서 손꼽는 거부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2017년 포브스 집계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386억달러로 중국 내 3위에 해당한다. 알리바바는 현재 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인 이른바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중 하나로 성장했다.
19년 전 마 회장을 포함해 18명이던 알리바바의 직원은 8만6,000여명으로 늘어났다.
작년에는 알리바바에서 매일 평균 5,500만건의 주문이 이뤄졌다. 알리바바의 연 매출은 364억달러에 달한다. 이후 사업 분야는 인공지능(AI), 엔터테인먼트, 클라우드 등으로 넓어졌다.
영어 교사 출신으로 ‘컴맹’에 가깝던 마 회장이 거대 기술 기업을 일궈낸 것은 시대 조류의 변화를 읽은 통찰력과 인재를 중시하는 용병술, 끈기와 인내심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 회장은 “나는 기술이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기술 뒤에 있는 꿈”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똑똑한 사람들은 그들을 이끌어 줄 바보를 필요로 한다. 과학자들로만 이뤄진 무리가 있다면 농민이 길을 이끄는 게 최선”이라는 말 역시 그의 독특한 리더십의 일면을 보여준다.
홍콩의 한 투자업체 임원은 “마윈은 분명 용병술이 뛰어난 사람”이며 “본인이 컴맹이라고 스스로 말할 정도인데 이미 중국 클라우드 분야의 넘버 원 회사로 도약한 것만 봐도 사람을 잘 쓴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마윈의 경영 스타일을 분석한 기사에서 마윈이 오랫동안 영화 스타워즈 속 제다이의 스승인 ‘요다’와 같은 지혜를 보여주면서 그를 중국의 ‘롤 모델’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마윈은 경영 2선으로 물러나서 빌 게이츠와 같이 교육과 자선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나는 빌 게이츠보다 더 부자가 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내가 그보다 하나 더 잘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더 빨리 은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 회장은 이날 2선 후퇴 계획을 밝힌 성명에서 “내가 뜨겁게 사랑하는 일을 하게 된 것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흥분감과 행복감을 준다”며 “세상이 이렇게 크고, 나는 아직 젊은데 해보고 싶은 일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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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사기업이 국가의 협박과압박을 못이기고 오너가 퇴진하는 중국 사회, 중국몽을 사모하는 재앙이가 따라하구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중국 공산당의 협박이 있었겠지.
멋있습니다 훌륭하시어 요. 대한항공 가족들잘생각해보세요 4마리숫컷하나 암컷3마리 한심한것들 그많은은것을같고 거기다 탈세까지 ㅊㅊㅊ 인간답게살아라 개x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