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액면분할로 주주수 크게 늘었는데 예년과 같은 장소에서 열려
▶ 길바닥서 한시간 이상 기다려
삼성전자 주주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삼성전자가 작년에 액면 분할을 하면서 주주가 크게 늘어났으나 주총을 예년과 같은 장소에서 여는 등 제대로 대처하지 않아 주주들이 길바닥에서 한 시간 이상 기다리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주들을 존중하지 않고 형식적으로 주총을 진행하는 행태에 대해서도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20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는 주주들의 항의로 의사 진행이 큰 차질을 빚었다. 주주들과 삼성전자의 갈등은 주총 시작 전부터 불거졌다.
삼성전자는 작년 3월 주식 1주를 50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실시하면서 주주가 2017년 말 15만 8,000여명에서 작년 말 78만 8,000여명으로 약 5배로 증가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을 전혀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주주가 늘어난 점을 감안해 장충체육관 등으로 주총 장소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했기도 했으나 최종적으로 예년과 같이 서초사옥에서 주총을 개최했다.
결국 주총 당일 날 우려했던 문제가 터졌다. 이날 삼성전자 주총 현장에서는 주총 10분 전까지 입장하지 못한 주주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주총에서는 주주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발언권을 얻은 주주들 중 상당수가 주총회장 불편과 관련된 사항을 지적했다. 이날 한 주주는 “액면분할이 돼서 주주가 많을 거라는 건 이미 신문지상에 나와 있는 얘긴데 이런 식으로 주주들을 대하냐”며 “주총 입장에 대해서 의장이 진지한 사과부터 하고 주총을 시작하길 바란다”고 질타했다.
또 다른 주주는 “마산에서 올라와 한시간 정도 줄을 서 있었다”며 “주주 대하기를 이렇게 하니 삼성전자가 어디까지 갈지 궁금하다“고 항의했다.
의장인 김기남 부회장에 주총 진행 방식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한 주주는 “의장님의 태도에 대해서도 굉장히 불만스럽다”며 “주주가 요구 사항을 얘기하는 데 반응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사외이사 후보들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외이사 선임 배경에 대해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과 새로운 시각을 위해서라고 설명했지만 한 주주는 “일부 사외이사는 삼성전자의 본업과 관련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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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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