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유명 배우 같은 톱 모델을 전혀 쓰지 않고 길거리 캐스팅한 대학생들을 등장시킨 커피 광고가 전파를 타자 소비자들이 열광했다.
바로 맥스웰하우스 광고다. 내용은 간단했다. 100명의 대학생에게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고 싶은 대상에게 말씀하세요”라는 똑같은 질문을 하고 대답을 화면에 담았다. 출연자들은 맥스웰커피 한 캔으로 자연스레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렇게 제작된 ‘스무 살의 고백’ 시리즈는 특히 젊은 층의 감성을 자극했고 저렴한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둔 광고의 대명사가 됐다.
무엇보다 여대생이 “너 학교 복학 안 하면 안 되냐? 나 졸업하면 그때 오면 안 돼? 제발 복학하지 마”라고 군에 간 남자친구에게 전하는 광고는 남자 복학생들의 울분(?)을 자아내며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맥스웰이라는 미국산 커피브랜드가 한국 국민의 뇌리에 확실히 각인되는 순간이었다.
맥스웰하우스가 국내에 진출한 것은 이보다 한참 전인 1960년대. 당시 맥스웰 소유주인 제너럴푸즈가 합작사인 동서식품을 설립하면서다. 동서식품은 기술을 전수받아 수년간의 시장조사 등을 거쳐 1970년 인스턴트 커피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원조인 미국 맥스웰 커피의 탄생은 18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커피 중개상을 하던 조엘 치크와 로저 스미스가 자신들이 고안해낸 드립법으로 개발한 커피를 유력 호텔인 맥스웰하우스 호텔에 납품하면서 유명해졌다.
특히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이 이 커피를 광적으로 좋아했다고 한다. 그가 이 호텔 커피를 마시면서 ‘마지막 한 방울까지(good to the last drop)’라고 격찬했는데 오늘날에도 맥스웰의 광고 문구로 쓰이고 있다. 한때 ‘미국의 국민 커피’로 불린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
맥스웰하우스 호텔과의 인연은 오래됐지만 브랜드명으로 사용된 시기는 1945년으로 전해진다. 2차 세계대전 중 군납용으로 개발된 인스턴트 커피를 민수용으로 판매하면서 붙여졌다고 한다.
현재 맥스웰하우스의 주인인 미국 크래프트하인즈그룹이 실적이 급락하자 커피 부문인 맥스웰의 매각을 추진한다는 소식이다. 시장 예상가치는 최소 30억달러 수준으로 이 돈을 활용해 그룹의 위기를 벗어나 보려는 모양이다. 주인이 바뀌더라도 적절한 달콤함에 깔끔한 뒷맛을 자랑하는 맥스웰의 풍미는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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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훈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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