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계 1ㆍ2위 농심ㆍ풀무원 신제품ㆍ공장증설 승부

농심이 2월 9일 출시한 신라면 건면. <농심 제공>

풀무원의 건면 제품인 육개장칼국수와 돈코츠라멘. <풀무원 제공>
풀무원이 라면 생산규모를 현재의 2배 이상 늘리고, ‘튀기지 않은 라면(건면)’ 신제품 출시 계획을 밝혔다. 최근 신제품 ‘신라면 건면’을 출시하며 건면 생산을 강화한 라면업계 1위 농심을 의식한 공격적인 사업 행보로 풀이된다. 정체된 라면 시장에서 최근 3년 간 홀로 고성장하고 있는 건면 제품을 둘러싼 두 업체의 치열한 자존심 싸움이 본격화하고 있다.
풀무원은 28일 충북 음성 라면 공장의 생산 라인 증설을 완료해 하루 17만개의 생산량을 37만개 규모로 늘릴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풀무원의 라면 제품은 모두 기름에 튀기지 않은 ‘비유탕(比油湯) 건면’이다. 풀무원은 생산시설 증설과 함께 올 여름 건면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유통되는 대부분의 라면은 기름에 튀겨 건조한 형태(유탕면)다. 이와 달리 건면은 튀기지 않고 뜨거운 바람 등으로 수분을 날려 만든다. 기름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유탕면보다 열량이 낮고 맛이 개운한 게 특징이다. 건면은 1970년대부터 시장에 나왔지만, 유탕면 특유의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진 못했다. 각각 10여개의 건면 제품을 갖고 있는 풀무원과 농심을 제외하면 다른 라면업체들은 건면 제품이 많지 않다.
풀무원은 건면 시장을 키운 게 2016년 출시한 ‘육개장칼국수’라고 강조한다. 출시 6개월 만에 2,000만 봉지가 팔렸고, 그 해 처음으로 비유탕 건면 시장 규모가 1,000억원을 돌파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전체 라면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9,196억원에서 지난해 2조323억원으로 거의 제자리걸음한 반면 건면 시장은 같은 기간 791억원에서 1,410억원으로 2배 가량 성장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2016년 육개장칼국수는 건면 제품으론 최초로 봉지라면 매출 톱10 안에 들면서 시장 확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도 풀무원은 건면 쫄면 제품을 선보여 출시 보름 만에 100만 봉지를 판매하기도 했다.
그러나 농심은 1997년 출시한 ‘멸치칼국수’가 건면 시장을 처음 만들어낸 ‘원조’라고 맞섰다. 멸치칼국수는 건면 제품으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이후 20년 넘게 ‘스테디 셀러’로 자리잡고 있다. 이후 농심은 면발 가운데에 구멍을 내거나 효모를 이용한 제빵 공정의 발효숙성 원리를 적용하는 등 제조 기술을 한 단계 높인 건면 제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그리고 농심은 지난 9일 ‘국민라면’ 신라면을 건면으로 새롭게 내놓았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 건면은 판매 보름 만에 300만개 이상이 팔렸고, 25일부터 판매에 들어간 편의점 매출까지 더하면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건면 시장은 농심이 49.4%, 풀무원이 29.3%를 점유하며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농심은 신라면 건면으로 건면 시장에서도 확고한 1위를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풀무원은 생산 규모 확대와 함께 여름 신제품을 준비해 건면 시장 최강자로 올라서겠다는 생각이다.
권오성 풀무원 생면식감사업부 카테고리 매니저(CM)는 “라면에 대한 소비자의 입맛과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건면으로 일본 라멘과 소바, 냉면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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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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