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 앞세워 중 포위망 짰지만, ‘화웨이 견제’동조 미지근
▶ 트럼프 국내 입지 좁아져, 시진핑 21일 유럽 순방 계기

시진핑 중국 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포위망에 맞서 유럽 국가들과의 정치·경제 협력 강화에 나선다. [AP]
미중 무역협상이 막바지 고비를 맞아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한동안 국내 정치에 발이 묶였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제사회에서 우군 확보를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선다. 미국의 막강한 힘을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포위망 구축이 동맹국들의 잇단 이탈로 무산된 가운데 시 주석은 오는 21일부터 유럽 순방에 나서며 미국과 동맹국들의 틈을 파고들 예정이다. 중국의 세력 확대에 대한 각국의 경계심은 여전히 강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 이슈에 발목이 잡힌 사이 글로벌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중국의 외교 공세는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뉴욕타임스(NYT)는 “영국과 독일, 인도,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5세대(5G) 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를 전면 배제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지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캠페인이 좌초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NYT는 동맹국들이 미국의 화웨이 장비 배제 요구를 거절하는 것에 대해 “중국의 경제적·기술적 야망을 억제하고 중국이 차세대 인터넷 기술에서 중심 역할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에 큰 타격”이라고 지적했다.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동맹국 협력 없이 화웨이를 독자적으로 견제하기 위해 미국 기업들이 중국 업체의 5G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미국이 자국 기업들에 5G 통신장비 생산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화웨이 측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공격적인 행정명령을 검토하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화웨이의 스파이 행위에 대한 어떤 기밀 정보도 공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실제로 국가 안보에 관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정치적·경제적 야심을 반영한 게 아니냐’는 의심도 커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여기에 최근 뉴질랜드에서 발생한 이슬람사원 총격 사건 이후 백인우월주의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향하고 있고, ‘국경장벽 무력화’와 관련해 공화당 의원들마저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는 등 국내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점도 트럼프 정부에 대한 동맹국들의 신뢰를 약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처럼 안팎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고립되는 틈을 타 시 주석은 21일부터 이탈리아·모나코·프랑스 등 유럽 순방에 나서며 우군 확보를 위한 대대적인 외교 공세에 나선다. 특히 시 주석은 이번 유럽 순방길에서 중국의 야심 찬 영향력 확대 계획인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이탈리아까지 참여시키는 등 핵심 서방세계로 뻗어 나갈 교두보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시 주석은 첫 유럽 순방국인 이탈리아를 찾아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자금 지원을 받아 공동 사업을 하고 도로와 철도, 교량, 민간항공, 항만, 에너지, 통신 등 이해를 공유하는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조항이 포함된 일대일로 양해각서(MOU)에 서명할 예정이다. 이탈리아가 일대일로에 참여하면 주요7개국(G7) 중 최초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국가가 된다.
CNBC는 “유럽에 대한 중국의 공세를 막기 위해 미국이 더욱 EU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할 시점에 나타난 이탈리아의 이탈은 미국에 대한 불신을 강화하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 주석이 바티칸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날 가능성도 있다. 만남이 성사된다면 중국의 종교 통제로 종교계에 퍼진 중국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올해 수교 55주년을 맞은 프랑스 방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회에서의 미국의 독주를 막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외에 리커창 총리는 다음달 초 중국과 중·동유럽(CEEC) 16개국 모임인 ‘16+1’ 정상회의에 참석해 우군 확보를 위한 지원사격에 나설 예정이다.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제9차 중국·EU 고위급전략대화에서 유럽을 상대로 공을 들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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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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