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청업체 확보” 샘플 보내, 패키지 수주 시스템 도입
▶ 숙련공 중심 인력재편도

연말을 앞두고 다운타운 한인봉제업체들의 물량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물량 확보만이 업계가 생존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다운타운 한 한인봉제업체 업주의 말속에 비장함이 짙게 배어나오는 것은 수주 물량 확보가 당면 과제로 떠오른 봉제업계의 현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10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한인 봉제업체들은 연말시즌과 내년 초 물량 확보를 위해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통상적으로 10월에는 연말과 내년 봄 시즌의 수주 물량이 확정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내년 봄 시즌을 대비한 물량이 예년에 비해 줄어든 상황이라 물량 확보를 위한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치열해지고 있다.
한 봉제업체 한인업주는 “예년에 비해 물량 확보가 쉽지 않다”며 “지난해에 비해 20~30% 줄어든 상황이라 더 바싹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집약적 산업인 봉제업계가 어렵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해마다 오는 최저임금에 워컴(종업원상해보험) 비용 상승 등이 경영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작업 물량까지 줄어들면서 물량 확보에 모든 것을 다 걸 수밖에 없는 것이 봉제업계의 현실이다.
이 같은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수주전에 돌입한 봉제업계의 수주 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현실에 맞는 단가를 제시하는 우량 고객 확보와 인력 구조 재편이 바로 그것이다. 우량 고객 확보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봉제업계 관행에 비춰보면 쉽지 않은 작업임에는 틀림 없다. 크고 작은 봉제업체들 사이에 물량 확보를 위해 단가 경쟁이 붙게 마련이고 이는 ‘단가 인하’라는 출혈 수주로 이어져 물량은 많아도 이익은 남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중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가격 맞추기’가 가능한 고객인 원청업체 확보에 나서는 움직임이 있다. 저가 물량보다는 가격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원청업체 찾기인 셈이다.
이를 위해 주류 의류업체들에게 각종 샘플을 보내면서 업체 소개를 통한 수주 활동을 벌이는 업체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기존 단순 봉제 수주에서 탈피해 소위 ‘패키지 수주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는 곳도 있다. 여기엔 무엇보다 단순 봉제의 하청만으로 봉제업계의 미래는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디자인이나 재단 등 기본 봉제 이외의 역량을 갖춰 놓고 원단, 커팅, 샘플 등이 첨가된 패키지 형태의 수주를 받아 수주 물량의 단가를 높이는 효과를 보겠다는 것이 ‘패키지 수주 시스템’을 도입하는 배경이다.
봉제업계의 체질개선을 통해 수주 단가를 현실화하려는 자구책인 셈이다. 황상웅 전 한인봉제협회 회장은 “시스템을 갖추고 제대로 된 단가를 제시하는 안정된 거래처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이를 위해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각종 샘플과 업체 소개 자료를 보내는 후속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봉제업계는 인력 구조를 재편하는 곳이 늘고 있다. 숙련공 위주로 인력 구조의 군살을 빼서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물량 위주의 ‘박리다매’식 수주 형태에서 탈피하려는 봉제업계 수주전의 또 다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한인봉제협회 회장을 역임한 이정수씨는 “숙련공 중심 인력 재편과 가격 맞추기가 수주 활동의 기본 방침으로 정해 실행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우량 고객을 확보해 내년 시즌을 대비하는데 모든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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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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