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는 강력하지만 좁은 역할을 해야 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로머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가 27일 서울 대한상의 회관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로머 미국 뉴욕대 교수가 27일 대한상공회의소 산하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연 세미나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말했다.
로머 교수는 ‘고용이나 일자리 창출에서 정부의 역할은 어느 수준이 돼야 하나’란 취재진의 질문에 “대부분 일자리는 민간부문에서 창출되어야 한다”면서도 “정부는 사람들이 정부가 해야 한다고 합의하는 부문에서 일자리 고용을 창출하고 사람을 채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항공산업을 예로 들었다. 로머 교수는 “항공산업에 대한 규제는 정부 안에 있는 소수의 고용된 담당자들로부터 이루어져야 된다”며 “이들은 항공산업의 안전에 대한 규제를 담당하겠지만 항공산업의 대부분의 일자리는 민간 항공사에 의해 창출된다”고 했다.
일자리 창출이 민간부문에서 주로 이뤄지는 게 당연하지만 정부가 조정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도 있기 때문에 정부가 절제된 힘을 발휘해야 한다는 의미다.
로머 교수는 한국 사회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노동자 입장에서는 시장에서 단절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만약 (최저임금 인상에도) 기존 노동시장으로부터 단절된 실업자 수가 줄어든다면 그 정책은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실업자 수가 올라간다면 문제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활발한 소득계층 이동과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로머 교수는 또 “한국은 지난 수십 년간 고성장, 높지 않은 실업률, 활발한 소득계층 이동성을 바탕으로 고성장을 이뤄냈지만 최근 성장 속도가 둔화해 기존 성장전략을 재편하는 게 불가피해졌다”며 “경제의 지속성장은 노동, 자본과 같은 양적 투입보다 인적 자본, 기술 등과 같은 질적 변화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2011년부터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에서 재직해온 로머 교수는 기술혁신이 성장을 이끈다는 ‘내생적 성장이론’으로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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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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