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안 없다”재계약 무기력, 대형업체 수수료 특혜설

‘패션고닷넷 갑질’에 대해 들끓었던 자바시장이 두달 지난 지금은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 공청회 때의 모습.
“자바시장이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네요.”
소위 ‘패션고닷넷 갑질’에 대해 들끓었던 게 2달이 조금 지난 지금 평온을 유지하고 있는 자바시장이다.
한국 기업 NHN글로벌이 운영하고 있는 의류 도매 웹사이트 ‘패션고닷넷’(fashiongo.net)이 재계약을 앞두고 1%로 판매수수료를 인상하는 조치를 내세우자 한인 의류업체들이 그간의 불공정 관행을 성토하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단일 대화창구를 구성하고 집단행동에 나설 뜻까지 비쳤던 상황에 비하면 현재 한인 의류업체들의 평온한 일상은 극적인 반전인 셈이다.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각자 자신들의 사업에 몰두하고 있는 한인 의류업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패션고닷넷에 따르면 패션고닷넷에 벤더로 재계약을 완료한 한인 의류업체 수는 97% 수준이다. 벤더로 참여하고 있는 의류업체 수가 800~900개로 추산되는 것을 감안하면 776~873개로 추정된다.
대부분의 한인 의류업체들이 재계약을 했다는 뜻이다. 패션고닷넷 이외에 다른 대안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자바시장내 한인 의류업체들은 외형적으로 평상시와 다름없이 평온함을 유지하고 있지만 패션고닷넷에 대해 애써 언급하려 하지 않는 분위기다. 패션고닷넷의 ‘갑질’에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사실상 모든 벤더 의류업체들이 재계약을 마친 것에 대한 자조와 패배감의 그림자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한 여성복 전문업체 대표는 “지난 1월 공청회 때부터 이런 결과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며 “각자 이익이 상충되다 보니 살기 위해서는 대의 따위는 필요없다는 인식이 업계 전반에 깔려 있다”고 말했다.
재계약 과정에서 소위 ‘큰손’으로 불리는 대형 한인 의류업체들에게 1% 보다 낮은 0.7% 수준으로 3년 계약 조건을 별도로 제시해 재계약을 했다는 소문들이 자바시장에서 돌고 있지만 확인되지 않아 사실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같은 소문이 대형 의류업체와 중소형 의류업체 사이에 간극이 존재하는 것을 나타낸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한 의류업체 관계자는 “애초 패션고닷넷이 1% 판매수수료 인상 문제를 거론했을 때 이의를 제기했던 것이 온라인 판매 매출이 많은 대형 업체들이었던 점을 상기해야 한다”며 “공청회 이후 이들 업체들이 대부분 재계약에 사인을 했는데 과연 누가 1% 커미션을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라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재계약 과정에서 1% 판매수수료 인상안에 큰 반발없이 끝난 것을 놓고 패션고닷넷의 온라인 판매 시장 장악력 때문이라고 보는 업계 관계자들도 많다. 그만큼 패션고닷넷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부이지만 재계약을 거부한 업체들도 있다. 패션고닷넷에서 매출이 상위권에 드는 소위 ‘큰손’으로 불리우는 일부 대형업체들은 자체 판매 웹사이트로 판매망을 옮기는 소위 ‘말 바꿔타기’를 시도하는가 하면 중소업체의 경우는 전국서 열리는 의류전시회에 참가하면서 판매처를 확대하려는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
각자도생으로 상황이 변하면서 한인의류협의 입장도 난처하게 됐다. 재계약이 끝난 지 1달이 지난 지금 패션고닷넷의 ‘갑질’에 항의할 명분도 딱히 없기 때문이다.
한인의류협회 영 김 회장은 “협회가 패션고닷넷의 개인 비즈니스에 옳다 그르다고 할 명분이 사실은 없다”며 “하지만 공청회를 열고 의견을 표출한 것은 나름대로 의미있는 무브먼트(movement)로 패션고닷넷과 대화 가능성은 늘 열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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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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