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에모리대 연구진, 효소 억제 아미노산 차단

효소의 신진대사 촉진 <연합>
암세포는 정상 세포보다 왕성하게 포도당을 소비한다. 암세포는 또한 단백질과 다른 생체 분자의 구성단위인 아미노산도 많이 필요하다.
최근 ‘바르부르크 효과(Warburg effect)’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1920년 독일의 생화학자 오토 바르부르크가 발견한 이 현상은 원래 공기 중 산소가 식물의 광합성을 방해하는 것을 말한다.
의학계에선 암세포의 신진대사를 교란하는 치료법을 찾고 있다. 쉽게 말하면 암세포를 굶겨 죽이는 것이다.
에모리 대학 윈쉽 암센터의 과학자들이 비슷한 원리로 백혈병 세포의 성장만 선별적으로 차단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이 연구결과에 관한 보고서는 과학 저널 ‘네이처 머태벌리즘(Nature Metabolism)’에 실렸다.
12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배포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대학 의대의 취 청 쿠이 소아과 교수팀이 백혈병 치료의 표적으로 찾아낸 건 ASCT2라는 전달 효소로, 아미노산을 세포로 옮기는 기능을 한다.
급성 백혈병(AML)이 생긴 생쥐에서 이 효소의 생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제거했더니 45일이던 잔여 생존 기간이 300일 이상으로 연장됐다.
정상 세포의 발달엔 이 효소가 필요하지 않지만, 혈액암의 발달과 진행에는 꼭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말한다.
취 교수는 “다른 세포를 건드리지 않고 암세포만 죽이는 치료 표적을 아미노산 대사 경로에서 찾아냈다”면서 “지금까진 작은 진전이지만 백혈병 치료 표적으론 매우 희망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ASCT2 효소는 글루타민 등 몇몇 종류의 아미노산을 세포로 옮긴다. 그런데 백혈병 세포에 이 효소가 없으면 류신(아미노산의 일종)의 유입과 mTOR(mammalian target of rapamycin) 효소의 활성화를 막아 결국 세포 자멸사에 이르게 한다. 세포 내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mTOR은 유기화합물인 라파마이신의 표적단백질이다.
연구팀은 ASCT2 효소의 생성을 억제하는 생쥐 실험에서 의미 있는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하지만 생쥐에 투여한 약제의 효능이 약하고, 실제 임상시험에 쓰기엔 구체성도 떨어진다고 연구팀은 자평한다.
취 교수는 “ASCT2를 백혈병 치료 약 개발의 표적으로 유력하게 제시할 수 있지만, 임상시험에서 ASCT2 억제제를 화학치료와 병행 투여할 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ASCT2 억제에 착안한 암 치료법 연구는 최근 부쩍 활기를 띠고 있다. 다른 연구팀은 이미 백혈병 외의 다른 암에도 효능을 기대할 수 있는 ASCT2 억제제를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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